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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노부유끼의 고별사
[1405호] 2018년 12월 06일 (목) 소설가 오계자 webmaster@boeuni.com

고등학교 입학하고 처음 받은 국어교과서에 청춘의 피가 끓는다는 대목이 있었지만 그 끓는 피는 입시를 위해 고스란히 식혀야만 했다. 입시 관문을 지나 드디어 교양을 위한 책을 고르는 자유가 왔을 때쯤이다. 무슨 책인지 제목도 저자도 기억나지 않지만 늘 뇌리를 맴도는 대목이 있었다. 조선의 마지막 총독이며 지금의 일본 아베 총리의 친 할아버지인 아베노부유끼가 조선을 떠나면서 고별사로 말한 대목이다.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데 조선인이 제정신을 차리고 옛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과 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조선인들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노부유끼는 다시 돌아온다.」  
생각할수록 소름 돋도록 무서운 말인데 뿐만이 아니다. 그는 맥아더 사령부의 심문에서(1945년 12월 11일)
“중략. 한국인은 아직도 자신을 다스릴 능력이 없기 때문에 독립된 형태가 되면 당파 싸움으로 인해 다시 붕괴될 것이다.” 이렇게 답변하면서 일본의 식민정책은 오히려 한국인에게 이득이 된 정책이었다고 당당하게 항변 했다는 기록이다.
이 기록을 접할 당시 갓 스무 살이었던 나는 깊은 생각도 없이 단순하게 ‘우리 정신 차려야겠구나.’ 정도였지만 날이 갈수록 점점 그 고별사가 마치 예언처럼 맞춰지고 있질 않은가. 더군다나 그의 친손자 현 아베 총리는 지금 열심히 역사를 왜곡하며 청소년에게 거짓 역사를 주입시키고 있으니 정말 진저리 쳐진다. 게다가 우리의 정치 마당은 당파 싸움으로 붕괴될 것이라는 아베의 뜻에 더더욱 맞춰주고 있다. 또한 서구열강의 승리로 인한 해방이니 조선의 승리가 아님도 사실이다.
무섭다. 저들의 조선점령이 십여 년만 더했더라면 우리는 언어와 혈통까지 다 상실하고 치욕을 치욕인지도 모르며 있으나마나한 목숨을 부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구려인의 활기찬 민족성과 그 기백, 그 정기는 조선 500년이 죄다 사르고 어쩌다가 이런 국민이 되어버렸다. 나는 역사 공부를 하면서 늘 조선 오백년 쇄국정치를 가슴 치며 원망한다.
서구의 민주주의 사상이, 인간으로서의 자각과 자신이 처한 현실에 투철한 인식을 하고, 그 상황에서 생긴 발상이 바로 민주주의 사상이다. 허나 조선 오백년은 우리 백성에게 그런 능력을 연소시키기만 했지 가르치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의 강제점령에 쉽게 패배와 타협하고, 굴욕에 순종적인 적응을 해왔는지 모른다. 순종에 익숙해진 영혼 없는 삶이었다. 그나마 우리의 현실에 실낱만큼이라도 다행인 것은 조기 유학으로 서구의 사고방식을 자신도 모르게 배우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 어처구니없게 역사와 주변을 외면하고 딴전을 피우는 지성인들의 현실이 하도 답답해서 내가 힘 있는 위치라면 전국 강연이라도 다니고 싶다. 일장기, 오성홍기, 인공기 등 주위에서 펄럭이는 깃발들이 기분 나쁘지 않은가?      
이제 우리는 의무와 권리를 다잡고 책임감 있게 시대를 운영하는 정신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시대는 변하고 있는데 사회가 뒷걸음질이면 남의 일처럼 비난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전진하는 걸음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노력은 의무요 권리며 책임이다.
저항을 위한 저항이야말로 몰상식하고 막돼먹은 행위다. 정치 마당처럼 일단 저항부터 결정해놓고 그 저항의 명분을 찾는 뒷걸음질은 하지 말아야 된다.
천년만년 묵은 ‘권위’라는 문명의 썩은 思考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우리는 우리를 찾아야 한다. 오늘을 살면서 오늘에 무조건적으로 순종할 것이 아니라 오늘을 책임지고 오늘과 맞부딪쳐서 의무와 권리 행사를 하는 책임감이야말로 참 나를 찾는 길이요 참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아베 노부유끼의 발언에 치 떨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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