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선 당연한 말대답도 한국선 '버릇없는 며느리' 가장 큰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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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선 당연한 말대답도 한국선 '버릇없는 며느리' 가장 큰 어려움"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02.25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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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지만 서로를 이해하며 행복한 일상의 가정을 이끌고 있는 김용현, 라모나씨 가족들이 단란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들어도 생소하기만한 나라 루마니아. 지구상에서 가장 반대편인 나라인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의 북동쪽에 있는 국가다. 사람의 인연이란 그렇게 국적을 불문하고 맺어지는 것이라서 더욱 귀한지도 모를 일이다.
북부의 중심도시인 옛 도시 야시 출신인 라모나 크티아(29)·김용현(43·직장근무)씨 부부가 꾸려가고 있는 행복한 사랑의 둥지인 보은군 삼승면 달산리 2구 401-1.
그곳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가영(여·8 관기유치원)과 수용(남·18개월) 남매가 있고 언제나 이들 부부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시는 어머니가 있다.
누구라도 살아온 여정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말하라면 인생의 첫 만남과 치열한 드라마 같은 일상의 이야기들을 역시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랑을 꽃피운 헝가리에서의 두 사람의 만남

“우리는 남들처럼 중매결혼이 아닌 연애결혼을 했어요. 2001년 9월이던가요? 제가 처음 직장 해외파견 근무를 나가 있을 때 아내를 만나게 되었어요. 사람의 인연이란 지금 생각해도 정말 모를 일이죠.”
용현 씨는 헝가리에서 근무했던 4년 8개월간의 행복한 순간들을 뇌리에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라모나는 루마니아에서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국경을 사이에 둔 경제사정이 나은 헝가리로 취업을 나왔다고 했다.
“처음에 차린 것이 옷가게였어요. 아내는 외국어에 특히 재능이 있어서인지 헝가리말을 너무도 유창하게 잘 하더군요. 저도 헝가리 말을 배웠기 때문에 불편한 것 없이 언어소통을 할 수 있었어요. 서로 알게 되고 루마니아에 있는 산과 들을 놀러 다니면서 서로 정이 들었어요.”

라모나의 고향, 전국서 세번째 '야시대학'소재

수도는 부쿠레슈티. 루마니아어 이름으로는 로마니아이며, ‘로마인이 사는 땅’이라는 의미이다. 원주민 다키아인과 공존하면서, 그들을 로마화 시킨 것에서 유래한다.
중앙부에는 카르파티아산맥이 왕관모양으로 되어 있고, 다뉴브강이 남쪽으로 흘러 유고슬라비아 및 불가리아와의 국경을 이루며 하구에서 삼각주를 형성하여 국토의 남동쪽 가장자리를 경계 짓는 흑해로 들어간다. 북쪽은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동쪽으로는 몰도바, 서쪽은 헝가리·유고슬라비아, 남쪽은 불가리아, 남동쪽은 흑해에 면한다.
교육은 1860년에 야시대학, 1864년에 부쿠레슈티대학, 1872년에 클루지대학이 설립되었다. 국민교육이 본격적으로 발전한 것은 1920년대에 교육개혁이 실시, 4년제 의무교육이 확립되고부터이다.

4년 만에 가족과 함께한 친정방문 너무 기뻐

▲ 장녀 가영이가 동생 수용이를 안고 가족애를 보이고 있다.
라모나씨가 가장 행복했던 때는 KBS의 ‘러브인 코리아’를 통해 온 가족이 함께 시집 온지 4년 만에 고향 루마니아를 찾게 된 일이다.
“너무 기뻤어요. 한국에서 출발한 지 36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도착하는 먼 거리거든요. 아이들을 데리고 결혼 후 첫 친정 방문 나들이로 가슴이 뭉클했어요.”
올해 관기유치원을 졸업, 3월에 판동초등에 입학하는 큰 딸 가영이는 “엄마의 나라인 루마니아를 갔을 때 삼촌과 이모가 가면을 쓰고 환영을 해주었어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라모나씨의 고향에는 어머니와 새아버지, 그리고 여동생 니꼴레타 크티아(18), 니꼬쇼르 크티아(16)등이 살고 있다.

국가간 서로 다른 전통과 문화적응 힘들어

행복하지만 아이들과 매일 전쟁같은 일상 드라마를 매일 치러내는 라모나씨는 그 무엇보다 국가 간 서로 다른 전통과 문화 적응이 무척 힘이 든다고 말했다.
“우선 중간에서 이해하려고 하는 남편이 있어 많은 도움이 돼요. 그렇지만 루마니아에서는 고민과 불만들을 어른들에게 많이 쏟아내고 이야기하는 한편 한국에서는 그게 잘 안돼요. 어머니에게 고민이나 어려움을 그대로 이야기하면 ‘말대꾸’로 알고 못마땅하게 생각하세요. 그것이 무척 힘들어요. 그리고 언어소통에서 아직도 본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니까 어렵죠.”
허리수술로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없는 시어머니(68)는 “밖에서는 며느리가 한국말을 잘한다고 해요. 하지만 아직도 언어소통이 잘 안되고 힘이 들어요. 낯선 곳에 와서 며느리가 안타까울 때가 많지요”라고 말한다.
한국과 루마니아가 만난 다문화가정. 그 속에 가영과 수용이가 무럭무럭 한국의 문화 속에서 자라고 있다.
일상의 문제들로 고민도 있지만 남편이 술취한 회식 후에 북어국이나 콩나물국을 끓여 내놓는 아내가 있고 그래도 결혼기념일이 한국에서의 두 번째 결혼식(2007년 10월 4일)이 아닌, 루마니아에서 치른 첫 결혼식(2003년 4월 20일)을 고집하는 이들 부부의 공통분모는 분명 핑크빛 행복 그것이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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