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밟고 사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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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밟고 사는 행복
  • 보은신문
  • 승인 1999.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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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만(재부 군민회장, 보은강신)
지구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느냐 죄인들아! 이와같이 간혹 사이비 종교가들이 지구의 종말론을 부르짖고 있음을 듣는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그저 황당 무게한 말만으로 인류멸망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다. 어쩐지 조금은 깨름직해 진다. 기독교에서도 예수님재림을 믿고 있으니 말이다. 지구는 태초에 불덩어리였던 것이 차츰식어서 돌과 흙으로 이루어 졌다고 한다. 그리고 50억 년의 나이를 가졌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그 나이에 한계는 없는 것일까? 그보다 앞서 태양계의 하나로 태양의 열원인 중수소의 핵 융합반응은 무진장으로 지속되어 존재하는 것일까?

요즘음 우리 나라 천문학자에 의해 새로운 태양계를 발견하였다고 하는데 그 곳에는 제2또는 제3의 지구는 없는지? 이렇듯 자연계에 대한 인간의 의문은 끝이 없다. 그런데 지구는 과학문명이 발달할수록 괴로워하고 있다. 지하에 묻혀있는 자원에도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석탄은 이미 고갈상태에 들어섰다. 석유도 얼마 안 가서 고갈 될 것이라고들 말하며 미국에서는 석유 자원이 있으면서도 먼 훗날을 대비하여 아예 캐지 않고 중동지역에서 사서 쓰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구는 항상 엄청난 변화로 우리 인간들을 괴롭히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다.

태양열과 지구 자전에서 오는 태풍이며 많은 물을 쏟아 붇는 폭우 등은 매년 우리들을 편안하게 내버려두지를 않는다. 어쨌거나 태양의 흑점으로 인한 지구상의 자장변화와 기후변동은 인간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지중해, 환태평양 지진대에서는 언제 또 터질지 모를 지진의 대변화가 도사리고 있어 그 경계선상에 놓여있는 일본열도는 항상 불안에 떨고 있다. 그 이웃에 접하고 있는 우리네인들 안심할 처지는 못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같은 엄청난 변화 속에서도 항상 자연과 더불어 사는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그것은 밤에 누우면 풀벌레소리가 들리고 이웃 사이에는 인정의 숨결이 오고가며 아이들은 냇가에서 물장구를 치며 노닐고 망아지가 "엄 에…"하며 어미 소의 뒤를 따르는 그런 곳에 살고 싶어하는 난망을 꿈꾼다.

그러나 시대 변천에 따라 사람들의 도회로 몰리는 이농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자연 속에서 풀벌레소리를 들어가며 사는 행복은 뒷전으로 멀어져가고 있다. 이와같은 이농현상은 농사짓기가 힘들기도 하거니와 일년 내내 땀흘려 파도 그 노력의 대가만큼의 소득이 없으니 자녀 교육문제도 있고 해서 마지못해 도회로 이주하여 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매스컴 영향도 크다고 본다. 도회의 호화롭고 흥청거리는 생활 TV를 통해 일상으로 대하는 농촌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동경과 유혹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도회생활의 단면을 살펴보면 그곳은 우리가 동경과 유혹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도회생활의 단면을 살펴보면 그곳은 우리가 동경하는 그런 곳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날만 새며 뿜어져 나오는 매연은 어디로 가는가 공중에 쌓여 스모그 현상을 일으켜 사람들은 항상 매연 속에서 살아간다. 이것은 다시 오존층을 파괴시며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지구는 온난화현상으로 양극의 빙하가 녹아서 해수량이 증가되어 육지는 물 속으로 점차 잠기어버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은 흙에서 나왔다가 흙으로 돌아간다. 흙은 바로 내품이요, 모태와도 같은 것이라 우리에게 포근함과 안식을 준다. 이와같은 흙과의 거리를 현대문명은 자꾸만 멀리 떼어놓는 것이다. 요사이는 간간이 전원주택을 찾아 한적한 농촌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일고 있다고 한다. 이는 바로 흙이 부르는 소리와도 같은 것이다.

심지어 옛 흙벽이 그리워 도회중심에다 황토 방을 만들어 사람들을 불러들이기도 한다. 이렇게 도회에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향을 그리워하고 기회만 있으면 내가 태어난 흙의 품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이다. 미물인 여우도 죽을 때는 머리를 고향 쪽으로 둔다고 했다. 하물며 우리네 인간들이야 어찌 따사로운 모태의 품으로 안기고 싶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기회만 있으면 흙 냄새가 풍기는 내 고향으로 돌아 갈 수 있는 길은 없을는지 하고 갈망들 할 것이다. 그런데 아름다운 이 농폰이 지금 도시를 닮아가고 있다. 산을 깎아 아파트를 세우고 큰길가와 계곡에는 각종 유흥업소와 숙박시설이 들어서면서 아름다운 자연이 파괴되어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이건 정말 슬픈 일이다.

그러니 우리 농촌지역도 이제 더 이상 오염이 되지 않고 깨끗한 본연의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도록 지켜져서 안으로는 이농현상을 막고 밖으로는 타향에 가있는 출향인들이 내가 태어난 정토로 돌아가서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우리모두를 품어주는 그런 고장이 되었으면 한다. 분명 인간은 흙을 밟고 사는 행복을 누구나 갈망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 충청인은 국토의 중아에 자리잡고 산자수명한 내 고향 산하를 모든 파괴와 오염으로부터 보호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후손들에게 길이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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