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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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준비 이렇게―
  • 보은신문
  • 승인 1990.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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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겉치레로 망쳐서야…
쏟아져 들어오는 청첩장을 들고 축하 인사차 들르기에도 눈코 뜰새없이 바쁜-그야말로 결혼의 계절이다. 두사람이 함께 하는 새로운 인생의 출발 결혼! 일생에 단 한번뿐인 결혼! 그래서 자칫 호화결혼풍조에 휩쓸리기 쉬운 요즈음, 결혼에 따르는 제반사항을 빈틈없이 계획하고 점검하여 가계실정에 맞는 결혼으로 이끄는 지혜로운 자세가 필요하다.

들뜬 기분으로 이것저것 업소측의 부추김에 따르다 보면 결혼식이 끝나고 난 뒤 쓸데없이 돈을 낭비했다는 씁쓰레한 뒷맛을 맛보기 일쑤이니, 결혼을 앞두고 서로가 진지한 사전상의로 낭비없는 결혼행사를 치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식장
결혼시기에 맞추어 적절한 예식장을 선정하는 일은 결혼당사자들이 가장 먼저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예식장을 선택할 때는 초대되는 하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고 식당이나 주차시설 등을 고려, 관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예식장을 선택하는 게 좋다.

현재 군내에는 9개의 예식장이 있는데 지역별 구분상 2만원 이하로 식장 사용료를 지정해 놓았지만, 대부분의 예식장이 식장사용료를 받지 않고 드레스대여, 폐백실 사용, 비디오촬영 등 부대시설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간혹 예식장측의 부대시설 이용강요 등 부당한 처사를 당하느니 야외결혼식이나 전통혼례 등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게 일설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군내에는 야외결혼식을 올릴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점이다.

그중 내속리면 사내리의 속리산 관광호텔 앞 잔디밭이 좋긴 하지만 속리산 관리사무소에서 잔디관리상 불허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니, 동헌(구경찰서)을 군민휴식공간으로 공원화 하는 등 개발, 이용하거나 학교운동장 등도 생각해 봄직하다. 이때 결혼식 진행상 필요한 부대시설, 즉 주례단상이나 마이크 등 각종 집기는 군청 사회과 가정복지계로 연락하면 해결된다.

또한 국가에서 검소한 결혼풍토를 유도하고 소비절약을 생활화하는 한편, 전래(傳來)의 향토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고유풍속을 되살리기 위하여 전통혼례식을 적극 권장 지원하고 있는데 전통혼례에 따른 사모관대, 원삼 족두리 등을 비롯한 부대시설을 이용하려면 각 읍·면부녀회를 통해 군청 사회과 가정복지계로 연락하면 무료 대여해 주고 있으며 전통혼례식의 절차와 진행요령도 지도 계몽하고 있다.

지난 5일 전통혼례로 결혼식을 치른 정희종·황경선씨 부부는 “시간에 얽매이고 틀에 박힌 신식결혼식보다는 축하객들과 함께 흥겨운 분위기 속에 옛먹을 살리며 올린 결혼식이어서 더욱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임은 물론, 결혼비용도 크게 절약되었고 양가 부모님과 친지분들이 무척 좋아하셨다”며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마을회관, 종교단체시설, 사회단체시설, 기관 회의실 등을 이용하면 예식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드레스
드레스의 경우는 대부분 대여해서 입고 있긴 하지만 그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 가격차이가 심하다. 대부분의 신부들이 일생에 한번뿐이라 하여 별다른 흠집이 없어도 가격이 싼 드레스를 선택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있는데, 그것은 기분의 차이일뿐 자기 스타일에 맞고 적당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또한 요즘 한복이나 간편한 야회복차림의 신부도 늘고 있는데 면사포나 화관은 예식장에서 빌리거나, 군청에서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비디오, 사진, 신부화장
비디오촬영은 군내 예식장이나 사진관이 모두 8만원선으로 비슷하고, 사진 또한 1판에 1만8천원으로 일률적인데 일생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절제한 사진촬영은 생각해 봄직하다. 또한 신부화장은 미용실에서 4∼5만원을 받고 있는데, 미용실에서 한 일률적인 신부화장보다는 평소 자기얼굴의 개성을 잘알고 있는 자신이 직접 화장술을 연구, 화사한 신부로 자기표현을 해본다면 돋보임은 물론 비용 또한 크게 절약될 것이다.

▲예단
근래 과소비풍조에 편승해 호화혼수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알뜰하고 규모있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등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가운데 그 영향이 군내에까지 파급돼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 주부교실 중앙회의 조사에 의하면 결혼비용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예단과 예물부분으로 전체의 36.1%를 차지해, 체면유지를 위한 겉치레나 장식에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요즈음 한창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과소비에 심리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예단은 신부가 신랑집 웃어른에게 인사예절로 전해 내려오던 고유의 전통인데, 요즘와서는 호화 결혼풍토 조성의 주범이라 할 만큼 문제시되고 있다. 예단은 신랑측 시부모와 형제자매까지만 준비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청주 YMCA 정은경 간사는 “우리나라의 아들선호사상 속에서 자식을 통해 물질로 보상받으려는 기성세대들의 의식구조 개선이 우선이고, 이에 편승한 젊은이들의 미성숙된 자아도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며 “예비신부 등 주부대상 교육프로그램을 통하여 교육시키고 있지만 의식개혁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꾸준한 계몽과 교육이 뒤따라야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혼수
결혼이란 새로운 가정을 꾸미는 것이다. 새로운 가정을 만들기 위한 기초작업 역시 중요한데 생활에 필요한 생활용품은 생활방향과 주거공간에 맞추어 필요한 필수품만을 구입, 장만하고, 살아가면서 조금씩 마련하는 것이 현명한 결혼관을 가진 신부가 아닐까?

최소한의 혼수를 장만, 결혼 2년째를 맞고 있는 정모양(27. 마로 관기)은 “무절제한 결혼 혼수장만은 결혼 당시의 들뜬 기분에 영합한 불필요한 격식일 뿐이다”라고 일침을 가하면서 “불편하지 않을 만큼만 혼수를 준비하여, 살면서 조금씩 장만하게 되면 그 즐거움도 크고 덕분에 내 집 마련의 시기가 조금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군내 각 농협에서는 연쇄점을 통하여 서울 농협 생활물자사업소에서 25∼30% 할인된 가격으로 보석류의 예물을 제외한 가구, 전자제품, 이불, 그릇 등의 혼수용품을 구비, 취급하고 있는데 군내 주민들의 이용이 갈수록 늘고 있다.

보은단위농협 연쇄점의 김경아 부녀부장은 “계속 새로운 상품이 나오고 있는데 한꺼번에 굳이 많은 혼수를 장만하는 것보다는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을 장만하는 것이 진짜 살림의 재미”라고 선배로서 귀뜸―

▲신혼여행
신혼여행은 장소와 목적을 고려해 둘만의 개성있는 장소를 선택, 여행지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로 불편함이나 부당대우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비용도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이 일생에 한번이라는 생각으로 여행비용을 과다지출하고 있는데 이는 관광지에서 선물을 사는 것보다는 돌아와서 필요한 정성이 담긴 선물을 마련하는 등 신부의 재치있는 알뜰지혜가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결혼식이란 남녀간의 결합을 일정한 의식을 통해 사회적으로 승인받는 것이다. 두 사람의 완성된 인격이 만나서 하는 새로운 출발이 형식에 치우친 겉치레로 망쳐지는 일이 없도록 지혜롭고 올바른 결혼 가치관이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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