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알프스 절경에 모두들 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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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알프스 절경에 모두들 도취
  • 송진선
  • 승인 2007.05.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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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구간 출입 금지 아쉬워, 보은군 대책 내놓아야
# 1년을 돌아와 보니
지난해 5월 둘째 주 일요일인 14일 군계 종주 첫 발을 내디딘 후 1년 365일을 돌아왔다. 그 안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제자리까지 찾아왔다.
지난 13일 군계와 충북알프스를 종주를 마친 지금 군계 156㎞ 390리 중 마지막 구간인 829봉-658봉-활목고개까지 만 남겨둔 상태이고 충북알프스 49.9㎞는 이날 종주의 마침표를 찍었다.
처음 속리산악회원과 함께 군계마다 의미심장한 발자취를 남기면서 왼쪽 발은 우리지역에 오른쪽 발은 경상도에, 청원군에 담그면서 조금이라도 우리 땅을 넓히자며 왼 발과 오른 발 모두 경상북도 청원군 땅에 딛기도 했다.
우리 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다.
군계 종주의 서막이었던 지난해 5월 첫 번째 탐사구간인 산외면 대원리 활목고개∼금단산∼신성봉∼체메기 고개∼주봉∼원평고개까지 9㎞에서 맞은 보은의 봄 풍경은 연분홍빛깔의 군락을 이룬 철쭉 터널을 지나는 등 아름다운 절경이 펼쳐지는 때였다.
다시 1년이 지난 13일 속리산 문장대에서 산외면 상학봉까지 이르는 구간에서 만난 철쭉 군락은 꽃이 이미 다지고 철이 늦게 든 몇 송이 철쭉만 만날 수 있었다.
올해 때가 빠르고 기온이 지난해보다 더 높음을 알 수 있는 증거다.

# 문장대 구간 쓰레기 천지
군계와 충북알프스, 도계까지 맞물린 산행 구간은 속리산 사무소가 출입을 금지하는 구간이었다.
적발되면 과태료 50만원을 고스란히 물어줘야 할 판이다. 걱정이었다. 제발 잡히지 않길 바라면서 가슴 졸이며 출입금지 산행 구간에 들어간다.
화북으로 올라서 만난 문장대에서 관음봉에 이르는 구간으로 접어들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넘어섰는데 문장대에서 버린 생수병 등 각종 쓰레기가 난잡하게 널려 있다.
과연 이곳이 국립공원인가, 2만불 시대인 지금 국민의식이 이 정도밖에 안되나 싶을 정도였다.
빈 물병으로 가득 찬 쓰레기 봉투를 배낭마다 매달고 등산을 하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지만 우리의 산하를 우리지역의 보배인 속리산을 보존하는데 우리들의 손길이 미쳤다는 자부심마저 들게 한다.
다행히 이후 구간부터는 쓰레기가 눈에 띄지 않았다. 아마 사람들의 손과 발을 타지 않은 탓일 게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깨끗하고 그대로 보존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곳은 굳이 군계 종주를 하지 않더라도 절경을 자랑하는 충북알프스 구간 아닌가.

#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초록빛이 펼쳐놓은 세상은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지 말문이 막힐 정도다. 너무 아름답다, 절경이다. 이 모든 것이 다 부족한 언어였다.
눈이 맑아졌고, 머리가 개운해졌고 가슴이 트였고 몸이 가벼워진다. 사방 어디다 눈을 둬도 다 그렇게 아름다운 세상이다. 그동안 곳곳에 쌓였던 모든 응어리가 풀어졌다.
이 맛에 산을 찾는 것일텐데 이 맛을 산은 우리에게, 자연은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는데…. 인간은 아무것도 주는 것이 없는 듯 하여 너무 왜소하게 느껴진다.
문장대를 지나 관음봉, 묘봉에 이르는 충북 알프스를 오른 등반객들은 정말 아름답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나요. 정말 최곱니다.”저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청주에서 찾았다는 등반객은 보은이 고향인 우리들에게까지 이곳이 충북알프스라며 마치 자신의 고향인 것처럼 자랑을 늘어놓는다.
속리산의 광활한 풍광과 산들바람에 물아일체의 경지를 느끼기 부족하지 않았다.

# 충북 알프스는 말한다
그러면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동안 충북 알프스 종주를 하면서 느낀 것이데 이날 속리산 구간에서는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다. 우리가 충북알프스를 너무 홀대한 것 아닌가. 충북알프스란 이름만 걸어놓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충북알프스를 지정한 보은군과 속리산사무소 간 연계 부족으로 인해 닫힌 공간이 되고 있다. 속리산에 포함된 충북알프스 구간은 늘 닫힌 공간이었다.
당연히 출입을 할 수 없는 공간이다. 들어가는 것 자체가 실정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적발되면 과태료 50만원 감이다.
지정만 해놓고 정비를 하지 않으니 암반이 특히 많은 이 구간은 곡예를 일삼아야 한다. 암벽등반 기회가 적은 일반인들은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다.
아마도 속리산이기 때문에 보은군이 맘대로 시설물 설치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부러 생채기를 내서 계단을 설치하지 않는다면 로프 정도는 설치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중간 중간 등반객들에게 혼선을 주는 삼거리 등에는 이정표를 설치해 안전 산행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깎아지른 듯한 암반을 오르지 않아도 돌아가는 길이 있다면 안내하는 것도 혹시 있을지도 모를 사고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일 것이다.
묘봉, 상학봉 구간에서는 너무 많아 탈인 로프 때문에 팔에 알이 박혔다. 긴장한 탓인지 어깨 근육도 뭉쳤다. 실전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어쨌든 겨우 산외면 신정리로 하산한 이날 산행으로 선 굵은 속리산의 아름다움에 푹빠져 몇 일간 헤어 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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