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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축복 (결혼 結婚)
[1397호] 2018년 10월 11일 (목) 김홍춘 webmaster@boeuni.com

한 나라 즉 국가로서의 조건 중 기본적인 것은 땅(國土)과 사람의 머릿수(人口)가 가장 큰 근본이라 할 수 있겠다. 옛날 부족국가 시대에는 인구가 적은 부족은 늘 사람 많은 부족에 의해 침략과 약탈 심지어 부족이 멸하여 사라지는 경우도 허다하였다. 남자는 늘 전투에 패하면 남은자까지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살아남은 여자들은 종족을 유지하려 도덕과 양심을 띠나 근친간 혹은 가족간의 관계로 자손을 유지하려는 몸부림을 하였다. 물론 인간에게는 그 어느 본능보다 내면 깊이 존재하는 종족을 보존하려는 종족보존 본능이 있기에 인류 역사는 온갖 재양과 전쟁 중에서도 아직까지 존재할 수 있었다.
풍만함과 가득함을 느낄 수 있는 가을이다. 결혼의 계절이기도 하다. 꽃 피는 봄에도 결혼은 많지만 아직까지는 이 가을의 결혼이 많은 것 같다. 한국의 실정은 결혼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이유를 불문하지만 결혼은 도전과 책임에 앞서 지구상에 인간의 종족을 보존하고자 하는 본능이 함께 하여야 할 것이다. 행복이나 사랑이란 단어는 추상적인 것이지만 나에 종족을 잇는 것은 현실적이다.
유교사상이 지배하던 시대에는 결혼을 혼례(婚禮)라 하여 가장 큰 예(禮)로 대하여 혼례를 치른자를 나이불문 어른이라 호칭 하였다. 이제는 예를 가장 중히 여긴 전통혼례는 민속촌이나 이벤트식 전통혼례에서만 볼 수 있는 실정이다.
흔히 말하는 지금의 신식 결혼은 언제부터 일까 궁금하여 자료를 살펴보니 최초로 신식 결혼을 한 사람은 1879년 신랑 조만수와 신부 김륜시였다. 4월 18일 결혼식을 갖은 이 부부는 장안의 큰 화제가 되어 신문과 잡지에 대서특필되기도 하였다. 어찌 드레스와 양복을 입고 신랑 팔장을 끼고 한 모습을 혼례의 모습만을 보아온 민중에게 화젯거리가 아니겠는가? 지금 많이 하고 있는 결혼식의 원조인 셈이다. 물론 이들은 이화학당이라는 기독교 학교에서 신랑은 직원 신부는 학생으로 결혼하였다. 이들은 결혼함으로 졸업이 따로 없이 결론이 졸업이라 학교를 떠나야 했다.
이들 이후 18년 이후 그 유명한 최활란의 신식 결혼은 또 하나의 큰 사건이라 표현한 사람도 많이 있었다.
결혼은 새로운 인생 삶의 시작이지만 그 후 문제는 그들의 몫이다. 그러나 안자(晏子) 자신의 경험담은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느 날 제나라 임금 경공(景公)이 자기 딸을 안자에게 시집보내려 직접 안자를 찾아 잔의 술에 취한 왕이 안자의 아내를 보고 선생의 부인이요? 하자 그렇습니다. 저의 아내입니다. 임금이 놀란 표정으로 너무 늙고 추하오. 과인에게 젊고 예쁜 딸을 선생께 드리겠소 하자 안자가 정색을 하며 “비록 늙고 추하오나 신과 함께 산지가 퍽 오래되었습니다. 옛날에는 젊고 아름다웠지만 이 사람은 일찍이 젊어서 늙을 때까지 함께 산다고 약속을 하고 살았습니다. 아름다운 얼굴도 추하게 될 때까지 맡기는 것이오니 그 사람도 일찍이 맡겨 온 것을 신이 받아들인 것입니다. 임금께서 선물을 하사하려 하시오나 신으로 하여금 그 약속을 저버리지 않도록 하여 주옵소서.” <晏子春秋>
오래된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지만 안자의 곧은 성격과 학문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을만한 결혼의 말미로 볼 수 있겠다.
어느 시인의 ‘족도리 꽃’이란 시 일부분인
‘족도리 꽃’
맺고 끊는 맛
참고 기다리며 푸는 맛
어느 게 세상사는 맛인지 몰라
삼복더위에 시달리던 날
바람기도 얹는 뜨락에
족도리꽃 숭얼숭얼 피고 있었다.
......
불혼이 넘은 집안 조카가 결혼한다고 연락이 왔다. 이 가을날 결혼하는 이들 모두에게 축복이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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