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과 수백년의 역사가 숨쉬는 계곡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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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과 수백년의 역사가 숨쉬는 계곡길”
  • 박진수 기자
  • 승인 2021.04.01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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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의 명소길(45)- 금강의 발원을 따라 떠나는 서원계곡길

모든 길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길을 오가는 숱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기도 하고 역사의 중요한 이야기도 남긴다. 보은의 길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지정학적인 연고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양한 전설이나 역사적인 사건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길, 그냥 편한 마음으로 걷기 좋은 길, 자연과 함께 걷고 싶은 숲길, 그 모든 길을 걸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장안면 서원리 안도리앞 계곡.
장안면 서원리 안도리앞 계곡.

장안면 장안리에서 속리산으로 향하는 지방도 505호를 따라 걷다보면 ‘금강 발원지 서원계곡’ 이라는 표지석을 만난다. 서원계곡은 속리산의 남서쪽 계곡을 말하는데 금강의 지류인 보청천으로 흘러드는 삼가천 일대를 말한다.
이 서원계곡은 계곡의 입구에 넓은 들판을 이루었고 이 계곡의 초입이 바로 장내리와 개안리이다. 본격적인 계곡의 입구는 속칭 ‘북두문이’ 라 불리 우는데 이곳은 서원리와 장내리의 경계를 이룬다.
계곡이 동남으로 휘었다가 다시 서남류하는 곡류를 이루는데 남쪽으로 막아선 산으로 북에서 뻗은 가지능선이 들어가듯 생겨서 서쪽에서 동으로 계곡이 바라 보이지 않고 또한 계곡에서 서쪽으로 트인 벌판이 보이지 않는다.
장내리에서 서원리로 향하는 이 초입이 바로 ‘북두문이’ 속리산으로 향하는 문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마을 입구를 말해주듯이 지금은 돌비석에 금줄을 친 흔적이 있으나 예전에는 목장승이 모퉁이에 서있다고 하니 가히 출입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모퉁이를 돌면 서원리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 한복판에 자리한 상현서원이 잘 정비되어 있다.
이 상현서원은 보은에서 태어난 충암 김정이 기묘사화때 화를 입은 뒤에 이 지방 사림들에 의해 삼년산성에 만들어져 삼년성서원이라 하였다고 한다. 이 서원이 옮겨져 상현서원으로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건립은 1549년(명종4)이어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것이며 기호지방에서는 첫 번째의 서원이라고 한다. 1672년(현종 13)에 삼년산성에서 이곳 서원리로 자리를 옮긴후 기존 김정, 성운과 1681년(숙종 7)에는 성제원, 조헌을 추양하고 1695(숙종 21) 마지막으로  송시열을 추향했다고 한다.
이 서원은 고종 5년 1868년 전국에 걸친 서원철폐령에 의하여 철훼되었다가 1892년 김세희와 성기원과 함께 단을 만들어 제향을 올리고 1896년 김문희에 의해 3칸의 초가집을 창건하고 위패를 모셨다고 한다.
서원리의 마을이름과 삼가천 계곡의 이름이 서원계곡으로 불리게 된 이유를 더 이상 궁금해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속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삼가천의 중심은 상현서원이었으며 이 서원이 위치해 있어 마을이름과 계곡이름이 모두 서원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이후 상현사는 1977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되어 상현서원으로 지금과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고 하니 보은의 자랑할 만한 교육기관인 듯 했다.
상현서원 인근에는 마을사업으로 진행된 서당체험관이 자리하고 있어 상현서원의 진가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발길을 재촉해 지방도 505호를 따라 30분 정도 걸었을까 계곡 인근에 커다란 현대식 건물이 눈길을 끌었다. ‘서원권역도농교류센터’ 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숙박과 식당으로 구성된 이 도농교류센터는 서원권역 이 계곡과 연결되는 서원리, 장내리, 하개리, 봉비리등을 서원권역으로 불리우고 있었다.
도농교류센터가 위치한 황해동 솔밭을 지나자 우측으로 범상치 않은 소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이 소나무를 흔히 ‘정부인소나무’ ‘암소나무’로 불리우는데 천연기념물 352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지정 명칭은 “속리 서원리의 소나무” 로 되어 있다. 이 소나무가 위치한 마을을 안도리라고 부른다.
이 소나무는 속리산 관문에 위치한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의 한 줄기로 곧게 자란 형태와는 달리 줄기가 두 개로 갈라져 높이가 약 20m로 수령이 비슷해 600여년이 넘은 소나무로 추정해 정이품송의 부인소나무 ‘정부인송’ 이라고도 지칭한다.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대부분 정이품송은 잘 알려졌지만 부인 소나무가 있다는 사실은 그리 많이 알지 못했으나 근자에 정부인송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 속리서원리 소나무(정부인송)는 삼가천이 동쪽에서 흘러내리다가 안도리 마을을 요철모양의 안쪽 낮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어 황해동으로 흐르는 삼가천이 감싸 흐르고 있다.
이 정부인송이 위치한 자리 역시 흔히 명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주변 지형과의 조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이 정부인송 역시 마을 입구에 수호신적 성격의 서낭나무로 정이품송과 내외지간의 소나무라는 스토리텔링 만들고 있으며 정이품송이 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매우 왕성한 생명력으로 일명 조선 소나무의 기품을 대표하는 소나무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수백년의 역사가 공존하는 서원계곡길은 시간을 잊고 떠나는 자연의 길이었다.

금강 발원지 표지석.
금강 발원지 표지석.
서원리 마을입구 돌비석.
서원리 마을입구 돌비석.
상현서원 전경.
상현서원 전경.
서원권역 도농교류센터.
서원권역 도농교류센터.
속리 서원리 소나무(정부인송).
속리 서원리 소나무(정부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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