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줄고 있는 것은 모두의 책임
상태바
인구가 줄고 있는 것은 모두의 책임
  • 송진선
  • 승인 2001.04.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촌지역의 인구가 줄고 있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인 것은 맞는 말이다. 먹고 살기 위해, 더 풍족한 삶을 위해, 더 쾌적한 삶을 위해, 더 편안하게 살기 위해 사람들은 도시로 도시로 떠난다.

그런 후유증이 지금 농촌은 내가 살던 집의 뒷집이 빈집으로 허물어져 가고 있고 집집마다 80세가 다된 할머니 혼자 밥을 끓여먹고 있고 아기 울음 소리, 어린이들이 떠드는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곳, 해가 저물면 돌아 다니는 사람 하나 없는 죽은 지역으로 변해가고 있다.

사람이 없고 도시 위주로 개발이 되다보니까 동네 냇물이 깨끗하고, 하늘이 청명하고, 새소리도 청아하게 들리는 것은 맞다. 도시생활에서 찌든 사람들이 어쩌다 시골 고향에 내려오면 공기부터 다르네, 냇물이 참 맑네 하며 부러워하면서 청정환경을 언제나 잘 지켜야 한다고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족쇄를 채워준다.

그리고는 고향 마을의 인구가 자꾸 즐어들어 가는 것에 대해서 지역이 어떻고, 주민들의 의식이 어떻고, 보은 교육이 어떻다는 등 열변을 토하면서 모두 남아있는 자들의 책임으로 돌려버린다.

그리고 그들은 하룻밤 자고 나면 자동차 소음, 시커먼 매연이 하늘을 덮고 빌딩이 숲을 이룬 그들의 거처로 다시 떠난다. 즉 자고 일어나서 이부자리도 개지않고 몸만 쏙 빠져 나가는 형국으로 뒷 수습은 모두 고향에 남아있는 이들의 몫이 되고 만다.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운 사람이 애국자라면 보은을 떠나지 않고 현재 보은에 남아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군민들이야말로 애국자이다. 출향인들은 이들 모든 남아있는 군민들에게 고향을 지키고 있는 고마음을 전해야 한다. 일선에서 물러났으면서 그들은 생활여건 때문에, 사는데 바빠서 라는 등등의 이유를 대며 고향으로 돌아오려 하지 않는다.

서울 도심에 살다가 분당, 김포, 일산 등 수도권으로 옮기기가 쉽지 짐을 싸들고 금의환향하지는 않는다. 과연 출향인들 중에 한달에 한 번씩 고향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군이나 면 등의 행사에 초빙되었을 때에만 인심쓰듯이(?) 오는 것은 아닌가.

지금 보은은 학생들이 없어 기성세대들의 모교는 거의 없어질 판이고 고향을 지키는 젊은이도 없고 돌아오는 귀향인도 없어 노인들이 세상을 뜨고 나면 고향마을도 없어질 판이다. 지금 고향 보은은 그렇게 소리없이 우리들 곁에서 사라지고 있는 연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가 고향 보은을 지킬 것인가.

<그래도 보은을 사랑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