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디기 불던 그때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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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기 불던 그때 그 시절
  • 김충남 실버기자
  • 승인 2021.03.2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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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어느덧 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이 지난 20일로 지났다.
하지만 계절은 아직 봄이다.
누구나의 마음을 흔들어 산란케 하는 봄. 마음은 언제나 청춘을 거슬러 가는 어린 시절,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그 옛날 봄이면 개울가에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호드기를 만들어 불던 시절이 아련히 그립다.
굵은 가지로 만들면 낮은음으로 굵은 소리가 나고 가는 가지로 만들면 높은 고음이 나는 것을 생각해 당야한 호드기를 만들어 여럿이 함께 각각의 소리를 내며 ‘고향의 봄’을 노래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어려서도 솜씨가 좋은 친구는 호드기를 빨리 잘 만드는데, 둔한 친구는 못 만든다. 버들 가지를 잘라서 껍질을 살살 비틀어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길이로 칼로 오려서 껍질을 뽑아내어 입술에 물고 있을 만큼을 약간 납작하게 눌러서 겉껍질을 벗겨내고 어려가지 음을 조정하여 불면 정말 멋진 악기가 된다.
 또, 민들레꽃대로도 피리를 만들어 불면 쌉쌀한 민들레 향기와 함께 피리를 불수 있다.
옛날에는 악기도 귀하고 고작 쉽게 접할 수 있는 악기가 하모니카였다. 그러나 그런 악기는 감히 살 엄두도 못 내고 버들피리를 불거나 휘파람을 부는 것이 전부였다.
밤낮의 일교차가 커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함께 뽀얗게 물이 오르는 버들강아지를 보니 옛날 버들피리를 불던 그때 그 동무들과 개울가에서 소꿉질 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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