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나눔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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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나눔의 계절
  • 보은신문
  • 승인 2020.12.0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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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세의 왕, 영조가 다스리던 1757년의 조선. 정국은 노론과 소론의 당쟁으로 폐해가 만연했다. 왕권도 불안했다. 이 와중에도 사회변화를 원했던 영조는 ‘나이 80 이상 노인 중 자식들이 궁핍하여 제대로 봉양을 이을 수 없는 자에게 쌀과 고기를 지급하라’는 전교를 내렸다.

 이처럼 세상이 어렵고 힘든 때라 하더라도 노인에게 봉양하여 효를 일깨우는 전통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노인뿐 아니라 소외된 이웃도 늘 챙겼다. 너나없이 모두 어렵던 시절에도 연말연시에는 불우시설을 찾아 정을 나누었다. 외국인들도 부러워하는 ‘한국의 정’ 문화다.

 헌데 올 연말은 오가는 정이 많이 식었다고들 한다. 아마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때이다. 지구촌의 인류 대부분이 마스크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생활한다. 모임은 물론 사람들을 기피해야 하는 이른바 ‘방콕’일상이다.

 개인은 물론이거니와 재래시장 상인,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 하루벌이 일용직, 알바 등 모두가 힘든 팬데믹 세상살이에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모두가 정부 지원금에 의지하고픈 태도마저 보이는 연말이다.

 이 지경이다 보니 위문품 앞에 놓고 의례적 사진 찍는 과시형 기부자조차 없다고 한다. 물론 성금의 기부와 자원봉사가 통과의례의 일회성 행사나 단순한 동정과 연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라는 인식하에 소외된 이웃에게 진심 따뜻한 정을 나누어야 한다.

 그래서 코로나가 만연해 누구에게나 힘들고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다행스럽게도 보은군 내에 이러한 이들이 아직 있다. 찬바람이 불자 벌써 독거노인 소녀가장 등에 연탄을 배달해준 봉사자들이 있다.

 김장김치를 장만해 불우이웃에 전달한 적십자 봉사자들도 있고 각 면 별 자치봉사회도 있다. 어느 면 주민자치회에서는 도배봉사를 했다. 생활개선보은군연합회에서는 17년째 된장, 간장을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는 ‘사랑의 장’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소외계층에 ‘사랑의 쌀’을 기탁한 이들도 있고 ‘사랑의 백김치’를 전달한 이들도 있다. 성금을 기탁하는 이들도 있고, 물질 대신 시간을 내어 낡은 집을 손질 해준 노력봉사자들도 있다. 모두 착하고 해맑은 맘속에서 피어난 정과 사랑이다.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을 보면 행복감에 한 결 같이 표정이 환하다. 사랑과 정을 전달받은 소외된 이웃들의 얼굴에도 고마움과 희망으로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렇듯 서로 주고받는 이웃 사랑의 더불어 사는 공동체 건설이 결국 함께 만들어 가야 할 우리 모두의 내일이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수록, 12월의 세찬바람이 몰아칠수록 ‘나눔과 배려의 정’을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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