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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국기 모독죄
[1387호] 2018년 07월 19일 (목) 소설가 오 계 자 webmaster@boeuni.com

지난겨울이다. 북해도로 여행가자는 제의를 받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사양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일본 가지 말라며 적극 말리고 있었다. 나는 그 친구가 일본과의 좋지 않은 감정 때문인가 보다 생각하고 엄지 척을 보이며 칭찬했다. 우리 주위에는 인간성 좋고 교양 있는 일본인도 많다. 그분들에겐 미안하지만 근성이 교활한 외교는 우리가 명심해야한다. 일본 강점기에서 해방되었을 때 당시 총독부 아베 노부유끼(阿部信行)가 떠나면서 한 말이 생각할수록 무섭고 소름 돋는다. 조선인들에게 세뇌시킨 식민지 근성은 100년이 지나도 완전히 벗어나기 어려울 거라고.    
1600년대 기독교 탄압을 그린 일본 소설 '침묵'은 사무라이들이 예수 초상화를 밟고 다녔다고 묘사했다. 사무라이들은 예수 초상화를 밟지 않는 일본 기독교도는 그 자리에서 목을 벴다고 한다. 남을 밟아야 쾌감을 느끼는 가학(加虐) 본능이 일본인 유전자 속에 여전히 흐르고 있는 것일까. 나라 사이에 다툼이 있더라도 상대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능멸하지 않는 게 마지막 선을 지키는 일이다. 일본 문화에 진작부터 엽기와 괴기 요소가 많았다곤 해도 요즘 일본 열도는 급기야 거대한 벌레로 변해 가는 듯하다.           12년 9월 24일자 조선일보
나는 그 때 이 기사를 접하면서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저들의 속내를 모르고 상냥한 미소에 속고 있음을 한두 번 느끼는 게 아니다
그때 기사 중에 러시아 국기 모독 문제도 있었다. 일본 극우 단체가 도쿄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쿠릴열도 반환 시위를 벌이면서 러시아 국기를 찢고 낙서를 했다. 러시아 대통령이 쿠릴열도를 방문하자 두 나라 외교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때였다. 일본 형법에 일장기 모독죄는 없지만 '외국 국기 모독죄'는 있다고 한다. '외국에 모욕을 가할 목적으로 국기나 국장(國章)을 손괴(損壞), 제거, 훼손한 자는 2년 이하 징역이나 20만 엔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이다. 바로 러시아 정부는 일본에 범인 체포를 요구했고 일본 정부는 "외국 국기 모독죄는 외국 공관에 걸린 국기에 해당하므로 수사 대상이 아니다." 라고 얍삽한 발뺌을 했다. 극우 단체가 갖고 온 러시아 국기여서 문제가 없다는 억지였다. 러시아에선 외국 국기 모독은 무조건 형사처벌 대상이다. 화가 치민 러시아 외교부는 모스크바 주재 일본 공사를 불러 다시 수사를 촉구했지만 일본은 똑같은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 러시아 정부는 "범죄를 묵인하는 것"이라고 비난한 뒤 일본 우익 단체 간부의 러시아 입국을 금지하는 선에서 분을 삭였다고 했다. 
나라마다 외국 국기 모독죄는 다르다. 독일과 대만에선 자기 나라 국기와 똑같이 외국 국기 모독을 다룬다고 하며, 덴마크에선 자기네 국기는 태워도 괜찮지만 외국 국기를 불태웠다간 형법에 따라 처벌한단다. 일본도 덴마크와 똑같은 법조문을 지니고 있지만 극우파가 버젓이 외국 국기를 모독하고 다닌 지 오래됐다. 일본법은 그야말로 이현령비현령이다. 저들의 법은 민주 국가의 가장 기본인 질서를 위한 약속이 아니라 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이용하라고 만드는 법이 된다. 얼마 전에는 일본 극우 단체가 반한(反韓) 시위를 벌이며 태극기를 짓밟았다. 한일 국교 단절을 외치며 신주쿠에서 행진을 끝낸 뒤 태극기를 찢고 밟는 장면을 뉴스 시간에 보았다. 그 뿐이 아니다. 이들은 태극기 사괘(四卦)를 바퀴벌레처럼 그려 한국인을 곤충으로 비하했다는 기사도 보았다. 태극 문양은 '펩시콜라'라고 조롱하는가 하면 극우파는 욱일승천 기를 든 채 바퀴벌레를 그려 넣은 태극기를 밟고 지나가는 행진을 벌였다고 한다. 이런 태극기의 모독을 우리 정부에서는 어떻게 대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겨울마다 주위 지인들은 북해도 관광이 이어지고 일제 명품을 찾고 아이들은 일본에서 건너 온 게임을 즐긴다.
외국국기 모독죄를 법으로 정해 놓고도 위세 당당하게 남의 국기를 짓밟고 정부에서는 얍삽하게 뒤를 보듬는 그런 나라임을 명심하고 우리는 우리가 알아서 대처하면 좋겠다. 참고로 2015년 5월 광화문 세월호 추모 집회에서 태극기를 불태운 청년 김 모 씨는 영장이 기각되었다. 또 하나, 대형 태극기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비를 올려놓고 신발 벗고 헌화 하러 들어간 한명숙 당시 총리를 국기 모독죄로 고발했다. 추모비는 혼자 날라 들어가서 자리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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