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예행사로 그쳐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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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예행사로 그쳐선 안된다”
  • 송진선
  • 승인 1997.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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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손꼽히던 오장환시인을 기리는 문학전을 국내 굴지의 문화 행사로 승화시키기 위해 지역 문인들은 물론 기관단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오장환 시인의 출생기인 5월15일에 즈음해 지난 11일 개최된 제 2회 오장환 문학전은 시간적으로 충분한 준비 기간 없이 행사를 진행해 지난해와 별반 다를게 없었다. 가장 큰 원인은 오장환시인의 시세계가 서정주나 정지용 시인과 같이 서정성이 담긴 내용이 아니라 시대의 처절함을 노래했기 때문에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한 한계에 있다.

또 단순히 보은에서 태어난 시인이라는 데에 접근해 사고의 폭을 넓히지 못하고 기관단체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이해도가 없는 상황에서 단순하게 속리축전 중의 행사로 여겨 내실 있는 문학전이 되지 못했다. 지역의 문인들이 행사를 주체적으로 이끌어 가지 못했으며 공동 주최였던 충북 문인협회에서도 일부 회원들을 제외하면 재 지역의 문화행사가 아니라는 것에 의미를 둔 탓인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옥천군 일원에서 개최된 '97 지용제와 크게 비교된다. 우선 지용제는 생가 기념 행사로 국악 연주 한마당에 펼쳐지고 고대 극 예술 연구회를 초청 연극 공연ㅇ르 가지고 축하 퍼레이드 및 연주회도 곁들었다. 또 가수와 성악가들도 참가한 열린 음악회, 지용문학의 문학사적 의미에 대한 지용문학포럼, 대학 민속 동아리 경연대회, 향수를 노래한 가수 이동원 미니콘서트 및 캠프 파이어, PC통신에 포럼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시인과 대화의 자리, 지용 자료전도 가졌다.

물론 지용제의 경우도 초창기에는 백일장 및 시낭송 등 추모 행사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용 문학상까지 제정, 우수한 신인 작가들을 배출시키는 등 행사가 더욱 격상되었다. 지용을 좋아하는 문인은 물론 연극인 그리고 TV 탈렌트까지 함께한 지용회까지 결성되어 있다. 지역발전의 상품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오장환 문학전도 내년 3회때에는 정지용과 겨뤄 결코 손색이 없는 추모행사가 되어야 한다.

보은지역 문인들이 문학회를 조직하고 이들이 행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오장환 시인이 올바로 평가받을 수 있는 문학전으로 승화시키려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용제도 처음에는 백일장 행사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오장환문학전도 10년뒤에는 현재의 지용제와 같이 격상될 것이라고 안심하고 있겠지만 10년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

우선 오장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오장환의 시집을 발간 주민들이 쉽게 오장환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에서 학생들이 쉽게 오장환시인의 시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학전도 사상적으로나 시심에 대해 공감대 형성이 가능해 오장환을 최고 시인으로 인정하고 있는 많은 문인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장화의 생가도 매입, 복원하고 시심(詩心)을 배울 수 있는 명소로 가꾸어야 한다. 시비 그리고 오장환의 흉상도 건립하고 오장환 문학상도 제정해야 한다. 이제 두 발짝 걸었는데 기대가 너무 성급하다고 할 수도 있으나 지용과 견줘 결코 손색이 없는 오장환을 만드는데에는 빠르지 않다. 무엇보다 군수 등 기관장들의 대폭적인 지원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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