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밀 재배 방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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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밀 재배 방안 모색
  • 보은신문
  • 승인 199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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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 협상안 타결로 우리 농업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농업 여건이 열악 기계화의 경우 밭은 파종부터 수확까지 대부분을 인력에 의존하고 있어 기계로 농사를 짓고 있는 외국농업과 경쟁력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 이렇게 외국농산물과 비교해 수지가 맞지 않아 재배되지 않는 농산물이 차츰 증가하고 소비자들도 가격이 보다 저렴한 외국농산물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입농산물에 밀려 사라지고 있는 우리농산물이 차츰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농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은 생산단가를 낮추면서 저공해이고 질 좋은 우리 농산물을 생산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는 바로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소비자들은 조금 비싸더라도 저공해이고 우리 것 우리 토양에서 재배된 농산물이라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요즘의 소비패턴이 잘 말해주고 있다.

밀도 마찬가지이다. 보은군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밀 재배 농가가 단 한 농가도 없었으나 올해는 7농가가 참여했다. 이미 사라졌던 우리 밀이 다시 군내에서 재배된 것을 지키자는 의미로 밀 재배농민과 행정관련자 농업기술 지도 및 밀뿐만 아니라 우리 것을 지키자는 의미로 밀 재배 농민과 행정관계자 농업기술지도 관계자 유통분야,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좌담회를 개최했다. 다음은 좌담회에서 논의된 요지이다. <편집자 주>

일시: 1994. 7. 13
장소: 보은신문사
사회: 본사 이환욱 사장
참석자: 군 산업과 김정수 과장, 농촌지도소 기술보급과 김흥구 과장, 보은 농협 안종철 조합장, 농민후계자 연합회 박행규 부회장 이승식 사무국장, 농민후계자 구용섭씨, 밀 재배농민 박노순씨. 우화제씨
기록정리: 송진선 기자.

밀이 사라진 이유는
사회: 주식 및 부식으로 보리보다 더 많이 이용되고 있는 우리 밀이 농민들이 재배하지 않고 있고 행정기관이나 관련기관에서 장려하지 않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김정수: 밀가루의 수요는 국수 등 주, 부식용과 과자 등 간식용으로 수요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으나 질적인 면에서 떨어지고 생산비가 외국보다 월등히 높아 농가에서 수익성이 없어 자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밀 대체작목인 채소, 과수 등의 소득작목으로 전환토록 권장해왔다.

김흥구: 밀은 전국적으로 70년도에 9만6천7백ha를 재배했고 80년에는 2만7천8백68ha, 90년에는 1백64ha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는 보리보다 생육기간이 길어 후작물 파종기가 늦어지고 수량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기존 품종의 단위당 소득도 보리보다 낮아 농민들이 소득위주로 작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기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안종철: 과거에는 보리고개가 있을 정도로 식량 부족 현상을 겪었다. 쌀은 겨울 식량이고 밀은 봄여름 식량이었는데 밀이 점차 사라진 것은 밀이 없어도 먹을 것이 충분하니까 밀 농사를 안 지었을 것이다. 지금도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다면 아마 밀농사를 계속 지을 것으로 본다.

박노순: 과거 밀은 재배했을 때는 기계는 전혀 없고 인력에 의지해 인간비 등 생산단지가 높았다. 그래도 정부에서 높은 가격에 수매를 하면 수지가 맞을 텐데 밀수매가격이 낮아 수지를 맞출 수가 없어 안 짖는 것이다. 밀 재배하는데 드는 인력과 노력을 다른 작물 재배하는데 기울인다면 밀에서 얻는 소득보다 훨씬 더 높다.

사회: 여려 이유로 우리 지역에서 밀이 사라졌는데 사시 보급 재배하게 된 이유와 농민으로서 밀을 재배해본 소감은?
구용섭: 밀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농민후계자로서 농산물 유통을 담당하면서 소비자들의 농산물에 대한 경향을 알았기 때문이다. 대도시에 농산물을 유통하면서 처음에는 기존 양곡사에서 잡곡을 구매해 판매를 했는데 도시 소비자들은 가격의 고하를 막론하고 이게 진짜 우리 농산물이냐고 물을 정도로 우리 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대단하다.

그러나 많은 농산물이 수입농산물에 잠식당하고 있어 이러한 현실을 극복 우리농산물을 보급해 보자고 생각해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밀이었으므로 농촌진흥청에서 밀 씨앗을 확보 군내 농민들에게 보급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보리 수매 가격에 10%를 가산해주는 조건으로 군내 7농가와 계약 재배를 한 것이다.

우화제: 올해 4백평에서 밀을 재배했는데 콤바인 포대로 31개가 나왔다. 그리고 밀을 정선 수매하기 위해 40Kg 단위로 22가마가 조금 넘었는데 작년만 해도 보리를 재배했는데 똑같은 평에서 보리보다 훨씬 많이 나와 동네 사람들도 밀농사도 지을 만 하다며 지어보겠다고 해서 내년에 10농가에 종자를 줄 계획이다.

