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와 속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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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와 속리산
  • 박진수 기자
  • 승인 2021.03.18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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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종식된다는 기대가 벌써 1년을 지나고 있다. 1년이 지나면서 언젠가는 그래도 끝날 것이라는 기대를 해보지만 그 끝은 그리 쉽게 보이지 않는다.
해를 넘겨 기다리던 따스한 봄이 시작됐지만 우리의 발목을 잡는 황사라는 놈이 다시 일상을 늦추고 있다. 벌써 농촌 들녘에 찾아온 봄기운은 누구에게나 어릴적 추억이 생각나게 한다. 고향집 들녘에서 한겨울을 버틴 냉이를 캐면서 봄이 찾아온 소식을 전해주듯 멀게만 느껴졌던 봄이 다시 찾아오고 있다.
코로나 19로 우리의 일상은 많이 변해도 너무 많이 바뀌고 있다. 감기에 걸려야만 쓰던 마스크는 일상의 필수품이 된지 오래요. 사람이 몰리는 곳은 가급적 안가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사람과 사람간의 거리감이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마져 든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타격은 물론 예상치 못했던 일상의 변화속에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분명 시간이 지나가고 있어 조만간 종식될 거라는 기대를 해본다.
코로나19로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보은에 산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넘어 행복지수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보은에 산다는 것에 대해 당연히 여기에 산다고만 생각했지 여기, 보은에 산다는 것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보은에 산다는 것에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사람은 고향에 살거나 고향을 떠나 타지에 살고 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에 대해 언제부터, 무엇 때문에, 어떤 연고로 지금 살고 있는 곳에 대해 생각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다는 생각으로 내가 여기에 왜 살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법주사를 찾았던 인연으로 보은에 처음 와본 기억과 이보다 앞서 어린시절 회인장날 마늘을 사러가시던 어머니를 따라 왔던 보은이 전부였지만 이제 반평생을 넘게 이 곳에 살고 있다.
단순히 직장이라는 경제적인 수단을 찾아오기는 했지만 30여년이 다되도록 보은에서 살게 한 그 무엇이 있지 않을까? 돌이켜 생각해 보았다.
비록 30년이라는 숫자가 요즘 100세 시대에는 그리 긴 세월은 아니지만 한 곳에 정착해 평생을 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리 짧은 세월은 아닌 듯 싶다.
나보다 먼저 이 곳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보면 어떤 사람은 여기서 태어나고 아버지, 할아버지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고 있는 사람도 결국 어딘가에서 이 곳으로 와서 살았다면 우리는 모두 타지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여기가 고향이라고 하는 사람들마져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타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보은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때부터 라는 차이는 있지만 결국 모두가 타지인 이 곳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은 고향이니 타지니 따지면서 살지만 이 곳에는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속리산이다. 속리산은 지금이나 옛날이나 그대로의 모습이다. 코로나 19로 일상의 변화는 지속되지만 속리산의 모습은 계절을 달리할 뿐 사람의 일상이 바뀌어도 속리산은 변함없는 자연에 일부로 보은에 남아 있다. 수백년, 수천년의 세월이 지나도 속리산은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면서 내가 사는 이곳, 보은에 남아있다.
이번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속리산은 많은 사람들에게 힐링의 공간이 되어주었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접하면서 코로나19로부터 휴식처가 되어준 속리산, 평상시에는 몰랐던 속리산이 있어 지금 보은에 잘 살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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