세배 "엄숙하고 정성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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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배 "엄숙하고 정성껏"
  • 보은신문
  • 승인 1995.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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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법 지도 황규석씨
한해의 첫날이라 하여 원단(元旦), 원일(元日). '설'이라 부르는 설날은 한해의 머릿날이므로 세수(歲首) 혹은 연수(年首)라 부르기도 한다.

설날 아침 일찍 일어나 몸을 씻고 새옷으로 갈아입는데, 이렇게 설날 새옷으로 몸치장 하는 것을 설빔이라 한다. 남자들은 의관을 단정히 하고 모여든 일가 친족과 함께 제를 올리는데 이때 제사를 정조차례(正朝茶禮)라 하고 차례는 제주(祭主)를 기준으로 2대까지를 봉제하며, 진설하는 제수는 보통 기제사와 같으나 세찬인 떡국은 반드시 올려야 한다.

차례가 끝나면 어른들께 새해에 드리는 첫인사로 세배를 드리는데, 세배를 받은 어른은 세배한 사람에 맞는 덕담으로 답례하고 어린이들에게는 세배돈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일가친척과 이웃 어른을 찾아 세배를 다니는데 예전에는 일가친척에게 아무리 거리가 멀어도 꼭 찾아가 세배를 하였고, 이것을 거르면 사람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아무리 먼 곳이라 하여도 보름안에 찾아가 세배를 하면 허물될 것이 없었고 세배를 받았을 때는 설 음식을 대접하거나 어린아이들에게는 과자나 세뱃돈을 주었다. 이때 하는 세배를 대부분 적당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설날 세뱃법과 그외에 예를 갖추어 하는 절이나 격식에 대해 황규석 속리산노인회장의 글을 빌어 알아본다. <편집자주>

설날은 나의 생명의 뿌리이신 조상님께 감사함과 나를 낳아 길러주신 하늘보다 더놓은 부모님 은혜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여 살아생전에 자식된 도리를 다하고 비록 돌아가셨지만 살아계신것처럼 추모하고 조상님의 모습을 기리면서 공경과 정성으로 제수를 차려 설 다례(茶禮)를 올린다.

다례가 끝나면 일가 친척이 한방에 모여 세배를 드리는데 세배법에 의해 제대로 세배를 하였으면 싶다. 이 세배는 인간윤리의 실천으로서 그 실천을 중시하는 유교(儒敎)의 가르침을 우리민족 마음의 종료로서 우리민속의 예속(禮俗)이며 생활의칙(生活儀則)으로서 조상님께서 가르쳐 주신 예절을 엄숙히 정성껏 받들어 몸소 실천할 의무와 사명감이 있다.

설날 세배는 부모가 북쪽에 앉으시면 먼저 아들과 며느리가 남쪽에서 북쪽 부모님께 큰절로 세배를 한다. 이때 아버지는 동쪽에 어머니는 서쪽에 앉으신다. 동서로 자리하는 이유는 남양여음(男陽女陰) 이치이다. 동서의 구분은 동서남북 어떤 위치에서나 내가 향한 오른쪽이 동(東)이고 왼쪽이 서(西)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자녀중 연장자가 앉으면, 연하자가 차례로 세배드리고 형제자매간은 물론, 자녀 동서간 시누이와 올케 시숙이나 시동생과 형제수간에도 정중히 평절로 맞절을 한다.

다만, 아랫사람이 먼저 시작해 늦게 일어나고 웃어른은 늦게 시작해 먼저 일어난다. 이때 어른들은 손자에게 세벳돈도 주고 절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절하는 것을 칭찬도 하신다. 그리고 덕담(德談)도 하고 손자들 재롱에 온 가정이 웃음의 꽃이 활짝핀다.

그래서 정월 초하루라 하지않던가! 일년 삼백육십오일 오늘 같았으면 싶다. 세상 모든일에 선후 절차가 있듯이 절하는 법도 절차가 있어 어른이나 상사에게 절할 때 존경과 경건한 자세로 두손 맞잡는 법이 있다.

