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의 젖줄 보청천 수질오염 심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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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의 젖줄 보청천 수질오염 심각해
  • 보은신문
  • 승인 1990.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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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물질로 예상되는 흰앙금, 총연장 5㎞에 달해, 빠른 대책 요구되
지난 80년대부터 보은 내북 이원초등학교 앞에서부터 시작된 보청천의 흰 앙금에 대한 원인규명과 대책등이 아직도 마련되지 않은 채, 금년 2월부터 충북대 환경공학과 이상일 교수를 비롯 5명의 연구진들에 의해 조사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 동안 보은 내북면 이원국교 앞 합수머리 지점의 보청천에서부터 생긴 흰 앙금으로 물고기는 멸종을 했고, 흰 앙금은 보은읍 상수도 취수장 3.2㎞상류까지 확장되는 등 주민들의 심리적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보은 주민들의 상수원인 보청천의 흰 앙금은 지난 88년 4월 이원국교앞 보청천부터 하류 2㎞까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금년 3월에 실측한 결과 보은읍 학림리 대바위 앞까지 3㎞가 더 확산된 것으로 나타나 오염구간은 총 연장 5㎞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40여년전부터 보은군 내북면 이원리 구봉산일대 10여곳의 토석채취로 인해 광물질이 겉으로 드러나면서 80년도 보은지방에 내린 홍수물로 지하 깊숙이 스며 떠내려 왔을 것이라고 이 일대 주민들은 추정하고 있다. 내북 이원 구봉산 일대 토석채취를 하는 곳은 현재 6곳으로 산림훼손면적은 7만5백81㎡에 이르고 있으며 일부 폐광된 토석채취장 밑 도랑물에서도 흰 앙금이 형성된 채 흘러내리고 있다.

구봉산 일대에서 캐내는 토석은 황화철(FeS₂)이 많은 편마암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암석에 함유도힌 황화철이 공기중의 산소와 물과 접촉, 산화작용을 일으키면서 PH(수소이온농도) 2∼5의 강한 황산(H₂SO₄)을 생성하는 것으로 대전 지방환경청이 밝혔다.

이와 같이 생성된 황산은 암석속의 철, 황, 알루미늄, 칼슘, 마그네슘 등 금속물질을 용해, 지하수를 오염시킨 뒤 이원국교 앞에서 상궁저수지쪽의 물과 토석 채취하는 곳의 물이 마나면서 중성으로 되고 산성물에 녹아 흐르던 금속물질이 용해도가 낮아 응고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2차에 걸쳐 보청천에서 채취한 흰 앙금시료를 대전 지방 환경청이 한국화학연구소에 의뢰 분석한 결과 알루미늄(AI) 23.7∼26.5%, 규소(Si) 17.7∼19.9%, 철(Fe) 5.17%로 구성되어 있고 칼슘(Ca), 티타늄(Ti), 마그네슘(Mg), 망간(Mn), 인(P), 황(S) 등이 소량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흰 침절물의 성분중 알루미늄은 물고기에게 매우 유해한 물질로 물고기가 서식을 못하는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관계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런 이면에는 보청천 16개소의 시료를 채취 분석한 결과 흰 앙금지역에만 유일하게 알루미늄이 검출되는 반면 나머지 금속화합물은 물고기가 사는 지역이든 아니든 모두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대 환경공학과 연구진이 금년 2월부터 2회에 걸친 내북 이원 구봉산 계곡류와 보청천 본류의 합류지점 침전물(앙금)에 대한 현지조사에 의하면 PH가 2.6∼4.5로 나타나고 있으며 계곡 인근지역의 지하수도 대부분 오염된 것으로 관찰하고 있다.

이는 구봉산의 주암석이 황철광(FeS₂Pyrite)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황철광이 공기중의 산소와 결합, 산화되어 PH가 4.5까지 낮아지며 자가 영양 박테리아 의해 황산이 생성되어 PH 2.0정도까지 낮아진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노천광의 주류를 이루는 미국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으며 미국 애팔래치아 산맥 근처의 수계는 1만6천㎞가 오염되어 있다.

충북대 환경공학과 연구진에 따르면 보청천의 수질은 산성인 표층수 및 지하수에 의해 암석에 함유되어 있는 많은 중금속이 용출되고 있으며 수질기준을 초과하고 흰 앙금의 주원인으로 봄과 동시에 흐르는 앙금 침전은 수소이온농도의 상승에 따른 중금속이온 수산화물 형성과 인근 농경지에서 유입되는 소량의 무기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산외면 계곡에서도 PH 3.9∼4.5정도 낮은 것으로 분석하였고 흰 앙금의 생성량은 물의 유속이 빠른 곳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흰 앙금 생성시 물의 혼합 및 교반강도가 중요한 인자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충북대학교 환경공학과 연구팀은 보은군의 의뢰를 받아 금년 2월부터 시작하여, 오는 5월말경 보청천의 흰 앙금에 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등을 밝힐 예정으로 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충북대 이상일 교수의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대책을 세울 계획”이라며 “이원 구봉산 일대의 토석채취의 허가기간을 금년 2건, 91년도 2건, 93년도 1건, 95년도 1건을 끝으로 토석채취를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지방 환경청에 따르면 “작년에 보청천의 수질오염에 대해 군의 의뢰를 받아 연구했지만 역학적 조사가 수반되어 하기 때문에 정밀검사는 못한 상태”라며 “아직까지 인체에 해가 없는지 있는지의 판단은 곤란하며 산성쪽으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봐선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가 먹는 식수의 중요성은 새삼 거론하지 않아도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의 조건이며, 양질의 물을 마셔야 함은 물론이다. 보은인의 젖줄인 보청천의 금속물질 오염은 이제 소극적 태도의 대책을 벗어나 과감한 강구대책을 펴지 않는 한 주민들의 가중된 불안은 해소시킬 수 없을 것이다.

일본 도마야헌 금속광업소에서 유출된 광독이 상수와 농지를 오염시켜 만성 카드뮴 중독으로 기침만으로도 늑골이 절골되는 무서운 병인 ‘이타이 이타이병’이 바로 중금속 수질오염으로 인한 것을 상기하더라도, 보청천 수질오염의 원인규명과 대책은 예산이 많이 든다는 명목을 벗어나 국민건강을 위한 정부 차원에서 하루빨리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보청천의 수질오염 문제는 나 자신이나 기업체, 정부의 문제로 귀착시키는 데서 더 나아가 우리 사회전체의 문제이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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