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버섯 재배로 부농의 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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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버섯 재배로 부농의 반열
  • 김인호
  • 승인 2002.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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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속 김제현씨, 미국 식품의약품 승인 수출길 열려
송이가 일반인에게 관심을 끄는 주된 이유는 무엇보다 비싼 가격. 그러나 송이의 가격보다 몇 곱절 높은 버섯이 있어 관심을 끈다. 항암효과를 비롯한 위장기능 활성화 등 뛰어난 기능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신비의 버섯으로 불리우는 상황버섯이 바로 그것. 현시세로 200g에 15∼20만원, 도매로는 ㎏당 50∼70만원에 거래된다. 가격만 놓고 볼 때 송이가 상황버섯에 근접을 못한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상황버섯 가공제품 개발 연구에서 상황버섯과 시호(생약제)의 농축액으로 만든 제품(정제)이 미국 식품의약품(FDA)으로부터 승인 통보를 받아 수출시장 개척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예측되는 품목이다.군내에서는 처음 이런 상황버섯 재배로 부농의 꿈을 현실로 다지는 농가가 있다. 내속 만수계곡서 만수농장을 운영하는 김제현(45)씨.

올해 상황버섯 예상량은 80∼100㎏. 이미 1차로 40∼50㎏을 8월말 수확했다. 2백평 재배면적을 내년엔 두배로 키울 계획이다. 수확하는 상황버섯이 전량 판매될 경우 매출액이 적어도 5000만원대에 이른다. 이미 10㎏의 상황버섯을 주문 판매한 그는 추석 후 본격 출하를 앞두고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버섯은 두 번 수확한다. 2차 버섯생산량이 늘려면 기온이 맞아야 한다. 버섯생태에 영향력을 주는 온·습도중 습도는 인위적 조절이 가능하지만 온도는 그렇지 못하다. 다행히 최근 온도가 높아 버섯성장 여건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상황버섯에 손을 댈 수 있었던 것은 영지버섯을 13년간 재배한 경험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 덕으로 상황버섯 재배에 큰 어려움을 못 느낀 것 같다는 그는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의 여건이 버섯재배에 잘 맞고, 소비자의 인식이 높아져 상황버섯 재배에 들어섰다고 말한다. 깊은 산골 만수계곡은 버섯 질에 영향을 끼치는 기온차가 심해 생산량이 적은 대신 향과 품질면에선 대단히 우수하다.

이 때문인지 만수리엔 버섯과 꿀 전문농장만 6곳이 모여 있다. 이외는 할 것이 없어 보일 정도의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다. 실제 국립공원으로 묶여 일부 농작물과 가축사육이 제한되고 있는 곳이다. 그는 이밖에 토종 벌꿀과 아카시아꿀, 밤꿀,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꿀만해도 장장 150드럼 분량이 전국 각지를 누비고 있다하니 이미 부농 대열에 합류했다고 보면 결례일지 모른다.

그는 작목 전환을 시도하려는 농민들에게 “기술 보단 판로에 역점을 둬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의도만 있으면 책과 기술센터를 통해서 기술습득은 터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가 생산하는 농산품은 우수농산물로 인정을 받아 우체국을 통한 인터넷 판매와 전국 유명매장 20여개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한땐 백화점 등 50여개의 매장에 납품했으나 지금은 남들은 뚫기도 어려운 납품매장을 스스로 정리해 나가면서 실속과 장기적 안목을 우선시 하고 챙기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에 대한 신뢰도가 바탕이 된 철저한 신용거래와 인기품목으로 발돋움하면서 판로망에 대한 부담은 덜었다.

당당한 실력만이 가치기준인 그의 농산물은 같은 전문가들에게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데 더욱 가치가 있어 보인다. “꿀이 얼마나 독한지 주는 꿀 널름 받아먹었다가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한 버섯재배사가 깨어있는 농민으로 통하는 그를 소개해주는 얘기다.그는 “소비자들의 요구는 나날이 새로워지고 앞서가고 있는데 농민들의 의식은 아직도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각성할 점도 있다”며 “농민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역경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현 농촌의 상황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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