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동리 백로, 보은중 뒷산에서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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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동리 백로, 보은중 뒷산에서 활개
  • 나기홍 기자
  • 승인 2021.08.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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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반갑다” ··· “아~ 시끄러” 주민의견 양분
자취를 감췄던 백로가 보은읍 이평리 뒷산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자취를 감췄던 백로가 보은읍 이평리 뒷산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길조로 알려져 오가는 이들로부터 오랜기간 인기를 끌었던 탄부면 덕동리의 백로와 왜가리가 자취를 감춘지 5년여의 세월이 지나면서 새로운 서식지가 나타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반기고 있다.
 보은중학교 뒤편, 보은군청 민원과 인근의 이평 뒷산이 그곳이다.
지난 7일 오후 6시 30분경, 아침 일찍 나갔던 백로와 왜가리들이 이곳으로 날아 들어오기 시작했다. 서서히 날아 들어온 백로와 왜가리 숫자는 어림잡아 80~100마리는 족했다.
 이를 목격한 이병관 옹은 “탄부면 덕동의 백로가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에 온 것 같다.”며 “봄이 되면 백로가 찾아와 가을까지 있다가 갈 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이곳에 서식하는 백로는 아침이면 보은지역 곳곳의 저수지와 보청천 등으로 날아가 먹거리를 찾아 나갔다가 오후가 되면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해 오후 8시가 되면 모두 들어와 가족과 어우러져 놀다 잠들고 아침이면 또다시 하천으로 나간다.
 통상적으로 3월~5월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백로는 들어오면 곧바로 암컷과 수컷이 짝을 이루어 둥지를 튼다. 안전하고 햇살이 잘 비치는 좋은 나뭇가지 위에 자리를 잡고 마른 나뭇가지들을 입에 물어다 여러 날 동안 둥지를 만든다.
 새끼가 알에서 깨어나면 암수가 교대로 먹이 사냥을 나가며 둥지를 지키는 짝이 새끼를 돌본다. 서너 시간 만에 냇가 등에서 먹이를 잡아 돌아오면 서로의 사랑을 확인이라도 하듯 양 날개를 활짝 펴고 부리를 부비며 사랑을 표한다.
 그것도 잠시, 둥지를 지키던 짝이 먹이를 찾아 날아가면 뱃속 가득 물어온 물고기를 게워내서 새끼에게 먹인다. 이렇게 성장한 새끼들도 이제는 아침이면 함께 나가 먹이를 잡고 저녁이면 둥지로 들어온다.
 길을 지나며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는 이들은 “멋있다” “이쁘다” 감탄사를 쏟아낸다.
  하지만,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반갑지 않다. 나무를 잘라서라도 찾아오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 인접한 교사1리 주민 대다수의 목소리다.
 보은읍 이평1리 성하웅 이장은 “4~5년 전 부터 백로와 왜가리가 이곳에 날아왔는데 새끼를 낳아 키울 때는 너무도 시끄럽고, 여기저기에 똥을 싸 마을 곳곳이 더러운 데다 나무가 고사되어 우리 주민들에게는 그 무엇 하나 도움 되는 것이 없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이어 “적절한 조치를 통해 내년에는 이곳에 찾아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민들에게는 합당한 조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인접한 이평1구 주민들은 불편을 토로하고 있으나, 이를 벗어나 있는 이평2구와 교사리, 삼산리 주민들은 이를 받아들이고 보호해야한다는 견해가 상충된다.
 이러한 현상은 전국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말경, 인근 청주시 송절동의 백로서식지를 “악취와 소음으로 불편하다”는 주민들의 민원으로 청주시에서 간벌을 하자 환경단체에서 나서서 “서식 환경을 고려해 다시 근처 야산에 터를 잡을 가능성이 큰 백로의 특성을 무시하고 벌목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고 반발하며 보호를 요구했다.
 이처럼, 보은지역 대다수의 주민들도 백로가 날아와 보은에서 서식하는 것을 반가워하고 있다. 한편, 백로와 왜가리가 서식하던 탄부면 덕동리 뒷산은 2001년에 충북자연환경명소 100선에 선정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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