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문리 콘크리트 공장 “작업 하겠다” vs 대책위 “주민 밟고 지나가라”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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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리 콘크리트 공장 “작업 하겠다” vs 대책위 “주민 밟고 지나가라” 대치
  • 주현주 기자
  • 승인 2019.05.3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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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이치산업, “최고경영자와 주민 간 대화의 자리 마련하겠다”
▲ 수문리 공장설립저지대책위원회와 주민들이 회사관계자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

농번기 일손 하나라도 거들어야 하는 농민들이 트랙터와 논, 밭일을 미루고 수문리 (주)디에이치 산업 공장 건립 예정지 앞으로 모여들었다.

지난 23일 수문리 마을에는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공장설립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며 중장비를 동원해 작업을 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디에이치산업 예정부지 앞에서 입주 반대농성을 벌이고 있던 대책위가 사발통문을 돌리자 들판의 트랙터와 경운기 엔진은 멈추고 유모차에 흙투성이 모습의 주민 80여명이 하나 둘 모여 천막 두 동을 가득 메웠다.

보은군에서는 경제정책과 안은숙 팀장과 직원 1명이 나와 주민들은 만나고 보은서는 의경 16명을 배치하고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박종찬 정보과장과 한광호 계장이 농성장을 방문해 “주민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 하지만 질서유지 및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것인 만큼 사업주와 차분한 마음으로 대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내 주민들의 입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주민 A씨는 “마을과 4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소음, 진동, 분진, 지하수 고갈 등의 문제가 산적한 곳에 보은군이 인허가를 내주고 피해를 입는 주민들에게는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대응하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우리는 보은군에게 속았다. 많이 배운 국회의원 나리들이 법을 몰라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무법천지를 만드느냐. 우리는 못 배워서 모르겠다. 그들이 중장비를 동원한다면 우리는 모두 바닥에 엎드려 죽을 각오이다”고 말하는 등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았다.

다른 주민 B씨는 “이 회사는 경영진이 너무 자주 교체돼 누구와 대화를 해야 하는 지도 모른다. 지난번 이장과 함께 정상혁 군수를 찾아갔지만 "걱정마라"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미 허가가 난 상태였다”며 “보은군은 주민들이 생업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곳에 공장설립 허가를 내주며 누구하나 공청회 및 의견수렴 등을 거치치 않았고 디에이치산업도 최고결정권자가 아닌 과장을 내보내 일방적으로 중장비를 진입하려는 등 한 통속”이라며 배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디에이치산업은  J모 과장이 나와 포클레인 2대와 25t 트럭 2대를 공장에 진입시켜 작업을 하려 했지만 통행로에 농성천막을 친 주민들에게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수문리 공장설립저지대책위와  보은군 안은숙 팀장 및 디에이치산업은 대화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주민들과 정상혁 군수의 면담 주선 ▲디에이치산업 최고 결정권자와 대화 등을 약속했다.

수문리 공장설립저지대책위원회 이병두, 이종선 공동위원장은 “그 동안 돼지 축사냄새로 고통을 받아왔는데 이번에는 콘크리트 소음, 분진 진동, 지하수고갈 이냐. 콘크리트PC 생산 공장은 아무리 현대식 시설을 갖춘다 해도 한계가 있다”며 “보은군이 공장 측의 이야기를 최대한 이해한다 해도 주민들과 설명회 등 하나 없이 공장설립 인허가는 내주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인 만큼 오로지 공장설립 허가취소 내지는 자진 취소를 목표로 삼아 투쟁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은군은 우진플라임을 유치하고 사원 아파트 옆 축사 문제하나 해결을 못해 가축분뇨 냄새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군 땅 3만여평을 20년간 무상임대해 준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원이 들어서면 지역 농산물 판로는 걱정 없을 거라던 장밋빛 달콤한 말은 하천오염으로 되돌아 오고 있다”며 “주민의견 반영 없는 일방통행식 행정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콘크리트PC생산업체의 입주를 저지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디에이치산업 공장예정부지 30m 거리에는 주민이 살고 있고 100m내에는 대형축사 3개소, 반경 500m 이내에는 수문1-2리, 임한리 주민 300여명과 중소형축사 10농가가 젖소, 한우, 돼지 등 2000여두를 사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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