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어깨가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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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원 어깨가 무거워졌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0.03.0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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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도의원이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듦에 따라 군의 위세가 더 오므라들게 생겼다. 지역의 소리를 도의정에 반영할 통로가 좁아들고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의회민주주의 속성상 힘의 논리에서 자칫 소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가 적어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위축됐는데 도의원 정원까지 줄어 지역이 더 홀대받지 않을까 우려가 적지 않다.
올해부터 보은군을 비롯해 괴산, 단양, 증평 등 인구가 적은 4개 지역은 각각 두 명에서 한 명으로 도의원 수가 줄어든다. 반면 청주는 기존 6명에서 9명으로, 충주도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다. 제천 청원 옥천 영동 진천 음성 등 6곳은 현행대로 2명씩 선출하게 된다. 광역의원 선거구 조정은 결과적으로 총정원(28명)은 그대로지만 도시는 늘고 농촌은 줄어 든 것이다.
선거구 조정은 지난해 12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극심한 인구편차로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며 헌법재판소가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1년여의 시간을 끌며 여야가 의기투합해 내놓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다. 이 개정안은 최고인구와 최저인구 편차를 기준으로 평균인구의 40%미만은 1명, 40%이상 160%이하는 2명, 160%초과 320% 이하는 3명, 320%초과는 4명으로 광역의원 수를 조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안은 지역특수성을 도외시한 인구대비 조정으로 도농 불균형을 심화시킬 우려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지역보다 넓은 농촌을 도의원 1명이 맡는다는 것은 힘의 균형이 도시로 기울어 지역불균형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인구의 도시집중을 부추겨 농촌소외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뜩이나 사업비 배분이 도시 위주인데 도의원 1명으로는 도의정 활동에서 맥도 못 쓸 것”이라며 현역 군의원이 냉소를 보낼 정도다.
여기에 광역의원 정수가 줄어드는 지역은 단체장 선거와 동일한 규모의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고 군수후보에 비해 적은 수의 선거운동원으로 넓은 지역을 다녀야 할 광역의원 후보들의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군수선거는 1인당 1억4300만원, 도의원은 절반도 되지 못하는 1인당 5100만원의 비용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 선거구 범위는 같고 선거운동원(군수후보 33명, 도의원 10명 안팎)도 턱없이 열세다. 한 군의원은 “선거구역이 같은 상황에서 도의원 한명을 뽑으면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 하지 누가 도의원 선거에 나서겠냐”며 조정된 선거구역의 맹점을 꼬집었다.
그렇다보니 광역의원에 선뜻 도전하겠다는 주자도 드물다. 기초의원이나 단체장 후보 공천에선 경합이 치열하지만 상대적으로 마땅한 후보를 내세우기도 쉽지 않았다. 후보선정에 역으로 설득과 공을 들여 출마를 종용하거나 권유했다. 지난 지방선거까지 후보선발 과정에서 치열한 예선경쟁을 벌였던 것과는 대조된다. 두 명의 현역 도의원도 불출마로 뜻을 굳혔다.
타 선출직에 비해 도의원의 활약상이 잘 알려지지도 않고 관심도 덜 타지만 지역발전의 선봉장격인 도의원의 역할과 비중은 강조해도 중함에 틀림없다. 새로 선출되는 도의원은 더욱이 종전 두 명이 하던 일을 혼자 감당해야할 뿐더러 전과 다른 분위기에서 활로를 개척해나가야 한다. 그 첫 시험대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결정된다. 어느 해보다 도의원의 역할과 자질이 중시되면서 책무 또한 더 막중하다. 어느 후보가 적합한지 고민하고 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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