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아래 첫동네 신선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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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래 첫동네 신선을 만들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24.01.11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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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속리산 천왕봉 금강을 만들다

글 싣는 순서
1. 하늘아래 첫동네 신선을 만들다. 
2. 물은 흘러 속리구곡이라 부른다.
3. 동학농민군의 처절한 외침을 듣다. 
4. 고봉 김정선생, 이상 정치를 키우다
5. 깃대의 기상과 오천 군사 목을 축이다.
6. 절세의 기재 최수성의 마을 원정리.
7. 흘러간 물은 다시 청산에 잠기다.
8. 비단의 금강, 백제 문화를 만들다.

 작은 개울이든 큰 강줄기는 그 시작이 있으며 산을 넘지 못하고 아래로 흐른다. 속리산 천왕봉은 옛 고서 '신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속리(俗離) 삼파수(三波水)라 불리고 있다. 천왕봉에서 발원한 물은 아래로 흘러 한강, 낙동강, 그리고 금강으로 흘러 세갈래로 흐른다고 전하고 있다. 물은 산을 넘지 못하고 작은 하천이 모여 우리의 삶의 터전을 만들고 다시 아래로 흐른다. 보은은 지정학적으로 백두대간중 한남금북정맥을 배산을 형성하고 있어 비단처럼 펼쳐진 금강의 발원지 마을을 따라 삶의 터전속에 묻어있는 문화와 역사의 이야기를 담는다. <편집자주>

 

 

마을뒷산이 천왕봉과 소천왕봉.
도화리 마을뒷산의 천왕봉과 소천왕봉.

속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시작하는 첫동네는 속리산면 도화리 마을이다. 신선들이 산다는 의미를 지니고 이 동네는 복숭아 꽃이 만발하다해서 도화리라고 불린다. 도화리라는 마을이름 이전에는 웃대목과 아래대목이라 불려 ’대목골‘ 이라 불리었다. 
완만한 계곡 사이로 한참을 들어가다 보면 갑자기 눈앞에 우뚝 솟은 천왕봉은 누가 뭐라해도 하늘의 왕, 천왕이라 불릴만큼의 위엄이 느껴진다. 지금은 도로가 잘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보은의 오지중 오지인 산골오지로 알려져 있었다.
지금은 천왕봉을 오르기 위해 많은 등산객들이 도화리 마을을 찾고 있다. 도화리는 조선의 명장 임경업 장군의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임경업 장군이 무예를 닦고 속리산으로 돌아가다가 보니 봄철 복숭아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루고 있는 마을이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천왕봉이 높고 골짜기가 깊어 가마골이라 불리는 지명을 비롯 감투 모양을 하고 있는 감투봉, 작은 천왕봉이라 불리는 소천왕봉 아래 인자바위가 절벽을 이루고 있다. 
도화리에는 한국의 민속에 빠져 1983년 정이품송이 위치한 골짜기에 자리한 조자룡박사의 흔적이 남아있다. 마을 입구에 고 조자룡박사의 업적을 기르고 추모하기 위한 비석이 세워져 있으며 그의 묘소도 도화리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봉우리가 큰 바위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화리 마을에는 커다란 돌과 바위가 눈에 뛸 정도로 많다. 바위가 넓어 ‘너분바위’ ‘노장바우’ ‘마당바우’등 그 모양과 생김새에 따라 저마다의 이름을 달고 있다.
 속리산 천왕봉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첫동네 도화리를 지나 세거리라 불리는 삼가리를 만난다. 보은과 경상북도 문경으로 가는 세 갈래 길이 있어 삼가리라 불리웠다는 이 동네 역시 역시 임경업 장군과의 연관된 이야기가 전한다.
속리산에서 수련을 하던 임경업 장군은 이 마을 뒷산인 형제봉에서 오얏꽃이 핀 마을을 바라보고 감탄하여 ’이화동‘ 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마을 삼가리는 길만 세갈래로 나뉘는게 아니라 물줄기 역시 세갈래가 합수되는 곳이라 하여 한ㅤㄸㅒㅤ는 삼계촌이라 불리기도 한다. 1962년 지금의 삼가저수지가 형성되면서 마을 터는 대부분 수몰되었고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가 좁아 불편했던 도로는 2001년부터 확.포장공사가 진행되어 지금은 2차선도로가 시원하게 개설되었다. 지금은 삼가리 마을의 명소가 된 삼가저수지는 비룡저수지라는 본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제법 큰 도로의 삼거리가 형성되어 삼가리 지명을 실감나게 하고 있다.
이곳은 삼가저수지가 담수되기 이전부터 ’용나래기‘ 라고 불리던 곳이어서 마치 저수지가 생길 것을 미리 예견했던 것처럼 신기한 일이다. 용나래기라 불리던 곳에서는 예전부터 물웅덩이가 있었는데 그 깊이를 가름할 수 없을 정도로 명주실 한 타래를 풀어 놓아도 그 끝이 닿지 않았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이 삼가리 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보은토종대추의 집산지였다는 점이다. 삼가저수지가 생기기 이전부터 보은대추꼬지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대추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당시 삼가리의 대추나무는 크기나 수량을 가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는 점에 오늘의 보은대추의 명성을 낳게 한 마을이라는 점에서 꼭 기억해야 할 이야기였다.
 지금 삼가리는 1.2리로 나누어져 있다. 속리산 천왕봉 아래 도화리 마을을 시작으로 삼가1리를 지나 삼가저수지로 담수면적을 채운 물은 다시 서원계곡으로 흐른다.
 삼가저수지에서 잠시 머물다가 다시 흐르는 물줄기는 경상북도 상주시로 가기전 삼가2리의 물줄기도 합수되어 저수지에 담수가 된다. 상주시로 가기전 삼가2리에는 옛 수정초등학교 삼가분교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폐교 후 지금은 많은 외지인들이 찾아오는 캠핑장으로 탈바꿈했다.
 주말이면 캠핑객들로 꽉 찰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곳은 삼가저수지와 어우러진 보은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서 천왕봉에서 시작된 물이 흘러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을 연출하는가 하면 사람들이 살면서 문화와 역사를 담고 삶의 터전을 만들어주고 있다.

민속학자 고 조자룡 박사의 추모비.
민속학자 고 조자룡 박사의 추모비.
도로 확장으로 더 넓어진 삼거리.
도로 확장으로 더 넓어진 삼거리.
삼가리 도로 확장 기념비.
삼가리 도로 확장 기념비.
삼가분교에 자리한 농촌체험장.
폐교된 삼가분교에 새로 탄생한 농촌체험장.
삼가저수지라 불리지만 본 이름은 비룡저수지.
지금은 비룡저수지라 불리는 삼가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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