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속리산 국중대회의 이모저모
하늘과 땅이 열린 우리 민족의 객궁 10월 3일 개천절 지금부터 4323년전에 우리의 옛조상들이 큰 덕과 어진 마음을 함께 갖춘 단군왕검을 지도자로 모시고 아사달에 도읍하여 국호를 조선이라고 세운 날이 바로 개천절이다. 이날을 기념하는 개천절 국중대회는 단군시대때부터 전해져 큰행사로 치뤄지던 민족의 대잔치로서 한민족이 하나가 된다는데 의미를 두고 삼신님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천의식을 치루고 맛있는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으며 밤을 세워 춤추고 노래하며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하루를 즐기는 신인일체(神人一體)가 되는 전통행사이다. 지난 2일과 3일 양일간 내속리면 사내리 삼신사캠프(관장 조자룡)에서 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있은 개천절 속리산 국중대회는 이같은 고유 제천의식을 현대에 부흥시킨 행사이다. 특히, 속리산 국중대회는 삼신사캠프 조자룡관장이 민족의 모태를 찾기위한 노력과 정성으로 올해고 7번째 속리산에서 치루는 것으로 국중대회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도 해마다 활기차게 열릴 수 있게하는 원동력이 되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개천절 하루 전날인 2일 오후부터 가족단위, 단체별 또는 각개인 누구나가 참가, 전통을 기리고 개천절을 기념하는 국중대회를 개최한다.
저녁 7시 삼신사캠프에 모인 사람들은 먼저 한민족의 모태인 삼신을 모신 삼신사에서 삼신제를 올려 삼신님에게 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제에 올린 제물과 술을 나누어 먹으며 한바탕 흔쾌하게 악기를 두드리며 춤을 추고 논다. 이것이 곧 홍풀이이다. 둥근마당 가운데의 큰 우산같이 생긴, 지상과 지하의 모든 신들이 모여 쉴 수 있는 상징물 만천산에서 홍풀이를 갖는다. 이 국중대회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은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구경하려고 오는 것이 아니라 삼신님의 자손됨을 자각하고 감사하며 다같이 한민족의 일원으로서 함께 어울리기 위하여 참여하는 마당이기 때문에 이 안에서는 사회적 신분의 차이나 남·녀의 구별이 없이 신명나는 한판의 마당굿을 펼친다.
이렇게 흥겹게 어울려 놀다가 10시가 되면 안마당에 모여 돌로 된 떡판위에 익힌 찹쌀을 놓고 너도나도 돌아가며 떡메를 쳐서 떡을 만들어 먹는다. 도깨비 탈을 쓴 사람이 도깨비 술(막걸리)을 돌리며 이를 마시고 너나없이 악기를 두드리면서 덩더쿵 가락을 맞추어 흥에 겨운 춤을 추고 노래도 부르며 밤을 밝힌다. 3일 개천절 아침 6시30분 삼신님에게 올릴 제물을 앞세우고 사물(북·장고·꽹과리·징)을 치며 삼신사 수련장 뒤쪽에 자리한 태백봉으로 올라간다. 태백봉은 속리산의 주봉인 천황봉을 비롯하여 비로봉, 문장대, 문수봉, 관음봉, 묘봉 등 속리산의 장엄한 모습을 한 누에 조망할 수 있는 신령스런 봉우리이다.
이곳 태백봉에 짊어지고 온 상을 펴고 가을에 수확한 과일등의 제물을 차린 뒤 '온 세상을 평화롭게 하고 민족통일을 염원'하는 천신제를 지낸다. 삼신님에 제사드리는 것은 개천절에 반드시 하는 것으로 삼신님을 한 민족의 모태로 생각하는 민족의 오랜 전통이다. 삼신사에 돌아와서는 순두부를 만들고 비지찌게를 끓여 아침을 먹고 국중 대회의 의미와 삼신문학에 대한 진지하고 열띤 강의와 토론이 이어지는데 이러한 대화속에서는 종교의 차이까지도 극복된다. 이 모든 행사가 끝나고 삼신사에 올라가 삼신님에게 하직 인사를 올린 다음 삼산사 수련당을 떠난다.
내년 개천절에 다시 모일 것을 다짐하면서……. 조자룡박사는 "개천절이야말로 우리나라의 연중 가장 뜻깊은 날로서 민족 최고의 명절이고 대잔치라는 생각으로 국중대회에 함께 참여하고 즐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엄숙하면서도 흥겨운 개천절 속리산 국중대회는 앞으로도 그 명맥을 이어 계속 확산될 것이다. 다만, 속리산에서 치뤄지는 국중대회이니만큼 우리 보은군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주체가 되는 대회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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