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강사·번역가로 활동 희망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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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강사·번역가로 활동 희망 키워"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02.1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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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정 설씨 부부
▲ 박성호·정 설씨 부부가 커가는 큰딸 선미와 막내딸인 은정이의 재롱을 보면서 다가오는 설 명절에 만날 가족들을 그리며 포즈를 취했다.
알콩달콩 소박한 인생을 살아가는 부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특히 머나먼 고국을 떠나 낯설고 물 설은 타국에 와 인생을 시작하는 다문화가정이기에 더욱 그렇다. 자영업을 하는 남편 박성호(45)씨와 작년까지 다문화교육 강사로 번역가로 활동했던 프리랜서 정 설(27)씨가 바로 그 주인공.
보은읍 이평리의 한 주공아파트에서 선미(5), 은정(3) 두 딸과 함께 미래의 꿈과 희망을 설계하고 있는 이들 부부를 찾았다.

‘대충청방문의 해’ 속리산관광가이드 하고 싶어

“5년 전,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아는 형님의 소개로 중국 길림성 아가씨인 아내를 만나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특별한 운명적 만남이 아니었나 싶어요.”
중국 길림성에서도 인구가 70만 정도로 소도시인 ‘반석시’(관광도시)가 고향인 정 설씨는 그 지역 명성처럼 '전문대학 관광가이드과'를 졸업한 재원이다.
올해 ‘대충청방문의 해’를 맞아 이 고장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유창한 한국말로 전문 가이드를 해보고 싶은 것도 그녀의 다부진 꿈이다.
“대학 졸업 후 취업도 하기 전에 한국으로 시집을 왔어요. 언어가 소통되지 않는 어려움에 정말이지 한국에 와서 더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먼저 시집온 다른 다문화여성보다 한국말을 조금 더 잘하는 것도 그 이유죠. 그래서인지 저는 번역일도 하고 있어요. 앞으로 이 일은 계속하고 싶어요.”

말 안 통하는 다문화이웃위해 병원일 등 도맡아

“처음에는 말도 통하지 않고 친구도 없는 외로움 속에 집사람이 무척 힘들어 했어요. 그래서 마음이 짠했던 것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그래서 더 잘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하죠.”
남편 성호씨는 아내를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한국으로 갓 시집온 다문화 이웃들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고 병원일 에서부터 서류정리 하는 일까지 도맡아 도와주고 있어요. 전화가 오면 기꺼이 도와주러 나가는 집사람이 그렇게 대견할 수 없어요.”
순전히 독학으로 한국말을 배웠다는 정 설씨가 선뜻 책 한권을 내오는데 책표지가 얼른 보아 한국 책이 아니다. 연길대학 출판사에서 나온 한국어교본이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 인터넷·문자메시지로 달래

“처음에는 제가 한국말을 잘못해 주로 중국말을 써서인지 큰아이 선미가 동생 은정이보다 말수가 훨씬 적어요. 그래서 둘째는 한국어가 완벽해지면 그때 중국말을 가르치려고 해요.”
신세대인 정 설씨는 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인터넷이나 문자메시지로 달랜다.
“친정 아버지는 6년 전 돌아가시고 친정어머니는 한국에 계시다 작년 4월, 중국으로 들어가셨어요. 엄마와 친척들에게 인터넷이나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주고받으니 값도 싸고 부담이 없어 좋아요.”
3남매 중 둘째인 성호씨는 대구에 사는 형과 옥천에 사는 막내가 있고 부모님은 옥천에서 막내와 함께 살고 계신다.
“명절에는 아이들과 함께 부모님을 찾아뵈어야죠. 자꾸 아내는 셋째아이를 낳자고 하는데 저는 생각 중입니다. 물론 아들을 얻기 위한 아내의 바람이겠지만요.”
작년까지 속리초등, 보덕중에서 다문화강사로 활동했던 정 설씨는 지금은 쉬고 있는 중이다.
정 설씨가 추구하는 한국에서의 알토란같은 ‘꿈과 희망’이 영그러 가기를 기원하면서...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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