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한 일이다
다 비울 수 없는 여유로움을 탓하지 말 일이다
무성하게 자라던 소문들 눈치 볼일 없음에
뒷말은 더더욱 빈 집에 소용이 없다
그렇게 사람들 떠난 곳
거미는 한결 탱탱한 길을 내고
문틈으로 바람소리 자유롭고
마당 가득 지천으로 모여든 잡풀들
호미의 날카로운 잔소리에 귀 막을 일 없으니
빈 집을 빈 집이라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
사람들 떠나고
다시 원래 모습으로 찾아가는 길
잠시 세 들어 산 우리는
빈 집이라 말하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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