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我)다운 희망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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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다운 희망풍경  
  • 김종례(문학인)
  • 승인 2023.06.15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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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종이 지나고 단오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단비가 촉촉이 내리더니, 작은 정원에도 기승을 부리는 잡초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잡초와 다양한 돌멩이들이 정원의 고통이 되듯이, 미세한 결석 하나가 내 몸에 심한 통증을 유발하듯이, 마음에 박힌 작은 상처는 영혼의 아픔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누구나 나름대로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끌어안고 삶의 종착지를 향하여 가는 것이리라. 지구상에 80억이 넘는 사람들의 얼굴이 천태만상인 것처럼, 살아가는 스타일도 각양각색 다양한 것이리라.  
  어쩌다가 티브 채널을 한가롭게 돌려보는 날이면 모방의 패러디 세계가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예를 들자면 유명 연예인이 되고자 가수지망생, 배우지망생들이 넘치고도 넘쳐난다. 등단도 없이 발간하였거나 발신자를 모르는 책들이 넘치고도 넘쳐나게 보내온다. 이러한 무대책 경쟁의 시대에서 우리는 끊임없는 비교문화에 흡수되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안타깝게도 남들과의 경쟁문화에서 파생되는 열등감으로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의 수치도 남기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아직 인생의 깊은 의미를 깨닫지도 못한 채, 삶의 사각지대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은 오리니 ~ 마음은 항상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고통은 순식간에 곧 지나가리라. 고통의 지난날도 또 하나의 생의 의미로 남으리라.’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가끔 꺼내어보는 선구자들의 명언은 나의 영혼에 보약이 되기도 하였다.‘털어봐. 아프지 않은 사람 있나? 꾹 짜봐. 슬프지 않은 사람 있나! 건드려봐 눈물나지 않는 사람 있나? 가까이 가봐. 삶의 무게 가벼운 이 있나!’세간에서 확실하게 짚어주는 유머스런 말들도 위로가 되기도 한다.
  자동차길 여기저기서 채 피지도 못한 어린것들이 생명을 잃어가고, 지구상 이곳저곳 사사건건들이 정신적 불안과 혼란을 부추기면서, 인간이 설 자리가 없는 기상천외한 AI 시대가 도래하는 중이다. 그러기에 정보와 물질과 신변위협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아가려면 초월적인 생존전략도 필요함이다. 남의 눈빛에서 지옥을 느끼며 살아야하는 직선의 구도나 경쟁의식에서 탈피하여, 원형의 구도에서 나만의 달란트를 꺼내어 영혼의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누구와의 비교대상을 세워야 하는 상대적 승리감보다, 스스로 갇힌 정신적 감옥에서 탈출하여 자신을 이겨서 도약해야 할 것이다. 기약없이 흔들거리는 대중적이고 영웅적인 대의에만 목숨 걸지 않고, 어딘가에 숨어있는 나만의 흥을 캐내어 그냥 나 다웁게 살아가면 될 일이다. 
  그럼 나 다웁게 살아간다는 건 과연 무엇일까? 태양과 달이 자신의 궤도를 정확하게 지켜감으로써 우주가 운행되듯이, 스스로 선택한 삶의 궤도를 성실하게 지켜가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온 우주를 통틀어 유일무이한 나의 존재일진대 ~ 쓸데없는 경쟁과 다툼에 세월을 소비하지 말지어다. 작은 풀꽃 하나도 우주의 한 보석이 되듯이, 나다움으로 세상을 밝히는 작은 등불이면 족하리라. 나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평화롭고 절대적 행복의 길라잡이가 되어야, 비로소 한송이 들꽃처럼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리라. 우선적으로 나 자신을 믿어주고 기쁘게 해주는 삶을 최전방에 둠으로써, 나의 존재가치가 독자적이기를 빌어주면 될 일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되지 않는 내 모습 이대로를 사랑하면 될 일이다. 자신만의 영혼을 살찌우려고 지절거리는 저 새와 나비처럼 자유로우며, 한 송이 들꽃처럼 신선한 영혼의 기도가 절실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노자(老子)의 영혼의 기도는 물의 겸허(謙虛)와 부쟁(不爭)의 덕을 가르치는 상선약수(上善若水)에 함축되어 있다고 한다. ‘인생은 그냥 흘러가는 것이다. 나도 가락을 지니는 저 시냇물처럼 그냥 흘러가리라. 흐르다가 바위에 부딪히면 비켜서 흐르고, 조약돌 만나면 밀려도 가고 언덕을 만나면 쉬었다 가리라. 마른 땅 만나면 적셔주고 가고, 목마른 자 만나면 먹여주고 가리라. 갈 길이 멀다고 서두르지 않으며, 놀기가 좋다고 머물지도 않으리라. 앞서간다고 교만하지 않고 뒤쳐진다고 절망하지도 않으리라. 강가의 나무들이 유혹하며 붙잡아도 그냥 묵묵히 흘러서 가리라.’여기에 내가 한 귀절을 덧붙일 권한이 있다면, ‘나만의 자유의 길을 따라가서, 나다운 희망풍경 한 폭에 앉아, 공생의 시를 노래하리라.’로 적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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