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스승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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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스승님께
  • 김옥란(속리산 비로산장)
  • 승인 2021.05.20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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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이 계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 은혜는 하늘 같다.


<1월>

“올 한 해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채울 것인가?”라는 화두(話頭)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자신의 규칙과 목표를 정해서 지내보라는 말씀도 감사드립니다.


<2월>   

낙엽

개울물 속에 있는 낙엽들을
국수채로 건져 올려
바람과 햇볕과 새들에게
먹였다.

오늘은 완전 봄날입니다. 저와 저희 가족들은 집 앞 개울을 세수시켜주었습니다. 커다란 국수채로 물속에 켜켜이 쌓인 낙엽들을 꺼내어 건져 올려 산자락의 나무 밑으로 옮겨주는 일이었습니다.

<3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계절이 너무 아름다운 요즈음입니다. 좋은 물, 좋은 공기, 나무들, 바위들, 새들……. 날마다 행복한 시간을 살고 있습니다. 

<4월>

4월의 自然

아기가 태어나서 하루. 이틀. 사흘
아기가 태어나서 열흘. 스무 날. 서른 날
아기가 태어나서 한 살. 두 살. 세 살.

-4월의 自然-이라는 저의 自作詩는 어떠신지요? 저는 4월 한 달 동안 꿈 같은 시간을 살았습니다. 4월의 자연을 날마다 만끽했습니다. 베이비 봄, 베이비 그린! 그토록 사랑스럽고 귀여운 4월이 지금 5월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숲속의 4월을, 그 ‘베이비 그린, 베이비 봄’을 1년 후에는 또다시 만난다고 하지만, 어찌 이리도 헤어지기 싫을까요. 어찌 이리 이렇게 아쉬울까요. 
           
 <5월>

햇빛을 따라다니며 이불을 말리는 산골의 오후입니다. 어제도 그제도 비가 내리고 바람이 많이 불더니, 오늘은 하늘도 높고 나무들은 더 싱그럽고 개울물은 더 맑고 밝은 노래를 부르며 흐릅니다. 김 화백은 지금 무지개송어 뛰놀던 호수를 세수시켜주고 있습니다. 뜰앞 화단의 짙은 핑크색 꽃들에 어제까지는 호랑나비 두 마리가 날아와 놀더니, 오늘은 친구 세 마리를 더 데려와, 다섯 마리가 어찌나 신나게 꽃들과 노니는지요. 이제 해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늘 귀한 가르침 주시는 스승님들께 가끔 문안편지를 드린다. 스승의 날이 있는 오월에 나는 스승님께 보내드렸던 <산골편지> 몇 장을 꺼내어 다시 읽어보았다. 좋은 부모님, 좋은 스승님은 반팔자라는 말이 꼭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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