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닮은 꽃이 피어나는 계절입니다
모든 걸 집어삼킬 듯 내리쬐던 볕은
그 작은 꽃송이에 스며든 듯 합니다
흙길 변두리, 바람따라 소곤대는 햇볕은
볕을 머금고 찬란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 미처 꽃을 찾지 못한
볕이 있습니다
작은 볕은 그 위엄을 드러내지 못한 채,
잔뜩 가시를 세우고 숨겨둔 불을 냅니다
바람이 밀어낼수록 가시를 타고 오르는
볕의 불은 더욱 거세져 갑니다
제자리를 찾지 못한 볕의 성화에
죽었던 열이 다시 살아납니다
찬바람과 볕이 다투는 계절 힘겨운 싸움의 끝,
결국 바람이 볕을 삼킵니다
가을이 오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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