밀 재배해 볼만한 작물이다.
사회: 일단 밀은 재배가 시작되었고 밀이 어느 정도 농민들에게 소득이 보장되어야 농민들이 밀을 재배할 것인데 밀 수매 가격이 어느 정도이고 과연 농민들이 재배할 소득작목으로 적당한가?
구용섭: 올해 농민들이 생산한 밀 수매가는 1등 40Kg 가마당 2만9천원으로 결정했다. 작년 수입 밀가루 1Kg에서 5백 원 우리 밀은 1천5백으로 3배나 비쌌는데도 반응이 좋았는데 농민들이 밀을 생산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가공까지 할 때는 배 이상의 소득을 보장 할 수 있다고 본다.

안종철: 수매가를 1등의 경우 2만9천원씩 해준다면 가격면에서 볼 때 절대로 낮은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게다가 후작이나 밀 가공만 잘하면 소득을 훨씬 높아질 것이다. 다만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하락될 수 있으므로 과잉생산에 따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구용섭: 밀을 보급하게 된 것은 우리의 밭작물이 사라지고 있다는 안타까움으로 농민운동 차원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농협과 합작으로 밀을 보급하려고 했는데 농협에서도 과잉 생산을 우려, 참여를 기피했다. 밀 재배 면적의 확대로 밀 생산량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되는 것을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다 같이 고민해야 하고 다양한 가공법을 개발, 소비를 확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흥구: 고령의 농민들에게는 재배해 볼 만한 밀이 과잉생산 될 것을 우려만 할 것이 아니라 소비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일례로 보은농협 예식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수를 우리 밀가루를 이용한 국수로 하는 등의 적극적인 소비방법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승식: 밀이 재해할 만한 작목이라고는 하나 젊은 농민보다는 고령의 농민이 재배해 볼 수 있는 작목인 것 같다. 올해 3백평에 양태를 재배했다는데 단기 작으로 2백7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밀이 64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차이가 난다. 이를 볼 때 젊은이보다는 노령층에서 후작을 하며 지을 수 있는 작물인 것 같다.

박행규: 밀은 경쟁력이 없는 작물이 아니다. 생산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후계자연합회에서도 우리 밀을 살리는 차원에서 탄부 보청천 고수부지에 대규모로 밀을 재배할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밀 지속적으로 재배되기 위해서는
사회: 앞에서 밀을 가능성 있는 작물이라는 것에 공감을 했으나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은 것 같은데 과연 어떻게 해야 가겠는가?

우화제: 올해 밀을 재배해 보니까 과거보다는 쉬워졌다. 내년에는 4백평에서 7백평으로 확대 재배해 볼 생각인데 밀 재배 기술 보급이 필요한 것 같다.

박노순: 밀 재배 후에 심을 후작 개발이 필요한 것 같다. 현재 찰옥수수를 심었는데 적두를 파종해도 좋은 것 같으나 출하 시 가격 보장이 안 돼 불안하다. 그러므로 지도소에서 소득이 높은 후작물을 개발해 밀 재배 농민들에게 제시해줘야 한다.

박행규: 농사를 소득과 결부되므로 소득이 많다면 지금도 밀을 재배할 것이다. 밀을 소득작물로 재배하기 위해서는 생산단가를 낮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지정리 및 기계화가 추진되어야 한다.

구용섭: 생산된 밀은 소포장 밀가루, 건면, 생산 판매와 칼국수, 수제비 등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인데 이번에 재배해 보니까 소규모의 면적이 떨어져 있어 수확 시 기계이용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밀 재배지를 대규모로 집단화시켜야 될 것으로 보인다.

안종철: 밀은 누구든지 쉽게 지을 수 있는 작물이다. 행정기관에서는 종자와 농약대를 지원하고 지도소에서는 품종 개량과 후작지도 농협에서 소비 촉진을 위해 일한다면 밀을 보은의 특산물로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흥구: 생산비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밀 수확 후 재배할 수 있는 후작물 개발 보급과 우리 밀을 애용하는 국민정신 자세 확립이 필요하다.

김정수: 작물재배는 단순한 식량 확보가 아닌 소득과 연관이 있다. 밀도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이 우리 것에 대한 선호도를 우리 밀을 재배한다고 해도 농민은 밀 재배로 소득을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단가를 낮추고 우량종자를 개발해야 한다.

사회: 이번 좌담회를 통해 밀이 재배 가능성이 있는 작물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젊은 농민보다는 노령의 농민들이 크게 힘들이지 않고 재배해서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작물인데 밀 재배 농민들이 계속해서 밀을 재배하도록 학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지도소에서 종자 개량과 후작물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행정기관에서도 유휴농지에 밀을 재배하는 등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밀을 우리 군의 특산물로 가꾸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또한 농협에서도 토종을 살린 다는 의미에서 밀 생산부터 유통가공까지 관심을 가져야 하고 앞으로 오늘의 이 좌담회를 계기로 토종으로 고가이며 우리 지역적인 것을 개발해야 한다고 본다. 장시간 좋은 의견을 나눠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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