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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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친구
  • (사)한국전통문화진흥원 이사장
  • 승인 2022.12.0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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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게 된다. 그들중 대부분이 단순한 지인(知人)이고 친구는 많지 않다.
친구는 그냥 아는 지인(知人)과는 다른 뜻의 말로 친우(親友), 곧 ‘벗’을 의미한다. 그러나 ‘벗’도 친밀도에 따라서 ‘지기(知己)’, ‘절친(切親)’ 등으로 불리어진다.
어린 시절에는 같이 노는 이웃동무들, 초등학교 동무들과 사귀게 된다. 역시 제일 격이 없는 친구가 그들이다. 그때는 모두가 엄마아빠 밑에서 아무 걱정 없이 그저 “오늘은 누구랑 뭐하며 놀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이때 사귄 친구는 후일에도 막역지우(莫逆之友)가 된다. 중ㆍ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또 다른 부류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허지만 대개 중학교 까지는 초등학교의 연장선상이다. 그러나 고등학교부터는 대학입시 준비 등으로 공부에 열중하느라 놀 시간이 별로 없다. 물론 노는 애들은 여전히 놀면서 공부에는 무관심한 부류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나중에 운동선수가 되거나 아니면 시끄러운 운동권길(정치)쪽으로 빠졌다. 대학교에 들어가면 친구도 성인인 사회친구로서 신중한 사귐이된다. 학창시절에는 그냥 아는 친구가 대부분이고 진정한 친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로 생각과 환경이 비슷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친구가 되기도 어려울 뿐더러 만나더라도 생각이나 언ㆍ행에서 서로 어긋나기 때문에 서로가 흥미를 잃게되어 교제가 지속될 수가 없다.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 마음이 정직해야 한다. 또 붕우유신(朋友有信)이란 말에서 보듯이 믿음과 의리(信義)가 있어 서로 감춤이 없어야 한다. 인생관에 종교까지 같으면 더욱 가까워 질 수 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결의형제로는 삼국지에 “도원결의(桃園結義”가 나온다. 유비와 관우, 장비의 세 사람이 따뜻한 봄날 복숭아꽃이 활짝핀 나무 아래서 형제의 의를 맺는다. 곧 결의형제(結義兄弟)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의리를 변치 않아서 진정한 친구(형제)의 모델로서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결의형제는 대게 세 사람이 조를 이루는 것이 가장 오래 가는 법이다. 그보다 숫자가 많으면 지속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도형으로 볼때도 삼각형이 가장 단단해서 흔들리지 않으며 사각형은 모양자체가 흔들리기 쉽다. 삼각형을 두 개 합친 6각형 또한 단단해서 벌이 집을 지을 때에도 6각형으로 짓고 눈의 결정체를 현미경으로 보아도 6각형 많다. 현실적으로 소위 ‘삼총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두 사람을 내가 직접 만나보았고 그들 관계는 이종형님으로부터 자세히 들었다. 그들은 같은 지역의 운동권출신 동창인 세사람(G,L,K)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운동권 학생들은 이웃에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후일 G씨는 도지사가 되었고 서울시장(유명한 일화도 많았다)도 했다. L씨는 당시 중앙정보부 국장이 되었다. 부류에서 뒤처진 김씨는 면장이었다. G씨가 친구 K에게 면장자리를 주었다고 한다. 문제는 K씨였다. 학창시절친구라도 사정이 그러면 외면당하기 십상인데 그들은 달랐다. 그리고 옛날에 놀 때와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면장인 K씨는 도지사실에 가서 문을 팔짝팔짝 열고 들어가면서 “jc이 있나?”하고 지사이름을 불렀다는 것이다. 일개 면장의 그런 행동에도 서슬이 시퍼렇던 도지사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반겼다고 한다. 이종형님과 셋이 술자리에서 면장은 중앙정보부 국장인 L친구의 방에 들어갔더니 그 엄격함에 자기도 놀랐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때 조폭세계에 발을 담갔던 한 선배는 “요즘은 깡패세계에는 의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개들어 창밖을 보니 올겨울 첫눈이 바람에 휘날리며 퍼얼펄 내리고 있다. 첫눈을 보니 갑자기 친구생각이 난다. 그리고 좋은 친구와 술상을 마주하고 앉아 저 雪舞(설무, 눈춤)를 보며 막걸리 한잔이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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