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며느리를 위한 설 차례상 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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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며느리를 위한 설 차례상 차리기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02.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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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 명절인 설이 다가왔다. 설은 우리나라의 최대 명절로 출향객은 물론 이국땅에서 문화가 다른 한국으로 시집 온 다문화여성들이 고향을 그리며 남편의 나라 문화에 대한 향수를 맛보는 좋은 기회다.
이에 본란은 다문화여성을 위한 설 아침에 차리는 제수종류나 음식상 차리는 법, 놓는 위치 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물론 놓는 위치 등은 가문이나 지방마다 다르다.
〈편집자 주〉

◇ 음식 차리기
차례 상차림의 기본 원칙은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좌우를 바꿔 놓고 좌우의 균형을 잡는데 있다. 차례에서는 신위를 상좌인 북쪽에 놓는다. 경우에 따라서 북쪽에 놓을 수 없더라도 신위가 놓인 곳을 북쪽으로 한다. 북쪽은 북망산천이라고 일컫는 죽은 이의 세계를 나타낸다.

▲술과 떡국 놓는 줄
차례상 첫번째 줄에는 술잔과 떡국을 놓는다. 앞에서 보아 떡국은 우측, 술잔은 좌측에 차린다. 시접(수저와 대접)은 단위제의 경우에 앞에서 보아 왼쪽에 올리며, 양위합제의 경우에는 중간 부분에 올린다. 제사 때 신위에 바치는 쌀밥을 메라 하고 국은 갱이라고 한다. 이 때 메와 갱을 올리는 위치는 우리가 밥과 국을 놓는 위치와 정반대다. 즉 밥이 서쪽, 국이 동쪽이다. 이를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 한다. 이는 산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다름을 의미한다.

▲적과 전을 놓는 줄
차례상 두 번째 줄에는 적과 전을 놓는다. 대개는 3적으로 육적(육류 적), 어적(어패류 적), 소적(두부, 채소류, 적)의 순서로 올린다. 머리와 꼬리가 분명한 제수를 올릴 때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는 두동미서(頭東尾西)를 따른다. 음양오행설(陰陽五行設)에 따라 동쪽은 남쪽과 더불어 양의 방향이다. 동쪽은 해가 솟는 곳으로 소생과 부흥을 뜻하므로 머리를 동쪽에 둔다. 반면 해가 지는 서쪽은 동쪽과 반대되는 암흑과 소멸을 상징하므로 꼬리는 서쪽을 향하도록 한다.
* 적 : 생선이나 고기를 대꼬챙이에 꿰어서 양념하여 구운 음식.
* 전 : 재료에 밀가루를 묻혀서 번철에 지진 음식(부침개).

▲탕을 놓는 줄
차례상 세 번째 줄에는 탕을 놓는다. 탕은 대개 3탕으로 육탕(육류 탕), 소탕(두부 채소류 탕), 어탕(어패류 탕)의 순으로 올리며, 5탕으로 할 때는 봉탕(닭 오리탕), 잡탕등을 더 올린다. 그리고 탕은 건더기만을 떠서 놓는데 조상들이 잡수시기 편안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반찬을 놓는 줄
차례상 네 번째 줄에는 좌포우혜라 하여 좌측 끝에는 포(북어, 대구, 오징어포)를 놓고 우측 끝에는 수정과를 놓는다. 그 중간에 나물반찬은 콩나물, 숙주나물, 무나물 순으로 올리고, 고사리, 도라지 나물 등을 쓰기도 하며 청장(간장) 침채(동치미, 설명절)는 그 다음에 올린다. 김치도 희게 담근 나박김치만을 올리는데 그 이유는 깨끗하고 순수한 음식을 올리는 것이 조상에 대한 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과일 놓는 줄
차례상 다섯번째 줄에는 과일을 놓는다. 대추는 동쪽, 밤은 서쪽에 놓는다는 동조서율(東棗西栗),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아 과실의 배치가 울긋불긋함을 피하려 했다는 홍동백서(紅東白西), 대추, 밤, 배 감, 순으로 놓는다고 주장하는 조율이시 (棗栗梨枾)가 있다. 과일 끝줄에는 과자(유과)류를 놓는다. 대체로 과일의 제수 그릇 수는 짝수만큼 놓도록 돼 있다. 이는 땅에 뿌리를 둔 지산(地産), 즉 음산(陰産)이기 때문에 음수인 짝수로 한다. 하지만 조선시대 이후로 과일제수 그릇을 홀수로 놓는데 이 이유는 명확치 않다. 그리고 한 제기에 과일을 올릴 때는 귀함을 뜻하는 양 (陽)의 수인 홀수 개를 놓았다. 이 때 과일의 위아래를 깎아 놓았는데 그 이유는 잘 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조상들이 드실 수 있도록 정성으로 다듬어 놓는다는 의미가 있다.

<차례상 준비 시 유의점 >
1.제수를 장만할 때는 몸을 깨끗이 하고 청결한 기구를 사용한다.
2.복숭아와 삼치, 칼치, 꽁치 등 끝에 치자가 든 것은 쓰지 않는다.
3.고춧가루와 마늘양념을 하지 않는다.
4.탕은 건더기만 사용한다.
5.탕, 전, 적과 같이 따뜻하게 드셔야 할 음식은 식지 않도록 유의한다.
6.차례 상에 올릴 제수는 자손이 먼저 먹거나 타 넘어서는 안 된다.
7.밤은 껍질을 벗기고 과일은 아래, 위를 도려내고 올린다.
8.제수는 방바닥에 놓지 말고 상에 올려놓는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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