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좋고 교통 좋아 살기 좋은 우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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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좋고 교통 좋아 살기 좋은 우리마을
  • 보은신문
  • 승인 2007.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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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탐방(108) 보은읍 수정리
보은읍에서 영동방향으로 약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수정리(水井里)라는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예로부터 물이 좋아서 수정리라고 이름 지어졌다.
수정리는 마을 가운데로 산등성이가 뻗어 내려와서 산등성이 북쪽마을을 안수정, 남쪽마을을 바깥수정이라고 한다.
마을은 4개의 반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안수정에는 1반과 2반 두 개의 반이 있고, 바깥수정에는 3반과 4반 두 개의 반이 있다.

#우리말로 지어진 예쁜 골목이름
마을이 집단마을로 형성되어 있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마을 골목마다 붙여진 지명이 유난히도 많다.

순 우리말로 붙여진 예쁘고 아름다운 지명이 많지만 왜 그런 지명이 붙여졌는지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마을에는 이제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

먼저, 마을 안쪽에 있는 안수정 1반에는 주막거리와 염송골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수정, 거현간 지방도가 지나면서 모습이 많이 변형되어 옛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보은고등학교 뒤편으로 마을 진입로가 있는데 약간 경사진 언덕을 방고개라고 한다.

방고개 역시 보은고등학교를 지으면서 위치가 변경되어 옛 모습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지금도 그곳을 방고개라고 부른다.

그 언덕을 올라서면 마을이 있는데 그곳이 아랫말이다. 아랫말에서 오른쪽으로 골목이 있는데 그 골목을 골안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조금더 오르면 나지막한 분지가 있는데 그곳을 사람들은 귀경골이라고 부른다.

아랫말에서 조금 더 위로 올라오면 그곳부터 2반이다.

2반 입구에는 옷샘이라는 개인 소유의 샘이 있는데 그 샘물로 목욕을 하면 여름에 땀띠가 없어진다고 한다.

2반은 마을 가운데로 개울이 흐르고 그 개울을 중심으로 양지쪽은 양달말, 음지쪽은 응달말이라고 한다. 마을 가운데 개울 옆에는 우물이 있어 오랫동안 2반사람들의 식수로 사용되어 왔다.

우물 아래쪽으로는 빨래터가 있었는데 한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아 마을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했던 곳이지만 2004년 수정천 정비사업을 하면서 그곳을 복개해 지금은 그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 지금은 우물터와 빨래터, 인근 토지까지 매입해 마을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주민들의 쉼터 ‘정자’
2006년에는 주차장 옆 느티나무 옆에 정자를 지어서 여름철 마을사람들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보은읍에서 1km 남짓 떨어진 곳이지만 산간 오지마을의 정취가 풍기는 공기 좋고 살기 좋은 곳을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개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웃말이 나온다. 웃말에서 오른쪽으로 계곡이 있는데 그곳을 주민들은 강남골이라고 한다. 웃말에서 산기슭을 따라 오르면 해발 약 100m 정도의 산기슭에 아늑한 분지가 있는데 이곳을 웃골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물이나는 샘이 있고, 농토도 있어 지금까지도 농사를 짓고 있다.

그곳에서 북쪽으로 해발 약 200m의 산이 있는데 그곳이 마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그 산봉우리를 왕재봉이라고 부른다.

웃골에서 북쪽으로 산기슭에 있는 농토는 대롱댕이라고 한다. 참 정겨운 이름이다.

그곳에서 조금더 오르면 사랭이고개가 있고, 산등선을 따라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남산이 고개가 있다. 마을의 뒤편, 해가 넘어가는 서쪽에 위치한 이곳을 왜 남산이 고개라고 이름지어졌는지 모를일이다.

그 고개를 넘으면 행정구역상 수한면 발산리이지만 예전에 수정리 마을사람들의 생활터전이기도 했다. 남산이에서 농사를 지어 지게로 곡식들을 지어 고개를 넘어가 팔기도 했고,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할때는 그 고개에서 나무를 하기도 했던 곳이다.