그법은 공수법(拱手法)으로서 길사(吉事) 즉 모든 경사로서 제사, 혼사, 회갑, 생일, 기타 축하행사에 남자는 왼손을 오른손등위에 포개잡고, 여자는 이와 반대로 오른손을 왼손등위에 포재 잡는다.

흉사(凶事)에는 길사때와 반대로 한다. 흉사는 초상에서 탈상까지를 흉사라 한다. 남자는 오른손을 왼손등위에 포개 잡는다. 그렇게하면 그 단정한 모습은 모두가 군자요 요조숙녀이다.

왜 그래야 하는가? 음양(陰陽)의 이치로서 만물의 생성(生成)은 음양이치임은 만고(萬古)의 진리(眞理)다. 공수법에 남녀가 반대로 손을 잡는 것은 음양이치에 따른 것이다. 즉 남양여음(男陽女陰)으로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이기 때문이다.

그 예로서 출생시 남자는 등을 하늘로, 배는 땅으로 여자는 등을 땅으로, 배는 하늘로 향해 출생하여 남자는 등이 양(陽)이고 여자는 음(陰)이다. 남자는 배가 음이며 여자는 배가 양이다. 그래서 남양여음이라 한다.

또 남우여좌(男右女左)라하여 내가 향한 오른쪽(右)이 동(東)이 되고 왼쪽(左)이 서(西)가 된다. 이것을 동고서비(東高西卑)라하여 동은 높고 서는 낮다는 말이다. 그 이치는 해와 달이 동에서 떠서 서쪽으로 넘어간다는 뜻에 비유된다.

그런 이치로 생일, 수연, 축하, 혼사에는 남자는 오른쪽인 동에 여자는 왼쪽인 서에 자리한다. 예식장에 가보면 남자는 서쪽에 여자는 동쪽에 자리해 혼례식을 한다. 이것을 우리전통 예절인 서동부서(絮東婦西)로 신랑은 동에 신부는 서에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 주례가 향한곳 어디서든 주례 왼쪽이 동이요 양이고 오른쪽이 서요 음이다.

이와는 반대로 사후(死後)에는 남좌여우(男左女右)로 자리한다. 동서남북 어떤 방향이든 내가 향한 왼쪽(左)이 서(西)로서 남자 바른쪽(右)이 동(東)으로서 여자의 자리다. 이는 서가 높고 동아 낮다하여 서고동비(西高東卑)라 하며 그 이치는 산세(山勢)는 서쪽이 낮아 동으로 향하므로 음(陰)은 서(西)로서 상(上)으로 본다.

그렇기에 산소(山所)에는 남자가 서(西)에 여자는 동(東)에 자리한다. 제사때 지방에도 남자는 왼쪽(左)인 서(西)에 여자는 오른쪽(右)인 동에 써서 모신다.

우리것은 소중하다. 우리전통에 빛나는 예절이 있기에 동방예의지국이라 하지 않았던가! 요즘 세상은 도덕이 땅에 떨어져 사람 얼굴만 했지 그 마음은 금수라는 말도 하고 도덕이 무너져 다리도 무너지고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천인공로(天人共怒)할 패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하루 속히 우리는 엄숙히 반성해 우리조상님들에게서 물려주신 전통에 빛나는 예절을 되찾는 기본자세로 공수법(供手法)부터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으면 싶다.

우리의 도덕성 회복은 구국(救國)의 길이요 사람으로서 사람다울 길이며 너와 나와의 존경으로 인격존중과 화합을 이루어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내 부모에게 효도하면 나도 아들로부터 효를 받고 내부모를 존경하면 남의 부모도 존경할 줄 알고 내 아들이 소중하면 남의 아들도 소중한줄 알고 이웃이 있기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 이웃이 얼마나 소중하랴.

내가 먼저 질서를 지키면 남도 질서정연해서 우리사회는 멋진 사회 명랑한 사회를 이루어 내가 남에게 따뜻한 말을 전하고 부드러운 사과의 말에 진실을 담고 구미지 않고, 도사리지 않고, 위선하지 않고, 감추지 않은 진심 그대로의 참된 마음, 씻은 얼굴에 화장하지 않은 맨살처럼 소박하고 진실하게 은은히 향기로운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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