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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지 마라 참는 것이 병이다
[1391호] 2018년 08월 23일 (목) 오계자 (소설가) webmaster@boeuni.com

평생을 참는 것이 미덕인 줄 알고 살아 왔다. 참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미련한 짓인가를 오래 전부터 일상에서 느끼고 알면서도 개선하지 못하고 또 참아 왔다.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때, 몸이 아플 때 절대 참으면 안 되는 걸 알면서 참는다. 참아서 문제를 키우고 병을 키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이미 20여년이 훌쩍 넘었지만 나 자신도 아직 참는 것이 더 익숙하다. 십여 년 전부터 여럿이 모인 장소에서 틈틈이 참는 것이 병이라는 내 이론을 제시해 보면 긍정적이지만 우리 문화에는 아직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티 이론이 많았다. 요즘에는 공감하는 분들을 접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사이가 얼마나 가깝고도 멀며 멀고도 가까운지 일부러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는 묘한 이치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스스로 가까이도 할 수 있고 멀리 할 수도 있다는 이치이기도 하다. 사람 사이의 거리를 만드는 요소가 바로 소통이다. 인간끼리의 진정한 소통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것 같으면서 가장 중요한 이치며 진리다. 소통이 잘 되면 행복이 엮어진다. 마음이 맑아지니까.
그렇다면 역으로 생각해서 관계가 불투명하고 어색하거나 사이가 나쁘다는 것은 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결혼 전 친했던 친구가 친정어머니 기일이라 기숙사에서 외박증을 끊고 집에 갈 준비를 하면서 나눈 대화에서 새어머니가 낳은 동생이 정신박약아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얼마나 가슴 아플까 엄마의 기일과 겹쳐서 나는 진심으로 위로가 되고 싶어 터미널까지 배웅을 했다. 그 날 이후 친구는 나를 대하는 태도가 정 반대로 변해버렸다. 말을 하지 않으니 나는 애가 탈 수밖에 없어 어느 날 몰래 친구의 일기장을 보았다. 너무나 뜻밖의 이유에 정말 놀랐다. 내가 소개해준 남친을 내가 좋아한다는 오해에다가 내가 터미널 까지 배웅한 것은 그 남친과 다른 데 가는 것은 아닐까 의심해서 배웅한 것으로 오해를 한 게다. 하도 어이가 없어 기가 막히지만 어리석게도 내가 일기장을 몰래 보았다는 죄의식 때문에 말을 못했다. 해야지, 해야지 벼루기만 하다가 수십 년을 허비해버렸다. 지금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이유야 어떻든 말을 했어야 했다. 일기장 본 건 사과를 하고 밝힐 것은 밝혀야 했다. 
가족이든 친구나 직장 동료든 무언가 상처가 될 말이나 행동이 있을 때 우리는 참는 경우가 많다. 그 참는 것이 병이다. 무조건 그 자리에서 바로 말을 해야 된다.
“지금 그 말은 내가 듣기에 참 거북스럽다.” 또는 기분 상한다는 말을 해야 상대가 그렇겠구나, 또는 그런 뜻이 아니라는 해명을 한다. 곧바로 표현하는 것은 상대가 해명할 기회를 주는 배려이기도 하다. 말을 해야 알 것 아닌가. 참는다는 것이 잊는다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그 앙금이 가슴에 남아 있다가 훗날 또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면 남아 있던 앙금은 갑절로 커져서 쌓인다. 그렇게 앙금이 커지면 언젠가는 감당할 수가 없이 벗이 원수가 되기도 하며 동지가 원수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인 경우는 병이 되기도 한다.
백오십여 년 전 오스트리아 빈의 의사 죠세프 브로이어(Joseph Breuer)는 내과에서도 이미 ‘당신의 문제를 다 말하라’ 는 치료법을 연구했다는 기록을 본 적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자신의 기분, 느낌, 감정을 표현할 때는 반드시 화난 상태가 아닌, 즉 자신의 마음부터 안정시키고 부드럽게 조곤조곤 말을 해야 된다. 설령 미소 띤 표정이 되지 않아 싸움이 벌어진다 해도 참는 것 보다는 싸워도 말 하는 것이 좋다. 다툼이란 홧김이라도 속에 숨어있던 말이 튀어 나오고 와중에도 ‘그랬구나’ 몰랐던 상대의 감정을 서로 알게 된다. 비온 뒤에 땅이 단단하다는 옛말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참지 말고 말 하라’ 이것이 소통이며 행복의 길이다. 그리고 마음의 정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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