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진세상 
상태바
풍진세상 
  • 보은신문
  • 승인 2023.09.21 0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88>

 산간벽촌까지 전해오는 요즘 세상소식은 편안하지 않고 불편하게 한다. 땅이 요동치고 물이 범람하는 지구촌 곳곳 천재지변으로 수천수만 명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선생님들이 무지몽매한 이들의 패악질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전대미문 천인공노할 사건이 비일비재하다.

 정치권도 대화와 타협 없이 서로를 타도대상으로 삼아 연일 유치한 싸움질만 해댄다. 뜬금없이 철지난 구시대적 멸공 이데올로기 타령은 그나마 웃음을 짓게 한다. 인사만사인데 인정받는 합리적 성향의 인사보다 과격하고 투쟁적인 편향된 인사를 우선시 하는 느낌을 준다.

 힘을 북돋우고 희망을 주는 미래 청사진 제시는 아득하다. 이러하니 촌부조차 정치를 걱정해야하는 풍진세상이라 할만하다. 모름지기 정치의 역할은 국민들이 편안한 삶을 영위하게 하고, 사회 질서를 바로잡아 무모한 사건사고 등으로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하여 이 풍진세상에서 바라는 소원은 태평성대이다. 태평성대하면 지금으로부터 약4300년 전 대륙의 요순시대 백성들이 불렀다는 격양가를 대명사로 꼽는다.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고/ 우물 파 물 마시고/ 밭 갈아 내 먹으니/ 임금의 혜택이/ 내게 무엇이 있다더냐.”

 아마 신석기였을 그 시대쯤에는 임금이라 불렸지만 나라라는 규모의 개념보다 커봤자 보은군 1~2개 면 정도의 크기였을 것이다. 사기에 따르면 그 당시 임금은 백성들과 똑같이 초가에 살면서 방안도 꾸며 놓지 않았다.

 마음을 항상 백성들에게 두고, 굶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도 끼니를 걸렀고, 추위에 떠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도 같이 떨었다. 죄 지은 사람이 있으면 자기도 죄인처럼 괴로워했다. 헌대 그럼에도 백성들은 임금이 누구인지 몰랐다고 한다. 모든 게 편안하니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요순시대에는 이처럼 임금의 이름을 알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태평성대였다. 요 임금은 슬하자식이 아닌 효심 깊고 인품 좋기로 소문난 순에게 임금을 양위한다. 순임금 또한 성군이었다.

 새벽같이 밭에 나가 농사지었고, 물에 가서 물고기를 열심히 잡았다. 평소 게으름을 피우던 백성들도 차츰 순임금을 본받아 부지런 하게 됐다. 늘 범람하던 황하의 치수사업에도 성공하여 황하문명의 기틀을 다졌다. 
 
 물론 요순시대의 태평성대를 증명할 사실적 자료와 증거는 불충분하다. 우리의 고조선 시대처럼 신화적인 시대로 각인되고 있을 뿐이다. 다만 태평성대란 천지조화도 순탄해야 하지만 백성의 편안함을 위한 왕의 모범적 통치행위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우리도 풍진세상을 탈피하여 요순처럼 태평성대를 구현해주었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