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골동품 기증하겠다”
상태바
“수십억 골동품 기증하겠다”
  • 보은신문
  • 승인 1997.04.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한 차정출신 김응두씨, 25년 수집 3천여점 고향 위해…
수한면 차정리 출신 김응두(50 서울 대우전자 근무)씨가 평생을 모아 온 진귀한 소장품을 「보은군에 기꺼이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본보에 23일 전해 왔다. 소장품 중에는 16세기에 한국에서 만들어 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일본 국보 3호인 井戶茶院(정호다원, 차를 마실 때 사용했던 사발 모양에 우물 정자가 수없이 생겨져 붙여진 이름)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는 大井戶(대정호)는 100만불을 호가하고 있으며, 신라토기를 비롯 고려청자 이조 백자 등과 소장품 하나 하나가 도저히 값을 따지기가 어렵고, 국내에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등박문이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당하기 3초전의 사진이나 안의사가 묶여져 있는 미공개의 사진은 근대사에 감춰져 있던 희귀 자료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이 많은 애장품을 고향에 기증을 결심하게 된 동기를 「그 동안은 오로지 수집에만 열을 올렸고, 이제는 세상 사람들에게 펼쳐 보여야 할 시기」라고 말하고, 「고향을 위해 적은 일이라도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만사 제쳐 두고 낙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집안 전체가 수집품으로 뒤덮여 있을 정도로 보관 상태의 한계를 걱정하고 있는 김씨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팔려고도 생각했었다」며 「부디 투기가 아닌 문화사랑으로 승화시키고, 자신은 마지막 소원인 陶工(도공)으로 돌아 갈 예정」이라며 그 동안의 갈등을 시사하고 있다. 골동품 수집을 위해 아파트와 승용차까지 팔아 치운 일을 가장 가슴 아파하고 있는데, 좋은 물건이 시장에 나와 몇 년씩을 흥정하는 끈기까지 보일 정도로 소장품 하나하나에 혼과 정성이 담겨 있다고 전하고 있다.

친구들과 주위의 친지들이 끈질길 정도로 말려도 봤지만 수집에 대한 욕심은 버릴 수가 없었다는 김응두씨는 이러한 의지가 오늘까지 오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포스터』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모조품이 아닌 진품만 진열하기 위하여는 천평의 전시관이 모자랄 정도며, 만약 교육관까지 설치한다면 2천여 평은 가져야 할 것이라고 귀띔하고 있다.

김씨 자신은 「지금가지 수집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체계를 세우는 일에 평생을 몰두해도 어려울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만이 많은 것들을 세상에 알려져 조상의 얼과 문화를 이해하는데 기여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며 두렵다고 전문가다운 미래를 펼쳐 보이기도 한다. 보은군에서는 민속자료전시관을 5월중으로 개관을 목표하였었으나 자료의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데, 김씨의 기증의사를 전달받은 김종철 군수는 「보은 출신 중에 이렇게 훌륭한 분이 있었냐」고 반기고, 「정밀 조사를 하여 기증자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고 보은문화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삼산리에 사는 이모씨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일은 남의 일로만 여겨졌다」며 「우리군에도 이렇게 훌륭한 분이 계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흥분하고 있다. 5월 중순 개관예정인 민속자료 전시관에 진열품이 없어 졸작이 될 것을 염려했던 보은군의 입장으로는 만약 기증이 무리 없이 진행된다면 전시품이 없어 쩔쩔매고 있는 다른 박물관 같은 고민은 말끔히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