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은군이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는 것에 대해 호불호가 나뉘는 상태에서 ‘보은군 스포츠산업 경제효과 연구보고서’는 하나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
국립공원 속리산을 품고 있는 보은군은 국토 정중앙에 위치해 전국 어디서든 2~3시간 거리의 지리적 접근성을 갖고 있다. 스포츠 하기 좋은 자연환경인 데다 속리산복합휴양단지, 말티재, 호텔, 펜션, 콘도, 골프장 등 관광인프라와 스포츠파크 등 체육시설까지 더해져 있는 여건이다. 스포츠에 농업과 관광을 연계시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유리한 지역이다. 보은군이 스포츠산업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10여 년 가까이 전략적으로 전국대회 및 전지훈련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하지만 한편에선 ‘고비용 저효율적’이라며 냉랭한 시선도 보낸다.
보은군에 따르면 2018년 47개 전국대회가 치러졌다. 전지훈련 548팀도 유치했다. 2019년에도 47개 전국대회 개최와 전지훈련 551팀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코로나가 닥친 지난해에도 7개 전국대회와 전지훈련 417팀을 유치했다. 대회 개최와 전지훈련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보은군 대외 인지도 상승효과를 가져왔다. 보고서는 “보은군이 지난 6년간 전국대회 및 전지훈련을 통해 연간 137~509억원의 생산유발효과, 60~266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83~315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룸경영연구소가 보은군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대회 및 도대회와 국제대회 및 전지훈련에 2015년 17억5500만원, 2016년 15억2200만원, 2017년 19억8500만원, 2018년 20억9900만원, 2019년 21억9400만원, 2020년 8억1200만원의 예산이 지출됐다. 6년간 총103억원이 투입됐다. 한 해 평균 17억원이 들어간 셈이다. 인원으로는 2015년 17만6534명, 2016년 17만5077명, 2017년 23만8201명, 2018년 21만1928명, 2019년 20만6724명, 2020년 6만9917명이 보은군을 다녀갔다. 2018년 기준 국내대회 총 616개 중 보은군이 약 40여개의 국내대회를 개최했다.
보고서는 축구, 육상 등은 국내 전국대회 이상의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은군이 갖춘 것으로 분석했다. 2024년 다목적 종합운동장이 완공되면 보은군 유치 가능 종목에 대한 큰대회 개최 기준도 달성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야구장의 경우 전국대회 기준 대회 당 20~30개팀 참가 및 평균 6-7일 대회기간으로 정규야구장 3개와 보조야구장 3개가 필요한 것으로 진단했다.
스포츠산업을 표방하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시군 10여곳 중 한 곳인 보은군은 자치단체 예산 대비 3.05%를 스포츠산업 전반에 투자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스포츠산업 표방도시 평균 2.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보은군이 개최한 대회에서 1인당 일일 소비는 선수단 9만6493원, 학부모 14만4658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지훈련은 선수단 8만6073원, 학부모 13만1274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자체 대회 및 전지훈련에 참여한 선수단의 1일 소비비용과 비교하면 전체 평균(대회 9만4244원, 전지훈련 8만9710원)보다는 보은군이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스포츠산업 파급효과 증대방안에 들어가면 소규모 지자체가 감당하기엔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지자체 인력의 스포츠산업 관련 전문성에 한계가 있다. 보은군이 말 그대로 스포츠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스포츠정책과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마케팅 활동을 위한 전문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스포츠와 마케팅을 두루 잘 아는 스포츠 마케팅 전략가 육성이 요구된다.
뿐 아니라 스포츠과학 훈련시스템 지원, 스포츠 인프라 강화, 전지훈련 매력도 강화, 대회 홈페이지 구축, 스포츠 이벤트 개최, 보은 스포츠 특산품 개발, 학교 스포츠클럽 육성, 생활체육 시스템 강화, 시설 개선, 콘텐츠 강화 등 스포츠산업 파급효과를 위해서는 해야 할 게 참 많다. 대학이나 연구기관 하나 없는, 학교 체육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재의 보은군 체력으로는 벅차 보이는 대목이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스포츠 메카를 표방하는 보은군이 진정 스포츠산업도시로 비상을 바라지만 주눅부터 드는 까닭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