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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事必歸正)의 세계
[1408호] 2018년 12월 27일 (목) 이장열 (사)한국전통문화진흥원 이사장 webmaster@boeuni.com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세상사 모든 일이 비록 중간에 약간 비뚤게 가는 것 같이 보여도 마지막에는 바르게 돌아간다는 뜻이다. 말없는 자연이 제멋대로 나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정도(正道)의 큰 흐름으로 가게 된다. 결국 세상의 질서는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이 우주가 곧 자연(自然)이다. 자연은 처음부터 바르게 생겨났고 바르게 가려는 힘이 작용하고 있으니 그것이 원상회복력이다. 한 방향으로 꼰 새끼는 억지로 꼬인 두 가닥이 서로 걸려서 풀어지지 않는다. 새끼의 원리도 자연의 원상회복력을 역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인력으로 꼰 새끼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풀리고 만다. 역시 자연은 말이 없지만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 움직임은 작게는 직선운동이나 크게 보면 곡선, 곧 회전운동이다. 그렇게 이 우주의 만물이 모두 돌고 있는 것이다. 크게는 은하계에서 작게는 원자의 세계에까지 모두 한가지다. 하늘에서 천둥과 불칼(벼락)이 내리꽂히고 장대비를 퍼부어서 이 지구에 있는 생명체들을 모두 쓸어버릴 것 같아도 그 많은 물들은 다시 원래 있던 하늘로 올라가서 구름이 된다. 이 우주만물은 그렇게 환류운동을 하고 있다. 곧 원상회복의 과정이다. 이것을 인간세상의 이치로 말하자면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할 수 있다. 사필귀정은 이 광대한 우주의 지배법칙인 동시에 작게는 인간세계를 지배하는 인과응보의 법칙이기도 하다.
 그런 자연의 지배법칙을 만들고 통제하는 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결국은 인간의 생각일 뿐이다. 우리 인간들의 좁은 상상으로는 경험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그 존재를 왕이나, 아버지, 혹은 어머니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호대한 자연이 인간의 모습으로 격하되기 때문에 사리에도 맞지 않다. 그래서 자연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러면 바르게 태어났고 바르게 움직이려는 자연이 이 우주의 어느 곳에서 한 순간 비뚤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어떤 예기치 않은 충격 때문이거나 혹은 조금씩 쌓인 힘들이 한계에 이르러 일시적으로 폭발하는 충격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생명체에서의 돌연변이종은 자연에서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에서 나타난다. 이렇게 나타난 변종(變種)은 유전자의 변이로 인하여 그 자체로서 자손을 번식하게 된다. 닭과 달걀 중, 닭이 먼저라는 성급한 판단을 내릴수 없는 이유다. 생명체의 진화는 이렇게 지속된다. 이처럼 이 세상 모든 만물은 작게는 자력으로, 크게는 거대한 우주질서에 순응하여 따라가게 된다.
 특이한 점은 인간에게는 다른 동물과 달리 문화를 창조하는 상징력이 있다. 인간은 자기들이 만들어낸 상징의 치마 속으로 숨어들어 정신적 안정을 얻는다. 극락과 천국, 별들의 노래, 빛나는 태양의 축복, 천사들의 합창, 은하수를 건너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꿈같은 로멘스 등은 상상의 신화와 시가 만들어낸 상징이다. 그런 것들을 사실처럼 상상하는 것은 마음에 큰 평화를 주기 때문에 문학이 영원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세상에는 부유물인 허상이 실상처럼 보이는 통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사람들은 급하게 “공짜구원”이라는 허상을 쫒으며 그것을 잡으려 하고 있다. 마음속은 음흉해서 사리만 밝히면서도 죽은 후에까지 다시 살려고 욕심을 부린다. “진리를 찾는데 뭐 그리 어렵게 사색과 명상이 필요합니까? 이것만 믿으면 구원은 공짜로 얻을 수 있는데...” 하고들 말린다. 과연 그럴까? 그것이 끓는 물에 라면덩어리를 던져넣어 바로 먹을 수 있듯이 그렇게 쉬운 것일까?
 사필귀정이 우주의 진리라면 이 세상은 참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 같다. 사후세계만을 좇으며 이 세상에서 삶을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꼬득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야말로 허상을 쫒는 사람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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