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은군 양묘장 내에 있는 정이품송 후계목들이 신음하고 있다. 후계목들이 커가면서 비좁은 공간에 따른 피압(나무들간 경쟁에서 지는 것)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보은군은 2008년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정이품송 솔방울에서 씨앗을 채취해 묘목 생산에 성공했다. 이후 2010년부터 장안면 오창리와 개안리 2곳의 군유림 2.4ha에서 후계목을 키우는 양묘장을 운영해오고 있다. 군은 이들 자목들이 폭풍 성장함에 따라 이곳에서 자란 정이품송 후계목과 정부인 소나무 자목 포함 2만1000본 중 1만7000본을 3~4년에 걸쳐 오창·개안·중판·기대·교암리 등으로 이식했다고 한다. 하지만 4000본(개안리 3000본, 오창 양묘장 1000본)의 자목이 아직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기존 양묘장에 방치돼 있다. 어린나무가 부쩍 성장해 이식을 기다리는 후계목들 중 큰 것은 키가 10m 가까이 자랐다.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있다 보니 곁가지가 죽으며 본줄기만 성장한 자목들도 꽤 눈에 띈다. 정이품 후계목이 조경용이기보다 목재용 나무에 가깝게 성장해 안쓰러움을 사고 있다. 이른 시일 내 양묘장에 남아 있는 자목들의 넓은 공간으로의 이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논란을 부르며 이목을 끈 정이품 후계목의 민간 분양도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군에 따르면 올해는 후계목 200본 분양 목표를 설정했지만 절반 정도(1본에 120만원)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민간 분양을 신청받아 높은 경쟁률로 인해 추첨을 통해 분양했으나 올해는 분양신청률이 목표치에 미달했다는 군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