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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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심리
  • 최동철
  • 승인 2022.02.2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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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기호를 배정받은 대통령후보자는 무려 14명이나 된다. 이중엔 요즘 유행하는 우스개 인터넷 용어인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도 몇 명 있다. 큰 이상을 가진 신진인사들이리라 생각해본다.

 여하튼 이들 모두가 인쇄된 투표용지는 길쭉할 것이다.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더불어민주당 1번 이재명, 국민의힘 2번 윤석열, 정의당 3번 심상정, 국민의당 4번 안철수, 기본소득당 5번 오준호, 국가혁명당 6번 허경영, 노동당 7번 이백윤, 새누리당 8번 옥은호, 새로운물결 9번 김동연, 신자유민주연합 10번 김경재, 우리공화당 11번 조원진, 진보당 12번 김재연, 통일한국당 13번 이경희, 한류연합당 14번 김민찬.
 기라성처럼 모인 이들 중 과연 누구에게 민심의 선택이 향할지 자못 궁금하다.

 군중심리란 말이 있다. 많은 사람이 모였을 때에, 자제력을 잃고 쉽사리 흥분하거나 다른 사람의 언동에 따라 움직이는 일시적이고 특수한 심리 상태를 이른다. 이성을 잃고 사리판단을 제대로 못하거나 과격한 행동이 유발된다. 이 상태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집단도 있다.

 약육강식 야생생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 얼룩말 집단이 그러하다.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에서 사자 떼가 얼룩말을 노리고 포위하며 접근한다. 절체절명 위기를 느낀 얼룩말들은 결단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회피할 것인가, 사자를 향해 돌진할 것인가.

 등을 보이며 도망치는 것이 최선이란 생각이지만 꼭 그런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일 경우가 많다. 얼룩말들은 떼를 지어 사자를 향해 돌진한다. 용맹한 사자라 할지라도 순간 움찔하여 일단 옆으로 피하게 된다. 그 틈새로 얼룩말들은 쏜살같이 사력을 다해 달려 나간다.

 요즘은 글로벌 시대다. 지구촌 곳곳의 상황도 공유되고 군중심리로 작용한다. 장소와 때를 불문한다. 7시간이란 시차가 있는 먼 지역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위기 소식에 우리나라 주식시장 주가가 폭락한다. 1시간 차 중국 북경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가 메달을 따면 도농, 시군 상관없이 군중의 마음이 하나로 뭉쳐 흐믓해한다.

 간혹 민중이나 군중 등 일반대중을 개나 돼지에 비유하는 개념 없는 인사들이 있다. 주한 미군 사령관을 지낸 존 위컴이란 작자도 ‘한국인들은 북극 쥐 레밍턴과 같아서 지도자가 누가됐던 따라갈 것’이라 망발을 한 적도 있다. 허긴 세종대왕께서도 어리석은 백성이라 하셨다.

 허나 주는 대로 받아먹고, 순응하며, 독재자든 부패하든 지도자를 잘 따르는 어리석고 순진한 민중이지만 위기에 처하면 얼룩말처럼 결연히 용단을 내린다. 지난 번 세계를 놀래키었던 무능한 대통령 탄핵의 ‘촛불바다’ 집회는 위대한 한국인의 절제된 질서 속 군중심리였다.

 코로나 팬데믹 등 지금도 위기상황이다. 잘 준비된 후보에게 표심이 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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