마을 가운데로 뻗어 내려온 산등성이에는 보은축협에서 운영하는 우시장이 있다. 그곳을 마을사람들은 소전이라고 한다. 한창때는 하루에 200마리에서 300마리의 소가 매매되던 곳이 지금은 겨우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산 등성이 날망에는 마을 노인정이 있다. 안수정과 바깥수정 사람들이 모두 편리하게 이용하라고 마을의 중간지점인 곳에 노인정을 지었던 것이다.

#면천박씨의 집성촌
바깥수정을 올라가는 산모퉁이를 지나면 그곳을 동구밖이라고 한다. 지금은 마을 가운데까지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어 교통이 아주 좋다.

마을 가운데에는 마을회관이 있다. 마을회관 뒤편으로 개울을 따라 남쪽이 3반이고 북쪽이 4반이다.

개울을 따라 계속 오르면 약물샘이라는 곳이 있는데 아마도 물이 좋다고 그런 이름이 지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 부근을 구넘고개라고 부른다. 참 재미있는 이름이다.

4반에서 남산이로 넘어가는 고개 부근을 자그너골이라고 하고, 그 입구에서 남쪽으로 약 100m 떨어진 곳에 면천박씨 사당이 있는데 그곳을 잔대넘어라고 한다.

그곳에는 면천박씨 박삼길의 묘가 있는데 세월이 흘러 묘비의 글씨는 알아볼 수 없고 면천박씨의 족보에는 ‘가선대부’, ‘우위도총관부 부총관’, ‘정자헌대부, 호조판서’, ‘지경연 의금부 춘추관사’ 등의 벼슬 명이 적혀있다. 박삼길 선생은 보은읍과 내북면, 삼승면, 수한면 일대에 많은 토지와 임야를 후손에게 남겨주어 당시, 그의 세력을 짐작케 한다.

면천박씨의 후손인 박근모(80)씨는 “예전에는 수정리가 면천박씨의 집성촌이었다”고 밝혔다.

묘소 부근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빼곡이 들어서 있어 경치가 좋아 예전에 보은읍에 있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소풍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2004년 3월 폭설피해로 나뭇가지들이 부러져 지금은 예전의 그 울창하던 소나무 숲을 볼 수 없게 됐다.

#주민들의 원성 샀던 ‘안산’
잔대를 넘어 펼쳐진 앞들을 숨백이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을앞을 가로막아 기다랗게 누워 있는 산을 안산이라고 한다.

마을 앞에 있는 산을 앞산이라고 하지 않고 안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남아있지 않지만 안산은 예전에 주민들의 원성을 샀던 산이기도 하다.

주민들의 원성을 샀던 이유는 산의 모양이 죽은사람을 묶어 놓은 것 같아 마을 사람들이 죽으면 안산을 원망했던 것이다.
안산의 끝과 잔대넘어의 길이 맞닿아 있는 나지막한 고개는 쑥고개라고 부른다.

#암반수 이용한 간이상수도 설치 바람
수정리 마을사람들은 벼농사 위주의 농사를 하고 있다. 일부 농가를 제외하고는 수입이 다른 마을에 비해 적은 편이다.

마을이장을 맡고 있는 김대석(63)씨는 현재 보은농협 이사, 농촌지도자협의회 등 많은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수정리에는 74세대, 17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한창 번성했을 때에 비하면 1/3 정도밖에는 안 된다.

예쁘고 아름다운 지명을 많이 갖고 있는 수정리 주민들에게는 한 가지 바람이 있다.
지표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주민들은 수정리라는 마을 이름에 걸맞게 지하 암반수를 이용한 간이상수도가 설치되었으면 하는 것이 주민들의 소박한 바람이다.

신바람 해피통신 전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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