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희귀자연 찾아 2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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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희귀자연 찾아 28년
  • 보은신문
  • 승인 1990.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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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립공원협회 속리산지부 초대지부장 박경수씨
남달리 속리산에 대한 애착과 긍지를 앞세워 1962년부터 카메라를 메고 혼자 속리산 일대를 누비며 희귀하고 귀중한 문화유산과 식물을 발견해온 박경수씨(57)의 일과는 바쁘기만 하다. 이북 황해도가 고향인 박씨는 5.16직후 사진기술을 연마한 후 속리산 일대를 돌며 카메라에 담아온 산 증인이다.

그가 발견해 온 귀중한 자연을 살펴보면, 경기도 광릉 이남에는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크낙새를 금년 2월 눈쌓인 산속에서 2시간동안이나 쫓아다니며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했고 6월에 내속리면 중판리에서 망개나무 군락지를 발견한 것을 비롯, ’72년 천황봉 밑 약 3백50년생 된 망개나무 발견, 또 ’76년 법주사 뒤 지운암(절터)의 절벽에 조각해 놓은 마애여래상 발견과 ’83년도 법주사 동쪽 3백미터 지점에서 남해 바닷가에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노각나무 50여그루(10~3백년생)군락지를 발견했으며, 탈골암 대지바위 중간좌측의 석조미륵불 등을 발견한(’75년도) 장본인이다.

또한 ’80년도에 속리산 전망대 주변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희귀한 꽃을 발견하여, 본인의 이름을 딴 "경수꽃"이 식물도감에 기록되기도 했다. 이 사실은 MBC-TV에 방영되었다. 그러나 박씨가 혼자 산행을 하며 귀중한 것들을 발견하기가지는 눈속에 파묻혀 사경을 헤매기도 하는 수없이 많은 고난을 겪어야 했다.

그런 박씨에게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희귀한 것들의 보존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경수꽃"은 벌써 도난당했고, 망개나무도 고사(枯死)하는 등 무절제한 남획에 따른 손실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박씨는 "마가목나무 50여그루 군락지도 발견했지만, 쉽게 공개할 수 없는 것이, 공개되면 쥐도새도 모르게 없어져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급제 산림 감시원을 배치하고 희귀종목에 대해서는 그 보존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박씨는 ’86년도 속리산 민간 산악구조대 대장을 맡기도 했으며, 금년 3월 발족한 한국 국립공원협회 속리산 지부 초대 지부장을 맡고 있어 속리산 자연보호운동과 함께 관광객들을 위한 속리산 일대를 소개하는 전시실 마련을 추진중에 있다. 박씨는 부인 노경열씨와 3남을 두고 있고, 내속 사내리에서 기념품 판매업소인 ‘팔경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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