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읍사무소 사회계 미화요원 임원재씨
상태바
만나고 싶었습니다 읍사무소 사회계 미화요원 임원재씨
  • 보은신문
  • 승인 1996.03.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땅의 푸르름 지키는 "환경파수꾼"
이땅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기자는 미화요원을 추천하고 싶다. 환경이 우리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삼척동자도 알만큼 널리 알려져 있고, 여러단체나 개인적으로 연구도 많이 하지만 미화요원은 환경전선의 최일선에서 파수꾼역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건실하고 남의 일도 내일같이 해 동료들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는 읍사무소 사회계 미화요원 임원재씨(50, 보은 죽전). 그가 '환경파수꾼'으로 일한지도 올해로 8년째. 고향인 경기도 안성에서 축산을 하다 실패해 보은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아 미화요원으로 일하게 된것은 88년 겨울부터다.

지난 93년에는 그의 성실함과 적극성을 높이 사서 군수의 환경유공 표창을 받기도 했다. 새벽 4시, 만물이 잠들어 있을 시간이다. 그는 이시간에 떨어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작업 준비를 한다. 새벽5시, 8톤 쓰레기차에 동료 4명과 함께 올라타 쓰레기 수거를 시작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기저기 마구버린 쓰레기가 눈에 띤다. 차에서 뛰어내려 차에 싣는다.

오전 9시, 세수를 하는둥마는둥 마치고 아침식사를 서두른다. 오전 10시, 새벽에 수거한 쓰레기를 매립하기 위해 용암 매립장으로 향한다. 오후 1시, 새벽부터 오전까지 한일을 되풀이 한다. 왜 그리고 쓰레기가 많은지. 오후 4시 이제 하루의 일과를 '거의' 마친 셈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집안일과 농사일이 남아 있다. 밤10시, 취침.

새벽4시부터 밤10시까지만 18시간에 걸친 그의 하루일과다. 많은 사람들은 지난 94년 대추아가씨 미 임희영양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임양이 미화요원 임원재씨의 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그 딸이 올해 대학을 갔다. 장남도 함께 부인은 읍내에 있는 중앙시장에서 '명동식당'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집안일은 물론, 자녀 교육도의 그의 차지였다. 여기에 2천여평의 논농사(임차농)까지도.

"바쁜 일상생활속에서 자녀 둘을 대학에 보낼정도로 성실하고, 가정도 화목합니다. 동료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습니다" 그의 상사인 이대용 사회계장의 말이다. 그런 그에게 요즘 고민이 생겼다. 쓰레기 처리를 용역업체에 맡긴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붕 떠있는 기분입니다. 일도 손에 잘 안잡히고… 만약 쓰레기 처리를 용역업체에서 맡게 된다면 신분보장이나 미래가 불활실하기 때문입니다"

고용불안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 뿐만아니라 미화요원들이 반대를 하고 있단다. 미화요원들의 현안인 셈이다. 이런 고민에 쌓인 가운데에서도 그는 "청소를 하다보면 TV나 벽시계, 냉장고 등을 아무 곳에나 투기하기도 하고 아직 쓸만한 것도 버리고 있다"며 주민의식 개선을 당부한다. 그는 부인 이순분씨(48)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