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발원 달천을 따라 문화와 역사를 만나는 길
상태바
한강의 발원 달천을 따라 문화와 역사를 만나는 길
  • 박진수 기자
  • 승인 2021.07.01 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은의 명소길(49)

모든 길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길을 오가는 숱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기도 하고 역사의 중요한 이야기도 남긴다. 보은의 길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지정학적인 연고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양한 전설이나 역사적인 사건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길, 그냥 편한 마음으로 걷기 좋은 길, 자연과 함께 걷고 싶은 숲길, 그 모든 길을 걸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길탕리앞 달천.
길탕리앞 달천.

“달천의 굽이 따라 포구마을을 찾아가는 길”

속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물은 사내천 계곡을 흘러 평지를 만나며 달천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흐른다. 수 많은 마을을 지나 큰 산을 만나 대(垈)를 이뤄 산외면 산대리를 지나면 질골과 탕골이라 불리는 길탕리가 나온다.
길탕리는 달천의 상류와 하류로 나눠 상류에 위치해 비교적 큰 마을로 으뜸되는 마을인 질골(吉谷)이라 불리는 마을이 첫 눈에 들어온다. 이 질골은 달천의 하류 마을인 서쪽마을에 형성되어 있는 탕골이라 불리는 마을이 있는데 이 곳에서 떡을 찌고 질골에서 질그릇을 설거지 한다는 뜻에서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길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 마을 유래를 접하면서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예전 자연 지형을 근거로 마을이름이 붙혀진 것이라는 원칙을 인용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또 질골 동쪽에는 옛날에 철광석을 캐던 곳이 있어 이 작업장을 드나들던 골짜기를 두무골이라 불린다. 질골을 지나 서쪽으로 향하다 보면 탕골이라 불리는 마을이 나온다. 탕골은 뒤에 시루산이 있고 시냇물이 시루산을 돌아 내려가므로 시루에 떡을 찐다는 뜻에서 생긴 이름이라 한다.
이 시루떡을 찌던 방앗간이 아직도 달천옆을 지키고 있었다. 옛 방앗간이 전성기였을 때 탕탕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발동기가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탕골 서남쪽에 위치한 시루산은 산의 형상이 시루를 엎어 놓은 것 같다하여 시루산, 시루봉이라 불리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길지(吉地)를 상징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풍요로게 살던 마을임을 말해주고 있다.
탕골마을에서 중티리로 가려면 길탕교를 건너야 한다. 산대리에서 산대교로 달천을 건너고 다시 중티리로 향하는 길은 다시 다리를 건너야만 중티리로 향할 수 있어 물이 곧게 흐르는 것이 아니라 굽이굽이 흐르는 물줄기에 따라 좋은 터에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다.
길탕교를 지나 중티리 마을로 향하는 곳에 나자리고개를 만나는데 옛날에 명당자리로 나의자리, 내자리라는 말이 변해 나자리고개라 불리고 있다. 나자리고개를 지나면 중티리의 웃말이라 불리는 상촌이라는 마을이 나온다. 이 중티리에도 길탕리에서 만났던 시루산이 이곳 중티리에도 시루산이 존재하고 있었다.
중티리 서남쪽에 위치한 시루산(시루봉)은 시루처럼 생겼으며 중턱에 큰 지네가 살고 있었는데 이 지네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믿고 성황당을 세워놓고 정월 보름날과 칠석날 제사를 지냈던 곳이라 한다. 우리의 옛 지명에 시루봉을 증산(甑山) 이라고도 불리워지고 있어 이곳도 증산이라고도 불린다.
중티리 아랫쪽에 위치한 아랫말, 하촌을 지나면 이식리 밤소라고 불리는 마을로 넘어가는 중고개를 만난다. 이식리 밤소라고 불리게 된 어원은 바람이 많이 부는 마을이라서 바람의 준말이 밤소라기도 하지만 예전 밤나무 숲이 있었다는 유래가 더욱 설득력이 높아 보인다. 본래 이식리는 여러 개의 자연마을명을 가지고 있다.
배쉰개, 배진개, 이식포, 주포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이 고유지명은 모두 달천과 연관도어 마을앞 달천에 배가 쉬어갔다는 뜻에서 유래된 여러 개의 지명이 나왔지만 결국 마을앞 달천이 이 마을의 젖줄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식리 마을 지명에서도 나타나듯이 속리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사내천을 이루고 다시 달천이라는 제법 큰 강줄기를 형성하면서 한번쯤 쉬어가는 포구가 바로 이 이식리였을 것이다.
이 포구가 번성했을 당시 많은 사람이 모여 제법 규모 있는 마을로 지금은 폐교된 이식초등학교 역시 당시 번성했던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산과 고개 사이로 넓은 들을 만나며 물줄기는 계곡에서 강으로 바뀌면서 달천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이 마을, 저 마을은 강줄기의 넓어지는 폭처럼 풍요로움의 행복은 함께 커지고 있었다.

산대리에서 바라본 질골.
산대리에서 바라본 질골.
탕골앞 방앗간 모습.
폐허가 된 탕골앞 방앗간 모습.
중티리로 향하는 나자리 고개
중티리로 향하는 나자리 고개.
나자리 고개에서 바라본 탕골
나자리 고개에서 바라본 탕골.
중티리 시루봉
중티리 시루봉.
이식리 앞 보은~미원간 4차선 국도 전경
이식리 앞 보은~미원간 4차선 국도 전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