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없는 노인 봉양 11년째
핵가족 중심의 현대사회 속에서 자기 부모조차 모시기를 꺼리는 판에 의지할 곳 없는 노인을 11년째 친아버지처럼 모셔온 부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외속 장안 2구에 사는 박태수씨(49)와 장소자씨(47)부부. 이들이 모시는 노인은 경북 봉화군 법전면이 고향인 이도천(87)할아버지로, 지난 73년 같은 고향에 살던 홍상석씨가 외속 하개리 2201부대 3대대에 배치되어 근무하게 되자 함께 따라와 남의집 품팔이 등으로 6년을 보내다 지난 78년부터 기력이 쇠잔해 날품팔이 일조차 할 수 없게 돼 끼니를 굶기도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 당시 이장이었던 박태수씨가 그 사정을 알고는 친아버지처럼 모시기로 작정, 오늘의 이르고 있다. "아버님께서 지난 79년 돌아가신 뒤로 내부친처럼 이도천 할아버지를 맞아 모시게 되었다"며 "집식구가 잘 받들고 아이들이 친할아버지처럼 잘 따라주니까 모시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하는 박씨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이도천 할아버지가 중풍에 걸려 거동을 못하자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이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뒷바라지에 힘쓰고 있다.
이와같은 선례는 외속 장안에서 화제가 되어 외지의 아주머니가 아이들 셋을 데리고 와 숙식을 제공받고 차비까지 받아 떠나기도 했고, 언어장애자인 한 청년이 살림을 차릴 수 있도록 땅 마지기를 배려해 주는 등 미덕을 보여왔다.
경로효친 사상은 박씨를 비롯한 장내2구 주민들이 가꾸어 온 미덕중의 하나로서 올해들어 15번째의 경로잔치를 준비하고 있으며 87년도에는 팔각정을 지어 노인들의 휴식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현재 이장 일을 맡고 있는 박씨는 부인 장소자씨와 2남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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