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의 감춰진 보물을 찾아 떠나는 호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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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의 감춰진 보물을 찾아 떠나는 호반길”
  • 박진수 기자
  • 승인 2021.04.15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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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의 명소길(46)- 금강의 발원수, 비룡저수지 호반길

모든 길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길을 오가는 숱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기도 하고 역사의 중요한 이야기도 남긴다. 보은의 길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지정학적인 연고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양한 전설이나 역사적인 사건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길, 그냥 편한 마음으로 걷기 좋은 길, 자연과 함께 걷고 싶은 숲길, 그 모든 길을 걸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속리산면 비룡(삼가)저수지.
속리산면 비룡(삼가)저수지.

장안면 서원리 안도리를 지나면 속리산으로 오르는 갈목재와 삼가저수지를 끼고 연결된 호반길을 걷게 된다. 서원리에서 법주사로 향하는 고개, 이 고개가 갈목재이다. 칡덩굴이 많아 갈목이라는 말로 흔히 알고 있지만 이보다는 길이 갈라지는 목에 위치해 있는 고개라는 뜻이 설득력이 있는 갈목재를 넘는 길은 다음 여정으로 남기고 저수지를 따라 걷는 호반길로 향했다.
보은사람 대부분이 삼가저수지라고 부르지만 본래의 저수지 이름은 비룡저수지다. 이 비룡저수지는 속리산면 삼가리에 위치한 호수로 호반 좌우로 기암괴석이 둘러싸여 선경을 이루고 있다. 저수지의 상류는 만수계곡과 경북 상주시 화남면 동관리 일대에서 흘러내려 커다란 호수를 만들어 놓았다. 오염원이 없어서 일까. 청정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저수지는 1962년 저수면적 120정, 몽리면적이 1,190정으로 충북도내 저수지중 큰 규모로 준공되었다고 한다.
최근 저수면적을 넓히기 위해 기존의 제방보다 서원계곡 아래로 제방을 옮겼고, 저수지 주변의 도로공사는 아직 한창이다.
장안면 서원리와 속리산면 삼가리를 경계에 자리한 삼가터널을 지나면 바로 비룡저수지와 접해 있는 호반길을 만난다. 도로의 폭이 1차선 정도로 차량이 교행하는데에는 한쪽 방향의 차량이 갓길로 양보를 해야만 교행할 수 있는 좁은 도로를 걷는다.
속리산면 삼가리 마을이 있는 좁은 호반길을 따라 2km 정도를 걷다보면 비룡저수지의 물길을 걷는 듯한 느낌마져 들어 제법 걷기 좋은 길이다. 좁은 도로의 한쪽은 비룡저수지의 맑은 물을 접하고 한쪽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산능선을 걷는듯해 주변 절경이 감탄을 연출할 정도다.
아침에 이 길을 걷는다면 자욱하게 내려앉은 물안개를 만날 수 있다. 비룡저수지 수면위로 내려앉은 자욱한 물안개가 자욱한 모습은 자칫 신선이 된 기분이다.
한참을 걷다보면 첫 번째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이 속리산면 삼가리이다. 이 삼가리는 본래 보은, 경상북도 상주, 문경으로 통하는 세 갈래 길이 있어서 삼거리라 불리다가 삼가리로 행정명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저수지 호반길을 걷다가 이 마을 입구에 삼거리가 나온다. 보은에서 호반길을 따라 걸어온 길과 속리산 천왕봉으로 향하는 천왕봉 가는길과 경상도 상주, 문경으로 향하는 속리산 구병리로 가는 길, 진짜 삼거리였다. 삼가리의 엣 이름은 ‘이화동’ 이라고 불리웠는데 명장 임경업 장군이 속리산에서 수련할 때 이 마을 뒷산인 형제봉 위에서 오얏꽃이 핀 마을을 바라보다 장관에 감명을 받아 “이화동” 이라 불렀다고 한다.
금강 상류에 위치한 이화동은 대목리, 묘막, 구병리로 통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삼가리라고 불렸다고 한다. 여기서 구병리로 거쳐 상주로 가는 길은 다음 여정으로 남기고 삼거리에 속리산 천왕봉 가는 길을 택했다.
삼가리를 지나면 예전 대목리라 불리던 동네를 만난다. 대목리로 향하는 길 옆에는 천왕봉에서 비룡저수지를 지나 금강으로 흐르는 발원수가 계곡을 따라 흐르고 있다. 예전 대목리는 지금 도화리라고 행정명칭이 바뀌어 불리고 있다. 본래 대목리는 봉수아 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루어서 도화동이라 불리워 오다가 이 마을에 큰 나무가 있어 대목리로 바뀌었다가 다시 본래 도화동, 도화리로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본래 복숭아 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루던 동네의 이름을 다시 찾은 듯 했다.
주변 골짜리와 계곡을 따라 한참을 걷다보면 막다른 도화리 동네가 나온다. 시선을 속리산 방향으로 돌리자 천왕봉이 코앞인 듯 가까이 느껴졌다. 속리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천왕봉을 오르기 위해 도화리를 거쳐 천왕봉으로 오르는 산행 길을 택하는 등산객들이 제법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웃대목이라고 불리는 동네에 도착해 동쪽으로 시선을 향하면 소천왕봉이라 불리는 천왕봉 앞에 위치 작을 산봉우리가 보인다. 이 소천왕봉 밑 절벽에 사람인자(人)가 새겨진 바위절벽이 눈에 들어온다. 사방 50m 정도의 큰 바위에 한 변의 길이가 25~30m,패인 길이 3m정도의 ‘人’ 모양으로 흰색 무늬가 눈에 들어온다. 이 바위가 인자바위, 인자암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 웃대목 중심에 제법 커다란 비석이 세워져 있다. 이 비석이 바로 속리산면 상판리에 위치한 에밀레박물관의 주인이었던 조자룡 박사의 추모비였다. 조자룡 박사는 1980년대 속리산으로 들어와 한 평생을 우리의 민속을 연구하였으며 사라져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되살리고 노력했던 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분의 묘소는 천왕봉으로 오르는 산길을 걷다보면 우측으로 제법 커다란 무덤과 삼신비석과 함께 조성되어 있다.

보은, 도화, 구병리로 갈라지는 삼거리.
보은, 도화, 구병리로 갈라지는 삼거리.
복숭아 꽃 만발한 도화리 가는 길.
복숭아 꽃 만발한 도화리 가는 길.
도화리 소천왕봉 인자바위.
도화리 소천왕봉 인자바위.
한 평생 민속문화를 연구한 조자룡 박사의 추모비.
한 평생 민속문화를 연구한 조자룡 박사의 추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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