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해년(乙亥年)-돼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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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해년(乙亥年)-돼지해
  • 송진선
  • 승인 1995.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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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풍요 부 상징 상서로운 동물
돼지해가 밝았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광복한 지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자 역사적으로 완전 지방자치제 실시의 원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상서로운 동물로 인식돼온 돼지의 해를 맞아 점점 위축되고 있는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고 전 군민이 화합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행동은 느리지만 강한 끈기와 뚝심이 있고 풍요와 부를 상징하는 것처럼 날로 각박해지는 세태에서 돼지의 매력과 철학이 소중하게 받아들여지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돼지는 재물, 횡재, 소식, 벼슬, 복권당첨, 명예 등을 상징한다.

예로부터 꿈속에서 돼지를 보면 최고로 쳐온 것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한국주택은행 복권사업부가 밝힌 통계에 의하면 돼지꿈은 길몽으로 통한다.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중의 대부분이 전날 밤 돼지꿈을 꾸고서 복권을 사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돼지는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염소, 원숭이, 닭, 개에 이어 12기(支)중에서 제일 막내이다. 음양을 따지자면 돼지는 소, 토끼, 뱀, 염소, 닭과 더불어 지지음(地支陰)에 속한다는 것.

역술로 풀이하면 돼지가 위치하고 있는 방위는 북서, 하루시간 중에서 밤 10시부터 12시까지, 계절로는 늦가을인 11월에 해당한다. 11월은 식물의 열매가 핵(核)을 굳게 형성하므로 돼지에는 해(亥)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돼지띠의 사람은 굳은 신념을 갖고 있으며 의지가 강하다고 말한다. 무슨 일에나 자신감이 넘치고 자신의 그룹을 이끄는 리더십이 뛰어나다. 어리회전이 빠르고 기술을 익히는데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으나 외곳수의 성향도 띤다.

그래서 돼지띠에 적합한 직업은 화가나 도예가, 음악가, 시인, 문필가등의 예술 방면과 기술직이라고 한다. 동양의 민담 설화속에 등장하는 돼지는 미련하고 우직하지만 저돌적이며 용기있는 동물로 그려진다.

삼장법사를 온갖 고난의 구렁텅이에서 도와 뇌음사 불경을 싣고 돌아오는데 손오공과 더불어 일조를 한 기백있는 수호지의 용사는 다름아닌 바로 돼지를 의인화한 저팔계였다.

그런가하면 삼국사기와 고려사에서 돼지는 국도를 정해주는 동물로 나타난다. '삼국사기'고구려본기 유리왕편에 보면 고구려 유리왕 21년 하늘에 제물로 바치기위해 기르던 돼지인 교시(郊豕)가 달아나 이를 쫓다보니 국내성 위내암에 이르렀다.

이곳을 둘러본 신하가 왕에게 돌아와 "산수가 깊고 오곡을 심기에 알맞을 뿐만아니라 각종 동물이 많으니 국도를 옮기면 민리(民利)가 무궁하고 병란도 면할 것"이라고 전하자 왕이 둘러본 후 국도를 옮겼다.

'고려사'에서는 고려 태조의 조부인 작제건이 서해 용왕을 도와주고 용왕의 딸과 함께 돼지를 얻었다고 했다. 고향에 돌아와 돼지를 우리에 넣으려 하니 들어가지 않고 송악의 남쪽 기슭에 가서 누웠다. 이곳이 뒷날 고려의 도읍지가 되었다는 것.

돼지는 오늘날에도 제의(祭儀)의 희생물로 바쳐지고 있다. 이런 풍습은 매우 오래된 것이다. 고구려 유리왕 19년에 교시가 달아나자 두 신하로 하여금 붙잡아오게 하자 두 신하는 돼지를 잡아 각근을 끊어버렸다.

이에 왕은 "하늘에 제사를 지낼 희생을 어찌 손상시켰느냐"며 두 신하를 죽였다. 이처럼 예로부터 제천의 희생에 돼지가 쓰였으며 이것을 매우 신성시했다. 이것이 전해내려와 오늘날에도 굿에나 제에 돼지가 바쳐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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