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과 긴 장마로 흉년맞은 농민들 복장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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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온과 긴 장마로 흉년맞은 농민들 복장 터져
  • 나기홍 기자
  • 승인 2023.08.2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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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배 포도 대추 무엇하나 성한 것 없어 눈앞이 ‘깜깜’
이상기온과 장마로 탄저병이 발생한 사과가 떨어져 과수원바닥에 널려있다.
이상기온과 장마로 탄저병이 발생한 사과가 떨어져 과수원바닥에 널려있다.

  긴 장마와 이상기온, 태풍피해 등으로 사과, 배, 대추, 오이, 수박, 참외 심지어는 벼까지 무엇하나 성한게 없어 농업인들의 복장이 무너지고 있다. 
 올 여름 우리나라의 장마는 6월 25일 시작해 7월 26일까지 무려 32일간 지속됐다. 장마 기간이 이보다 긴 장마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쏟아지는 폭우는 그 어떤 기록에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여름 장마로 보은에 내린비는 800㎜가 넘었다.
특히, 지난 7월 13일 오후 10시부터 시작해 18일까지 쏟아진 폭우는 산외면이 511㎜로 최고의 강우량을 기록했고, 보은읍 419.5㎜ , 속리산면 443㎜, 장안면 356㎜, 마로면 312㎜, 탄부면 325.5㎜, 삼승면 364.5㎜, 수한면 422.5㎜, 회남면 404㎜, 회인면 472.5㎜, 내북면 499.5㎜로 나타났다.
 이때 많은 많은 농작물의 뿌리가 물에 젖어 호흡을 하지 못하고 뿌리가 썩어 죽거나 부실해졌다. 
 이어, 태풍 ‘카눈’이 지난 8월 10일 우리나라를 지나면서 그나마 버티고 있던 각종 농작물이 또다시 망가졌다.
 사과 배 포도 대추는 일찍 찾아온 봄 날씨에 꽃눈이 왔다가 갑자기 떨어진 온도에 냉해 피해를 입어 착과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여기에, 긴 장마와 쏟아진 비로 인해 역병, 탄저병, 오갈병, 모자이크병 등이 창궐해 그나마 붙어있던 과일이 과수원 바닥을 뒤덮고 있다.
 그나마 달려 있는 과일의 70~80%는 이미 병반이 찍혀 썩어가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농민들은 눈시울만 붉히고 있다.
 오이, 수박, 참외 농사를 짓는 농가들도 매한가지여서 한창 수확에 들어가자마자 장마가 시작돼 피농을 하고 말았다.
  수한면 차정리에는 이로 인해 버려진 오이 밭이 이곳저곳에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고 사과 집산지인 삼승면은 물론 보은읍 노티리 일원에도 탄저병 등으로 떨어진 사과가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다.
  수한면의 차정리에서 오이 농사를 짓는 박(76)모씨는 “7월 24일 내린 폭우로 공사중인 제방쪽에서 물이 오이밭으로 흘러들어 막 수확에 들어가려던 오이가 다 죽고 말았다”면서 “해마다 2,400여평에 오이 농사를 지어 7,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는데 올해는 다 날아가 버렸다”며 울먹였다.
  삼승면 송죽리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최옥현(64)씨도 “봄 이상기온에 착과가 제대로 되지 않았었는데 긴 장마와 이상기온으로 그나마 달린 사과에 탄저병이 들어 다 떨어지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평년작의 30%나 건질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금영성(65) 보은대추대학총동문회장도 “대추농사를 오랫동안 지어왔지만 금년 같은 경우는 보다보다 처음”이라며 “1500평 면적에 달린 대추가 겨우 평년의 20%수준”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그래도 금년 2023보은대추축제는 대추축제의 명맥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꼭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대추농가들이 적극 협조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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