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에도 백년지대계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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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에도 백년지대계를 생각하자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9.03.0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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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이 삼년산성 진입 도로변에 심어진 느티나무 100그루를 제거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보은군에 따르면 삼년산성 진입 도로 주변 농경지를 경작하는 주민 등이 느티나무 제거를 끊임없이 요구함에 따라 이를 수용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해당 지역 농민은 나무뿌리가 농경지까지 들어와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농작물 일조량 저해도 심각하다며 제거를 요구해 왔으며 도로주변에 있는 대추 시설하우스와 농작물 피해가 잇따른다며 100여 명이 두 차례나 집단민원을 내기도 했다. 
이에 군은 관련 부서 협의, 보은읍이장단 의견수렴, 군정정책자문단 회의를 거쳐 결국 느티나무를 제거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일자 보은군은 인근 청주시 등지에 공문을 보내 필요하면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이전 비용 문제 등으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가로수 제거작업 전에 각 읍·면을 통해서 활용 방안을 계속 찾아 보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번 삼년산성 진입로 가로수 문제는 사실 17년 가로수 수종문제로 예견되었던 논란이었다. 당시 지역주민들은 보은군의 느티나무 식재를 놓고 수종을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특히 주민들은 느티나무는 키가 크고 가지가 우거져 그늘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도로변 농경지는 느티나무 가로수 그늘로 인해 햇빛이 차단 농작물이 성장 장애를 입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며 수종 변경을 적극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성주리 주민들은 이같은 우려를 없애기 위해 가로수 식재 전 삼년산성 진입로변의 가로수를 지역의 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대추나무나 소나무 등을 식재해 줄 것을 군에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당시 보은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됐는데 전 김기훈 의원은 설계시 왕벚꽃 나무로 가로수를 식재하는 것이 느티나무로 변경된 것에 대해 추궁하고 느티나무는 군내 각 마을에 식재해 천년수로 가꿀 수 있도록 하고 당초 설계대로 왕벚꽃나무로 수종갱신을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논란은 결국 느티나무 식재로 일단락되면서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지금 보은군은 자체 결정이 어렵다는 판단해 군정자문회의를 통해 결국 주변 농업시설에 대한 장애, 뿌리로 인한 보도블럭의 파손등으로 제거 결론을 내고 위기를 맞고 있다. 
본래 가로수는 도로변에 줄지어 심은 나무로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풍치를 주어 마음을 즐겁게 하고 더운 여름에는 그늘을 주어 시원하게 하며 자동차 내왕이 많은 도로에서는 소음을 줄이고 대기오염물질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가로수는 역사적으로 그 나무의 성격과 의미를 살려 전통보존의 가치를 높혀주는 대표적인 명소가 경기도 수원 북문, 즉 장안문에서 북쪽으로 향한 도로 양변의 능수버들·왕버들·소나무의 가로수가 유명한데 지금도 오래된 소나무의 일부가 남아 있다.
또 일제강점기 서울에는 가죽나무가 많이 심어졌고 그 뒤에는 플라타너스·버드나무·포플러·은행나무 등이 심어졌다. 이러한 수종의 가로수는 지금도 사람들에게 보존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가로수는 수종에 따라 그 기능과 역할로 인해 아름다움을 연출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삶에 유익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보은군의 가로수를 비롯한 도심주변에 식재되는 수종의 경우 이 원칙을 벗어나 행정편의주의적 수종결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곳을 식재하더라도 신중하고 세심한 수종결정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사람의 개인적인 취향이 아닌 나무의 특성과 주변환경을 고려한 백년지대계가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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