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다르고 나이 차도 있지만 우리는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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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다르고 나이 차도 있지만 우리는 형제!
  • 주현주 기자
  • 승인 2019.06.13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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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인면 용촌2구 갯골로 귀향한 이성구씨 아름다운 나눔 화제
▲ 이성구씨와 오광용 이장이 손을 꼭 잡고 마을 상수도 저장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렵던 시절 동네 형들과 계곡에서 가재잡고 다슬기 줍던 내 인생의 가장 평화롭던 시절이 도회지 생활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고 성공해 반드시 돌아가리라 생각 했습니다”

대청호가 인근에 있지만 먹는 물이 부족하고 석회석 성분이 나와 식수확보가 생활의 최우선 과제인 회인면 용천2구 갯골 마을에 귀향인이 지하수관정을 개발하고 마을사람들과 물을 나누는 등 선행을 펼쳐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갯골에 지난 2007년부터 정착한 이성구씨(58) 부부이다.

방문한 사람을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 맘씨 좋은 시골 부부인 이들은 남편의 고향이 이 곳 갯골이다.

갯골에서 나고 자라 회인중을 졸업 후 그 당시로는 집안의 커다란 뒷바라지 필요했던 객지 생활에 나서 전북기계공고에 입학했다.

회인중에서도 그의 공부실력은 항상 상위권을 달렸고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농촌생할의 근면 성실함을 바탕으로 공부했고 졸업 후에는 특수기계부품 제작 및 무역업을 시작했다.

대전으로 출퇴근 하는 이성구씨에게 사업은 잘되시느냐고 묻자 “전반적으로 제조업 경기가 하락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제조업이 살아야 기계설비업 등 여타 산업도 호황을 누릴 수 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무역업은 기계산업 중에서도 반드시 기계에 들어가야 하는 특수부품소재 산업이어서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말했다.

귀향을 결심한 이유를 묻자“도시생활을 하면서 아파트에 들어가면 ‘쉼’ 보다는 답답했다. 하늘 밖에 보이지 않는 산골이지만 귓가에는 어릴 적 추억과 그리운 얼굴, 밤 하늘에 영롱하게 빛나던 별들이 언제나 환영처럼 맴돌았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반드시 돌아가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귀향을 가족들에게 이야기 했을 때 적극적인 반대는 없었고 아내도 그렇다면 일단 서서히 준비하고 주말에 가서 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해 지난 2007년부터 부모님이 가지고 있던 땅을 매입하고 해서 3000평 정도를 마련했다.

“이제는 아내도 주말을 기다리지 못하고 틈틈이 찾아 마늘, 양파, 감자를 가꾸고 화단을 정리한다“고 은근히 아내를 추켜세운다.

이성구씨는 “사실 아내의 공이 가장 크다 가족이 반대하면 혼자 주말농장처럼 운영해 보려고 했는데 언제나 믿고 함께해준 아내 덕분에 맑은 공기 마시며 살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용촌2구 오광용(69) 이장은 “나이는 내가 11살 더 많지만 형님같은 동생이다”며“ 회인지역은 석회암지대로 수질이 좋지 않고 지하수량이 부족해 항상 물 분쟁이 일어나고 하는 지역이다. 그런데 이 동생(이성구씨)이 자비를 들여 지하수를 팠는데 물 수량이 많았다. 그래서 마을 물 사정을 이야기 하고 나눠 줄 수 있는지 묻자 선뜻 ”함께 살아 야죠“하며 아무 조건 없이 나눠 줘 지금도 마을 14가구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고마워 했다.

오 이장은 “지난번에는 마을 폐비닐공동집하장에 CCTV가 필요해 마을회의를 하는데 성구 동생이 선뜻 그것 제가 달아드리겠습니다 해서 150만원의 자비를 들여 설치했다”며  “마을 주민들도 항상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대에서 MBA 경영학 석사까지 받은 이성구씨는“ 객지생활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을 때는 고속도로가 뚫리고 도로가 나는 등 상전벽해의 변화가 있어 감짝 놀랐다”며 “서서히 농촌감각을 되찾아 오는 중”이라며 “욕심 부리지 않고 고향 분들과 나누며 좋은 터가 있다면 대전에서 농촌생활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성구씨 부부는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를 보며 호미를 들고 “이제 더위가 가셔 일할 시간”이라며 강아지 3마리의 놀아달라는 울부짖음을 뒤로하고 양파, 감자, 마늘이 심어진 둘만의 대농장인 텃밭의 푸르름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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