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처음 오리농법 시도 이성철씨(마로 오천)
군 처음으로 오리를 이용하는 벼농사 기법을 시도한 이성철씨는 젊은 나이에 걸맞게 사고도 진보적이다. 그가 먼저 생소한 이같은 농법을 시도한 이유는 농촌의 지도자격인 마로 농협 청년부장으로 있으면서 새로운 시도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해보기 위한 의도에서였다. 기존의 농사방법으론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최근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환경 친화적인 농법으로 승부수를 던져보는 것이다. 특히 이웃 마을 한중리 이철희씨의 유기농법에 자극받은 바가 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씨 형제를 중심으로 마을 주민 일부가 유기농사로 일반쌀보다 무려 몇 갑절 높은 가격에 팔려나가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쌀소비자들이 참여하는 5월 단오행사를 마을 자체 내 독자적으로 개최하고 고객 호응도 크다”고 말해 나아갈 모델형으로 염두해 두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화학비료가 아닌 순수 퇴비만을 쓰는 유기농법은 일손이 무척 들어가는 까다로운 농사로 소득이 보장되는 반면 철저한 준비없는 섣부른 접근을 허용치 않는다고 한다.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도 말은 않지만 유기농으로의 접근인 것 같다. 오리농법은 전단계로의 과정에 불과하다. 그는 오리농법이 성공작으로 나타나면 마을 전체 논 6만평으로 전면 확대해 나갈 심산이다. 친환경농업은 상호 유기적인 협조가 승패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농약살포, 토양성분 등 서로 영향력을 주기에 주변 여건조성이 사전 전제로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마을 젊은이인 그가 앞장서는 또 다른 이유로도 보인다.
그는 군제대와 동시에 86년 인천으로 생활 근거지를 옮겼다. 그곳서 98년 고향 오천리로 귀농하기 까지 운송사업을 벌였다. 몸이 아파 더 이상 특수 추레라를 감당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다시 찾은 곳은 자란 추억과 농사지을 땅이 있는 고향으로 자연스레 발길을 돌렸다. 열심히 생활했다. 헛된 시간을 보내기 일쑤인 농한기 때도 일을 하기 위해 집 인근에 조그만 건강원을 차렸다.
오천리 농산물을 가공해서 도시에 내다 팔 목적도 담겨져 있다. 인터넷을 통한 판매망도 갖쳐 제법 잘나간다. 지난해 칡즙만도 2천여 박스나 팔렸다. “요즘도 칡즙을 보내달라는 주문이 들어오는데 여름철 파는 칡은 효험이 없어 사양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객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정중하게 사절하고 있다고 한다. 여름철 칡은 갈근 부족으로 칡의 기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외 호박, 포도즙 등도 가공판매하고 있다. 그는 부수입도 짭짤하지만 오천리 농산물도 덩달아 덕을 보고 있어 마냥 즐겁다. 오리농법을 통한 쌀도 판로망이 아직 잡히지 않아 걱정이지만 기존 이들 거래처와 연계할 구상 중에 있다. 기술자문역의 농업기술센터와도 자주 연락을 취한다. 보다나은 농산품 생산을 위해.
그는 마로농협 청년부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주변의 보이지 않는 도움에 보답코져 마로면 내 불우한 이웃과 장학금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돌보고 있다. 마로농협 이사와 청년부장, 뉴라이온스 클럽회원이기도 한 그의 오리농법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마을 전체의 미래와 연계되는 시도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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