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연말에 “바쁘다 바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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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연말에 “바쁘다 바뻐”
  • 박진수 기자
  • 승인 2009.12.2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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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또 어디가려고” 시어머님이 한소리 하신다. “다문화 가정 관련 행사를 한데요” 애기와 함께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 이주여성 며느리를 보고 시어머님이 또 한마디 던진다. “집구석에 붙어 있지 않아”
최근 들어 이주여성을 상대로 한 다문화가정 관련 행사가 여기저기 들려 온다. 행사장에 가보면 20여명의 이주여성 며느리들이 눈에 띄인다. 주말도 아닌 평일에 치러지는 다문화 행사장에는 항상 눈에 띄는 이주여성 20여명만이 참여한다. 막상 가족단위 행사라곤 하지만 가족이 함께 나온 다문화 가정은 거의 없다. 그럴 수밖에 없다. 행사일이 평일일 경우 출근하지 않는 이주여성을 제외한 집에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이런저런 다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현재 이주여성 20여명과 가족단위로 참석한 다문화 가정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주여성 20여명과 복지관을 찾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는 했지만 행사 취지와는 뭔가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남았다. 주객이 전도된 모습은 아니었는지...
현재 보은관내 이주여성의 비율은 전국 자치단체의 인구비율로는 최고치를 달하고 있다. 그런 연고인지 몰라도 관내 다문화 관련 행사는 유독 많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행사가 많을수록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주여성의 입에서 피곤할 정도로 많다는 말이 나온다면 아무리 좋은 행사도 낫내기에 급급한 것은 아닌가 싶다.
이주여성이 시집을 오면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많다.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 정착하려면 주위에 많은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지금 관내에서 진행되는 다문화 관련 행사가 자칫 주최측의 생색내기나 형식에 치우친 일회성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한번 돌이켜보자.
한국생활, 농촌 시집살이를 돕기 위한 주변의 관심이 아니라 이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면 이들은 영원한 이방인, 우리와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여성으로만 취급되는 것이 아닌지...
나라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이주여성을 다문화가족이라는 하나의 틀에 맞추려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이주여성 스스로 자립하고 자발적인 행사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자.
밥상을 차려놓고 먹기만 하라는 식의 행사는 이제 그만하자. 그들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도우미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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