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노인들이 이용하는 시내버스, ‘효자다리’ 됐으면···
군내 유일한 교통수단인 시내버스.주로 이용하는 주민은 늙고 병들고 몸이 불편한 65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들이다. 군 전체 인구가 3만 8천 명, 이중 노인이 24% 이상. 여기서 좀 건강하고 생활이 괜찮은 노인층은 자가용이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한다. 몸이 불편하고 거동이 부자연스런 노인들만 버스를 이용하는 실정이다.
버스를 이용하는 주민 대부분이 노인들이기 때문에 승차할 때도 간신히 올라오고, 요금을 낼 때도 꾸물거리고 더듬거리기 일쑤다.
◆승차권 구입부터 불편
이처럼 대부분 노인이 이용하는 버스지만 정작 노인들이 버스를 이용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먼저, 승차권을 이용하지 않고 현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많은 불편을 느낀다.
우리 지역에서 승차권을 구입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대다수 주민이 버스를 이용하는 보은읍 4거리에서조차 몇개월전부터 승차권을 구입하는 판매업소가 사라진 실정이다.
승차권 구입이 힘들어지면서 노인들은 현금을 내고 버스를 이용해야 하고, 현금으로 이용하면서 승차권 구입 후 이용시보다 20원을 더 내야 하는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
또한, 현금을 주고받으려니 요금계산, 주리(거스름돈) 계산 등 기사도, 승객도 불편하고 조금은 짜증스러울 수 있다.
기사는 승객을 안전하게 모시는 운행에만 힘쓰고, 돈을 받는 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좀 더 안전한 운행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기사들의 불친절
승차권 구입 불편과 함께 버스기사들의 불친절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월, 보은읍에 거주하고 있는 이 아무 (82) 씨는 “50원짜리 동전과 천원권 지폐를 분류해서 넣는 것을 기사에게 물어봤는데 퉁명스런 답변에 무척 당황했다”는 얘기를 전했고, 삼승면의 조 아무 (68) 씨도 “다음 하차 지점을 물었다가 ‘늙으면 집에나 박혀 있지”라는 소리를 들어 무척 화가 났었다“라는 말을 전했다.
또, 6월21일에는 보은읍에서 김 아무 (66) 씨가 뒷문으로 하차하려고 하자 버스기사가 “앞문으로 내리라”는 핀잔을 주자 함께 타고 있던 주민들로부터 “문여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될 것을 걷기도 힘든 노인에게 앞문으로 내리라고 요구할 필요가 있나?”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매일 격무에 시달리다 보면 노인들을 배려하지 않는 말들을 무심코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내버스는 군민들의 세금이 들어가고 시골에 사는 우리들의 부모인 노인들이 이용하는 노인 전용버스라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이다.
농촌 노인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시내버스가 노인들의 효자다리가 되어 기분 좋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이병탁 기자
취재 후기
버스 승차권 구입과 관련, 군은 “보은읍 4거리에서 시내버스 승차권을 판매하는 업소가 있었지만 수익사업이 안 된다며 몇 개월 전부터 승차권 판매를 포기한 상태”라며 “주민들로부터 ‘왜 승차권을 판매하지 않느냐’는 문의가 들어오면 와이틴 문구사에서 교통카드를 판매하고 있으며, 교통카드 구입시 100원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고 홍보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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