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한기(農閑期)없는 농촌건설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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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한기(農閑期)없는 농촌건설 시급
  • 보은신문
  • 승인 1991.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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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부체계 개선…전천후 영농 추진해야
한겨울-눈덮인 초가지붕에 하얗게 피어오르는 저녁연기가 낭만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모사는 농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점과 특히 농민들의 생산현장에 있지 않고 놀고먹는 시기임을 인식시키기도 한다. 옛부터 우리나라의 농촌은 할아버지가 고추농사를 지으면 아버지도 그 농사를 짓고 아들도 고추농사를 짓는 것이 상례화 되어 왔고, 의례껏 겨울이면 잠시 쉬어야 한다는 당연한(?)모순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속에서 농촌이 도시에 비해 가난하지 않으려면 그리고 수입농산물과 싸워 이기려면 농민들의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농한기 없는 전천후 농업방식을 도입, 생산적인 농촌이 건설되도록 농민 스스로가 자신을 일깨워야 하는 것이다. 주위의 여건이 어려운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농산물시장의 완전개방을 주요 골자로 하는 우루과이 라운드 농산물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가게 되었으나 농업분야의 개방 압력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시종 이관되게 식량안보 논리를 방패로 삼아 시장개방을 거부해 왔고 농민보호라는 입장에서 쌀시장 개방압력에 필사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를 감싸고 있는 구체적인 분위기는 쌀시장이 곧 개방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정부에서도 양특적자를 내세워 농민들이 생산한 쌀조차 사주지 안는 실정이라 농민들은 막막하기 이를 데 없는 위기감에 처해있다. 그리고 대기업에서는 외국산 농산물을 앞다퉈 수입, 전형적인 농촌고장인 보은에도 이미 수입 고사리며 감자, 바나나, 키위 등 이 상점에 진열되어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중에도 농협이 실시한 쌀 수입 개방 반대 서명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미국 등 UR주요 협상국들의 쌀 수입개방 압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UR협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우리 농민의 생존권과 국민의 생명 창고를 보호하여 농촌과 도시가 함께 사는 것을 위해 농촌돕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나라의 생존권과 결부되 농업을 보호하고 농촌을 지키는 데에는 농민, 농업, 농촌을 둘러싼 보호막도 중요하지만, 불합리한 영농제도를 과감히 개선하고 농민을 위한 정책이 수립될 수 잇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고, 농민들 또한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가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현재 도시와 비교해 상대적인 빈곤감을 느끼는 우리 농촌은 농한기를 없애야 하는 1차적인 문제에 부딪혀 있다. 우리 군의 경우 논농사, 밭농사로 3계절을 보내고 나서 겨울 한철에는 영농을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겨울철의 농작물 재배는 기후 조건이 맞지않아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데 현재 영하의 날씨속에서도 농산물을 생산, 짭짤한 소득을 올리는 농가들이 있다.

그러나 농촌의 실정을 파악해 볼 때, 한 해 농사지은 작물을 수확해서 얻은 수익금으로 1년 살림을 꾸려야 하는 농민들로서는 겨울철 시설채소의 재배를 위해 하우스를 설치하는데 따르는 시설비의 부담이 커, 정부의 관심이 요구된다. 예전에 우리 군은 아무리 많은 경작지에서도 단기작이거나 겨우 사이짓기(間作)에 불과했으나 4~5년 전부터 논 한가운데에 하우스를 설치해 4모작까지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하우스 설치로 겨울철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곳은 극히 일부 지역에 불과하다.

이들 하우스에서는 대부분 저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상치와 시금치를 재배하고 있고 특히 탄부면에서는 열풍기를 설치해 드레싱법 오이재배로 큰 소득을 을리고 있기도 하다. 이럴 경우 쌀농사로 얻는 수익과 하우스의 설치로 단옥수수-수박-채소-채소-오이 등 연 4기작의 작부체계로 개선하여 얻는 수입을 비교하면 분명히 농민들의 의식이 개혁, 다각적인 경이용이 제고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쌀 수확 하나로 경지이용을 마감하고 다음해 봄까지 놀리던 땅을 하우스 설치로 1년내내 쉬지 않고 작물을 재배 생산해 낸다는 것은 그만큼 농민들의 스스로 살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방안이요, 자구책 마련에서 얻은 결과로 볼 수 있다.

탄부면 고승리 임실경 씨(45)의 경우 지난 봄 농촌지도소의 기술지도를 받아 3백평의 하우스에 방울토마토를 재배, 7백여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후작으로 혀재 오이를 재배하고 있는 데 드레싱 재배를 실시, 품질이 균일한 고급상품을 생산해 시설재배 농가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임실경 씨는 추운 겨울데도 오이를 재배 높은 가격대에 출하하기 위해 오이재배 하우스에 열풍 시설을 설치하여 전천후 농업에 대비, 현대도 5~7일에 한 번씩 오이를 수확 소득을 오리고 있다.

이와같이 시설채소 입식으로 경지이용을 높이는 것 뿐만아니라 단일 품목으로 1년내내 수확 할 수 있는 느타리 버섯 재배 농가도 점점 늘고있는 추세이다. 볏짚이나 폐면을 활용해서 재배하는 느타리버섯은 보은읍, 내속, 삼승, 회남, 회북, 산외면의 30가구에서 재배돼 현재 보은, 청주, 대전 등지로 판매중이다. 특히 느타리버섯은 농업 부산물인 볏짚과 쓰지못하는 폐면을 이용해서 재배하므로 재료비의 절감을 가져오고, 4kg 한상자에 최저 6천원에서 최고 1만 2천원까지 출하되고 있어, 대만등지 보다 싼 가격인데다 품질도 좋아 판로만 개척된다면 수출 유망작목으로 손꼽히고 있다.

농촌지도소에서는 올해 겨울동안 농한기가 따로 없는 전천후 영농으로 앞으로도 시설채소 등 소득작목의 입식을 위해 농민교육 일정을 잡고 취나물, 상치, 시금치, 딸기, 옥수수, 감자 등에 대한 집중교육을 실시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새로운 분야의 시도를 위해 91년 한해동안 원예분야의 시설채소와 과수, 특작분야의 느타리버섯, 축산분야의 한우·낙농·특수가축 등에 대해 농민 약 5백명을 대상으로 선진시 견학을 실시, 새로운 기술도입 및 작목입식으로 잘사는 농촌을 건설하기 위해 힘쓰기도 했다. 지금 농촌은 농한기가 따로 있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은 점점 거세지고 생산해낸 농산물 마저 제값 받고 팔기 힘든 세상이 되어농민들의 심정은 그저 막막하기 이를 데 없다. 따라서 농산물 수입개방에 대응하고 현실적으로 잘사는 농촌을 건설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소득작목 개발과 이에대한 농민들의 인식제고가 뒤따라 농한기 없는 농촌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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